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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알-사드르 사살하거나 체포하겠다”

美사령관, “‘팔루자 학살’은 아랍방송 왜곡보도” 주장

이라크 주둔 미군은 수니파와 시아파 등 2개의 전선에서 휴전 협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도 시아파 성직자인 무크타다 알-사드르를 사살하거나 체포하는 것이 주요 임무라며 강력한 군사작전을 예고했다. 딕 체니 미국 부통령도 또다시 이라크 저항세력은 소수파라며 마찬가지 입장을 밝혔다.

***산체스 미군 사령관, “알-사드르 사살 및 체포가 우리 임무”**

이라크 주둔 미군 사령관인 리카도 산체스 중장은 12일(현지시간) 바그다드와 미국을 연결한 화상전화회의를 통해 기자들에게 “미군의 임무는 무크타나 알-사드르를 사살하거나 체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현재 미군은 수니파와 시아파 등 이라크 양대 종파와 지난 4일부터 급속히 확산된 전투상황을 진정시키기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미군사령관의 발언은 협상과 상관없이 알-사드르를 ‘처리’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미군이 현재 벌이고 있는 협상이 '시간벌기'가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협상 분위기 다시 험악해져**

이같은 미국의 강경입장에도 불구하고 협상이 진행중인 과정에 나온 것이어서, 협상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일부 이라크 종교지도자들과 부족장들은 "알-사드르측 민병대인 마흐디군이 폭력 및 군사공격을 자제하는 대신 미군도 알-사드르 체포를 포기하라"는 중재안을 마련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아랍위성방송인 알-자지라가 12일 보도했다.

알-사드르측 마흐디군도 12일 지난주부터 장악해오던 나자프에서 전격철수했다. 알-사드르측 협상 대리인인 무타다 알-자나비 변호사는 “알-사드르는 그의 지지자들에게 이 지역 경찰서와 정부청사에서 떠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마흐디군의 나자프와 카르발라 ,쿠파 등지에서의 철수는 그동안 협상 과정에서 미군이 알-사드르측에 요구해오던 사항으로 미군은 협상을 압박하기 위해서 나자프 외곽에 미군을 배치한 상태다. 하지만 알-사드르측은 무장해제 요구는 거부했다.

이런던 와중에 미군의 강경발언이 나오자 팔루자에서는 다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협상을 통해 12일 오전까지 휴전이 연장됐지만 팔루자의 한 수니파 성직자가 “12일 오후 4시(한국시간 오후 9시)까지 미 해병대 소속 저격수들이 팔루자와 인근 지역에서 철수하지 않으면 우리는 총공세에 나설 것”이라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美, 전직 이라크군경 고위 관리 주요직에 등용할 것”**

미국은 이처럼 알-사드르 소탕을 공언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뾰족한 방안을 찾지 못해 부심하는 분위기다.

특히 지난 5일 6백20명의 이라크군 대대가 “우리는 이라크 국민과 싸우러 입대한 게 아니다”며 미군측의 팔루자 공격 지원명령을 거부한 데 따른 충격이 크다. 미군은 팔루자에 배치한 미 해병대를 철수하고 이들로 점차 대체하려 계획을 세웠으나 이번 사태로 그러한 전략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산체스 중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존 아비자이드 미 중부군 사령관도 “이라크 군경의 충원이 부적절하게 이루어진 것이 미군의 이라크군 훈련과정에서의 주요 실패요인”이라고 실패를 자인했다.

이에 따라 미군은 이라크군경에 대한 전략을 대폭 수정, 이라크군경을 강화하기 위해 이라크를 점령하며 해체한 후세인 당시 군경의 전직 고위 관리들을 재임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비자이드 사령관은 이날 “미군은 후세인 당시 전직 고위 군경 장교들과 접촉할 것”이라며 “앞으로 며칠 사이에 상당수의 전직 고위 관리들이 이라크 국방부와 일선 지휘부의 고위직에 임명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반미 감정이 극도로 악화되고 있는 이라크에서 이러한 전략 변화가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회의적인 분위기다.

***체니 “반미감정, 저항세력은 소수”주장**

이같은 미국의 시행착오는 미국 수뇌부가 이라크 현지 정세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한 데에서 기인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예로 딕 체니 미부통령은 12일 일본을 방문해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와의 회견에서 “미군과 무장세력간의 전투는 소규모 그룹이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대다수가 반미감정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 ABC 방송 등의 이라크 현지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라크 알-안바르 주민 가운데 71%는 “미군 등의 연합군을 공격해도 좋다”고 답해 강한 반미 감정을 드러냈었다. 또한 “점령당국을 위해 일하고 있는 외국인에 대한 공격도 용서된다”고 생각하는 주민도 56%에 달했다.

***美, “아랍방송, ‘팔루자 학살’ 왜곡보도”, AP“8백80명 사망”**

미군은 또 최근의 상황 악화의 책임을 중동언론에게 돌리고 있다.

아비자이드 사령관은 대표적인 아랍위성방송인 알-자지라와 알-아라비야를 강력 비난했다. 이 두 방송이 “미군의 팔루자 공격때 민간인을 대상으로 했다는 잘못된 정보를 보도하고 있다”는 불만이다.

하지만 민간인 ‘학살’에 대한 비난과 보도는 이들 아랍위성방송뿐만 아니라 AP, 로이터 등 서방언론들도 일관되게 보도하는 내용이다. 팔주자에서만 이미 민간인들 6백명이 사망했고 부상자도 1천2백여명에 이른다는 것이다. 아울러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가운데 여성 및 아이, 노약자의 숫자가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AP통신은 12일 지난 4일 이후로 사망한 이라크인들의 사망자숫자는 약 8백80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미군 사망자수도 급증해 4월달 들어서만 미군 70명이 사망했다고 이라크 주둔 미군 대변인인 마크 커미트 준장이 12일 밝혔다. 커미트 준장은 그러면서도 “이라크 민간인 사망은 없다”고 예의 주장을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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