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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관계자 "톨게이트 수납원, 없어지는 직업인 게 보이지 않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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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관계자 "톨게이트 수납원, 없어지는 직업인 게 보이지 않느냐"

탄력근로제 설명하며 노동계 비판…하필 든 '사례'가 이강래 편들기?

청와대가 탄력근로제 확대 등의 노동 현안과 관련해 노동계의 태도를 비판하면서, 분쟁 중인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노동자들을 지칭해 "없어지는 직업"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논란이 예상된다. 도로공사는 지난 9일 한국노총 소속 노조와 합의를 이뤘지만, 민주노총 소속 노조는 합의안 내용에 반대하며 반발하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52시간 노동제의 보완책으로 탄력근로제 확대가 추진되는 데 대해 노동계가 반발하고 있다'는 질문이 나오자 "개별 회사가 해결할 수 없는 큰 도전이 오고 있다"며 "도로공사 톨게이트 노조의 수납원들이 (농성 등 투쟁을) 하지만, 톨게이트 수납원이 없어지는 직업이라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의 말은, 기술발전 등의 사회 변동으로 산업환경 자체가 변화하는 데 대해 노동계도 시대 흐름을 읽고 발맞춰야 한다는 취지의 언급을 하는 가운데 나왔다. 이 관계자는 "예를 들어 자동차 산업에서는 동력이 전기·수소전지 쪽으로, 운영체제는 자율주행 쪽으로 가면서 자동차 산업 자체가 어떻게 될지 자동차 최강국 독일이나 미국·일본 기업들도 자신을 못하는 것 아니냐"는 사례를 들고, 뒤이어 '톨게이트 수납원'의 사례를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노사가 합심하지 않으면 감당을 하지 못한다"며 "큰 도전을 감당하지 못하고 진다면 회사가 없어질 수도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다만 현재도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이 투쟁을 계속하고 있고, 한국노총 소속 조합원들도 농성투쟁 끝에 막 합의를 이룬 마당에 '없어질 직업'이라며 이들의 사례를 언급한 것은 다소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예상된다.

이 관계자는 또 "개인으로서의 노조원, 노동자와 조직·집단으로서의 노조가 다른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개인은 (산업환경 등 시대적) 변화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탄력근로제와 관련해 "300인 이상 기업은 작년 초부터 시행·적용하고 있는 상태이고 내년부터는 299인 이하 50인 이상 적용을 앞두고 있다"며 "탄력근로제 적용기간(단위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는 것이 국회에서 통과가 안 돼 있는 지점이 매우 우려스럽다"고도 했다.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연장 또한 노동계에서는 강력히 반대하는 의제다.

이 관계자는 또 '대통령이 친(親)기업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는 질문에 대해 "이 정부는 '노동 존중 사회'를 표방하며 출범했고, 노동이 존중받지 못하는 부분은 균형을 이루며 존중받아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기업 역시 혁신을 통해 국제 시장에서 경쟁을 해야 할 주체이지 않느냐. 기업이 충분히 경쟁력을 갖고 투자하고 살아남아야 이 과정에서 일자리도 생기고 세금도 내지 않겠나"라고 했다.

'친기업' 행보의 이유로 "기업이 중요하다"는 점을 든 셈인데, 비판의 맥락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설명이다. 앞서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 지난 10일 문 대통령의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공장 방문을 두고 "대통령 취임 이후 3번째 삼성 공장 방문이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9번째 만남"이라며 "국정농단 가담 혐의로 재판 중인 기업 총수를 3년도 안 된 짧은 기간에 무려 9번이나 면담하는 것은 민심에도 벗어나고 재판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비판했다.

심 대표는 "대통령의 친 삼성 행보가 특별히 국민에게 실리를 가져다주는 것도 아니다"라며 "기업의 투자 결정은 오직 기업 자체의 성장과 수입 전망에 따라 하는 것이지, 대통령이나 정부가 사정한다고 투자하고, 투자하지 말라고 투자 안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국정 지도자가 투자를 애걸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 기업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투자'를 '사회를 위한 것'으로 호도하면서 이를 볼모로 세제지원이나 특혜성 규제 완화 등 과도한 기업의 요구를 국민들에게 전가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심 대표는 "국정 난맥을 친기업·반노동으로 돌파할 수 없다"며 "대통령은 지난 4일 경제 4단체장이 건의하는 주 52시간제 확대에 대한 우려를 '수용한다'고 했다. 최저임금 인상도 줬다 뺐고, 노동시간 단축 약속마저 후퇴하고, 재벌 편들기에 치중하는 행동은 민생 경제를 등지고 재벌 경제로 가겠다는 선언이 아닌가 우려스럽다"고 했다.

한편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날 일본 경제보복 대응방안을 자평하면서 "지난 100일간 숨가쁘게 달려왔고, 화학물질등록평가법(화평법),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을 빠르게 풀어주는 등 생산에 차질이 있을 정도의 피해 없이 상황을 잘 관리했다"고 말했다.

화평법과 화관법은 노조와 시민단체가 '완화'에 반대해 온 대표적인 규제다. 이 법률들은 지난 2011년 가습기살균제 참사와 2012년 구미 불산가스 누출 사고 등을 계기로 마련됐고, 일명 '가습기살균제법'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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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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