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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급락, 1천1백50원도 '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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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급락, 1천1백50원도 '위태'

달러화 약세와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포기가 근원

원.달러 환율이 1천1백50원선마저 위협받으며 수출경제에 초비상이 걸렸다. 1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90원 하락한 1천1백52.10원으로 마감했다. 이로써 원.달러 환율은 올들어서만 40원 넘게 떨어졌다. 이같은 환율급락은 달러화 약세와 동시에, NDF(차액결제선물환) 거래 규제 등 환율 급락을 막기 위해 인위적 개입을 해온 재정경제부는 한달만에 두손을 들어버렸기 때문이다.

***1천원선 향해 지속적 환율 하락 예상**

이날 원화환율 급락은 일차적으로 국제금융시장에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데 따른 것이다.

유로화는 18일 오전(현지시간) 유럽 외환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1.29달러선을 돌파했다. 런던 시장에서는 이날 오전 7시 27분(한국시각 오후 4시 27분) 1.2922달러에, 프랑크푸르트 시장에선 1.2920달러를 기록한데 이어 1.2910달러 선에서 오르내리고 있다고 경제지 한델스 블라트 인터넷판은 전했다. 종전 최고기록은 지난 1월 12일의 1유로당 1.2899달러였다.

이같은 달러화 약세는 미국의 무역적자와 재정적자가 사상최대 규모로 급증하는 데 따른 필연적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정부의 환율시장 개입이 무력화된 점도 이날 원화 급락의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JP모건 등 각 금융사들의 외환전문가들은 정부의 환율방어 노력에도 불구하고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1천1백60원이 깨지고 다시 1천1백50원선까지 위협받자 정부의 개입이 한계에 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재정경제부도 이날 환율 방어 수단으로 동원했던 NDF(차액결제선물환) 거래 규제 완화 방침을 발표하는 등 정부의 개입을 줄이는 모습을 보인 것도 이날 환율하락의 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따라 전문가들은 미국의 달러 약세 용인 발언과 중국의 통화 절상 압력 등을 감안할 때 완만한 속도로 환율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J.P 모건은 원.달러 환율이 올해말에는 1천50원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재경부는 "최근 환율하락세는 18일 하루에만 증시에 1천억원에 달하는 외국인의 순매수 대금이 쏟아져 들어오는 등 달러 공급이 갑자기 늘어난 데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면서 환율을 적정선에서 유지하겠다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외환시장에서는 대체로 "정부의 입장은 급격한 환율하락을 막겠다는 '연착륙' 의지를 피력한 것일 뿐 환율 하락이라는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어 정부도 환율 하락을 어느 정도 용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환율 방어 위한 채권발행 이자만 연간 6조5천여억원**

특히 정부가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그동안 환율 방어에 적극 나서면서 이에 따르는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등 이미 무리수를 둔 결과에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이 이날 밝힌 바에 따르면, 현재 외국환 평형기금 채권(외환시장 안정용 국고채 포함) 발행 잔액은 31조6천억원에 달하고 있고 이날 입찰을 거쳐 20일에는 1조원 어치가 추가로 발행된다. 이에 따라 올들어 발행된 외평채는 모두 4조원에 이르게 됐다. 또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통화안정증권 잔액은 1백12조1천억원으로 작년 말에 비해 6조6천억원이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통안증권 이자액 5조원과 외평채 이자액 1조5천억원 등 연간 이자 부담이 6조5천여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시장개입에 나서 달러를 대량으로 사들이면서 적지 않은 환차손 부담이 추가로 발생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특히 정부가 지난해 10월부터 NDF 시장에 직접 개입해 매도물량을 대량으로 사들인 것도 환율하락에 따른 막대한 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NDF 규제, 한 달만에 포기**

재경부는 지난달 15일 국내 금융기관들의 NDF 매입 초과 포지션을 하루 전인 14일보다 10% 이상 늘리지 못하도록 제한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사흘 뒤인 19일에는 매도 초과 포지션을 16일 기준 90% 이상 유지하도록 제한한다는 추가 발표가 이어졌다.

그러나 18일 재경부는 한달만에 금융기관들의 매도 초과 포지션 비율 90%를 오는 20일에는 60%로 낮추고 다음달 20일에는 30%로 더 떨어뜨린 뒤 4월20일부터는 0%로 완전히 해제한다고 NDF 규제를 포기했다.

금융기관들이 NDF 매도 포지션 90% 이상을 유지하기 위해 선물환을 계속 매도해야 하는데 외국인들이 매입을 기피하자 선물환율이 떨어져 오히려 국내 현물시장의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는 부작용이 드러나면서 정부도 NDF 규제를 철회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한달밖에 약발이 안가는 정책을 내놓았던 셈이다. 재경부의 한계가 또한차례 드러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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