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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의·평화 "공수처법 '先처리' 불가…선거개혁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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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의·평화 "공수처법 '先처리' 불가…선거개혁 먼저"

"지금 민주당이 할 일은 패스트트랙 연대 공고화"

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주평화당 등 원내 야당들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 우선 처리 방침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며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함께 오는 11월 27일 이후 처리돼야 한다고 더불어민주당에 요구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정의당 심상정, 민주평화당 정동영, 유성엽 대안신당 대표 등은 23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연동형 비례대표제 성사를 위해 민주당의 책임있는 태도를 촉구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기자회견에는 민중당 및 원외정당인 노동당, 녹색당, 미래당, 시민단체 연합인 '정치개혁공동행동'이 함께했다.

이들은 패스트트랙에 오른 법안 처리 순서와 관련해 "지난 4월 22일 여야 4당 원내대표 합의가 존중되어야 한다. 공수처법부터 먼저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당초의 합의대로 선거제도 개혁안이 처리되고 검찰개혁안이 처리되는 것이어야 한다"며 "그것이 개혁법안의 통과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했다.

오는 29일 패스트트랙을 빠져나오는 공수처 설치 법안 등 사법개혁 법안은 곧바로 국회 본회의 처리가 가능하지만, 여야 4당이 약속한 '4월 합의'대로 다음달 27일 본회의에 부의되는 선거법 개정안과 함께 처리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특히 법안 협상 과정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대의가 훼손되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하며 민주당의 변심을 단속했다. 우선 "선거제도 개혁안은 반드시 연내 통과되어 21대 총선에서 시행되어야 한다"며 "합의처리 관행이나 당리당략을 이유로 현행 선거제도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시대착오적인 인식을 용인할 수 없다"고 했다.

아울러 "선거제도 개혁안의 협상은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문제의식을 온전하게 반영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며 "국회의원 선거의 비례성 및 대표성이 증진돼야 한다는 원칙을 벗어난 협상이 이뤄져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민주당은 공수처법 처리와 검찰개혁부터 하자고 하면서 선거제도 개혁은 슬그머니 뒷주머니로 밀어 놓고 있다. 결국 (선거법 처리는) 안 하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손 대표는 "몇 년째 끌어왔는데 고작 한 달을 못 기다리냐"며 "같은 날 처리 하더라도 순서는 선거제 개혁 먼저 처리하고, 그 다음에 공수처법과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도 "패스트트랙 법안과 관련한 민주당의 태도가 우려스럽다"며 "공수처법 선처리 문제를 가지고 한국당과 자리를 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 민주당이 해야 할 일은 패스트트랙 연대를 보다 공고히 하는 것"이라고 했다.

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이 자리는 확실하게 선거제 선처리를 선언하는 자리"라며 "촛불정권이라고 자임하는 정권이 내일모레가 반환점인데 단 한건도 제도 개혁을 이뤄내지 못했다. 현재로선 가장 무능한 정권"이라고 했다.

대안신당 유성엽 대표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태를 보며 사법개혁보다 더 중요한 것이 정치개혁이란 점을 거듭 확인했다"며 "정략으로만 이 상황을 모면하려고 하는 여당의 무능과 무책임을 규탄한다"고 했다.

패스트트랙에 오른 법안 처리에 키를 쥔 야당들이 한목소리를 내면서 민주당도 이견 조율이 난망한 한국당과의 협상보다는 여야 4당 공조 복원 쪽으로 무게를 옮기는 분위기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검찰개혁과 관련해서 공수처가 우선이고 핵심이라는 건 분명한 입장이지만, 처리를 일방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야당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한 공수처 법안 우선 처리 방침을 포기하고, 한국당과의 협상이 끝내 결렬될 경우 패스트트랙 법안들을 패키지로 처리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라는 인식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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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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