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핵폐기물처리장 유치 찬성측인 부안군 국책사업유치추진연맹 등이 오는 10일 주민투표를 반대하는 대규모 궐기 대회를 예고한 가운데, 찬성측 움직임 전북도와 부안군, 한국수력원자력(주)이 후원하는 전형적인 '관제데모'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관제데모', 부안에 심각한 갈등 유발할 것"**
부안 주민들의 핵폐기물처리장 반대 운동을 지지하는 전북도의 범도민대책위는 6일 전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북도와 부안군이 후원하는 '관제데모'를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전북도와 부안군, 한수원이 후원하는 '부안 주민투표 저지 궐기대회'는 전형적인 '관제데모'"라며 "외부 세력이 대거 참여한 동원 집회는 안정과 평화를 되찾고 있는 부안에 심각한 갈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기자회견장에서 공개된 공문 자료에 따르면, 부안국책사업추진연맹은 도내 각 시, 군 단체 등에 공문을 보내, 전라북도와 부안군, 한수원이 후원을 하는 10일 집회에 각 시군에서 1백명씩의 회원들을 동원하도록 했다. 또 부안군 8천명과 전라북도 2천명 참가로 예정된 1만 궐기대회를 열기 위해, 조직표를 짜 면·군·도 공무원 담당자 및 7~8명 직원 책임자들을 각 마을별로 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안군은 지난 1월5일에도 찬성측의 상경집회에서 공무원들을 통해 부안 주민들을 동원해 큰 반발을 산 적이 있다. 최근에는 전북도와 부안군의 공무원들을 동원해 주민투표 방해 행위를 해 부안 주민과 시민사회단체로부터 비판을 받아 왔다.
범도민대책위는 전북도와 부안군 등이 "자유로운 주민투표 방해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핵폐기물처리장 유치의 독단성과 비민주성을 인정하고 부안군민과 도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희대, 고려대, 전북대 등 9개 학교, "주민투표 자원봉사 계획"**
경희대, 고려대, 서울산업대(동아리), 아주대, 전북대, 중앙대, 충남대, 한국교원대, 한성대 등 9개 학교 학생회도 6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부안 주민들의 '주민투표'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히고, "자원봉사 움직임을 조직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부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부안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주민투표를 정부가 인정하는 것"이라며 "부안 주민들의 주민투표를 지지한다"고 주장했다.
전북대 총학생회 김준모 연대사업국장은 "9개 대학에서 10명 이상씩 자원봉사자를 조직해 1백명의 자원봉사자가 2월11일부터 15일까지 자원봉사 활동을 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부안 주민들의 고통을 한시라도 빨리 덜기 위해서는 2·14 주민투표가 꼭 성공적으로 끝나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무원들 방해 속 주민투표 순조롭게 준비돼**
한편 공무원들이 직접 나서서 홍보를 하는 등 방해 속에서도 2·14 주민투표는 순조롭게 준비되고 있다.
하승수 사무처장은 "공무원들이 이번 주 들어서도 더 많은 인원을 가지고 계속 홍보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면서 "그런 상황에서도 6일 부안읍에서 토론회를 개최하고, 투·개표소를 확정하는 등 준비를 착실히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승수 사무처장은 "투·개표 관리를 위해서 민변에서 변호사 20여명 정도가 부안에 내려오는 것이 예정돼 있다"면서 "공정성 담보를 위해서 변호사들이 투·개표 업무를 책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공무원들의 홍보가 부안군, 한수원, 경찰 등 공권력과 핵폐기물처리장 사업자 등이 총 동원돼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해주는 문건도 발견돼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주민투표 관리위원회'가 입수해 공개한 부안군청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현안사업 추진계획'이라는 A4 2쪽 분량의 문건에서는 공무원, 한수원, 경찰이 홍보 활동 개시전 함께 협의회를 갖는 계획이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고, 각 읍·면 마을별로 과장급 이상의 간부 공무원이 할당 내역도 포함돼 있다.
'주민투표 관리위원회'가 국가인권위에 낸 '부안군의 공무원 및 주민들에 대한 인권침해' 진정에 대해서는 6일 2번째 현지 조사 이후에 최종 판단이 내려질 예정이다. 찬성측의 '주민투표 중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12일경에나 나올 전망이다.
'주민투표 관리위원회'는 부족한 재정을 마련하기 위해 9일 저녁 서울 종로구 안국동 느티나무 까페에서 '2·14 주민투표 후원의 밤'을 연다. 현재 '주민투표 관리위원회'는 2주 동안 1천8백만원 가량의 후원금을 모금했으나, 5천만원 정도가 소요되는 주민투표 비용으로는 턱 없이 부족한 액수다.(하나은행 162-910082-68707, 예금주 하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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