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말 이라크 키르쿠크 지역에 파병될 예정인 이라크 재건지원부대의 경비∙경계 담당 병력이 당초 거론되던 수준보다 줄어든 8백명선으로 확정된 가운데 육군은 파병 장병 선발을 공고하는 등 이라크 추가 파병 준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비∙경계 병력이 당초 거론되던 수준보다 절반 규모로 줄어든 데에는 최근 청와대 NSC와 외교부간 갈등을 거치면서 NSC의 발언권이 강화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이라크 파병 경비∙경계부대 병력 8백명선으로 줄여**
이라크 파병 한국군 가운데 특전사 등으로 구성된 경비∙경계 부대 병력은 8백명선으로 확정돼 당초 거론되던 1천4백~1천5백명보다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경비∙경계 및 재건지원을 맡게 되는 민사부대는 2개 여단으로 구성되고 각 여단에는 특전사 중심의 2개 민사담당 대대와 특공대 중심의 1개 자체경계대대 및 장갑차 중대 등으로 편성되며 사단사령부 본부 경비 중대는 해병대가 경비 임무를 담당하게 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29일 이와 관련, "당초 경비, 경계 임무 병력이 1천4백~1천5백명으로 알려진 것은 그 당시 비전투병, 전투병 구분이 논란이 되는 과정에서 거론되던 내용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며 "최종적으로 8백명으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국방부 "현지사정이 양호하기 때문에" 해명**
국방부 관계자는 경비, 경계 임무 병력이 당초 거론되던 수준보다 낮게 확정된 이유에 관해 "현지 조사를 바탕으로 파병 병력의 안전을 충분히 고려한 것"이라며 "이 정도 수준으로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한국군이 주둔할 키르쿠크는 최근 미군에 대한 적대행위와 종족간 분쟁이 계속되고 있으나 전반적인 치안상황은 안정적이며 현지 주지사를 비롯한 지도자들이 우리군의 파병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이라크에서는 다시 저항세력의 공격이 거세지고 있으며 특히 키르쿠크는 쿠르드족의 자치요구 등으로 예상보다 민족간 갈등이 상당한 수준이라는 외신 보도가 잇따라 나오고 있고 주둔 미군 기지에 잇따라 저항세력의 공격이 감행되고 있어 우리군의 치안에 대한 우려가 크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 키르쿠크 주변에 있는 산맥은 이라크 곳곳에서 모여든 저항세력들이 은신해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곳에는 많은 동굴과 은신처들이 있어서 저항세력들이 활동하기에 좋은 지형을 갖추고 있지만 미군이나 이라크 경찰의 통제가 거의 되지 않는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최근 파병한 일본 자위대도 파병하자마자 공격대상이 됐다고 일본 고이즈미 총리가 시인하기도 했다.
따라서 국방부가 이처럼 당초안보다 경비병 숫자를 대폭 줄이기로 한 데에는 청와대 영향이 컸던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최근 NSC와 외교부간 갈등 과정에 NSC 발언권이 강화되면서 전투병 파병을 주장했던 국방부 발언권이 약화됐고, 그 결과 경비병 파병 규모가 줄어든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최근 외교부와 NSC 갈등은 근원적으로 대규모 파병을 주장해온 국방부와 이에 반대하는 NSC 갈등의 대리전 성격이 짙었다"며 "이번 결정도 이같은 맥락에서 해석해야 할 듯 싶다"고 말했다.
***이라크 추가 파병 계획안 확정**
한편 경비∙경계 부대 이외에 이라크에 파병되는 부대 구성은 이미 파견돼 사령부 직속으로 편성된 서희,제마 부대(4백60여명)를 포함해 1천6백명 규모의 이라크 재건 지원을 위한 병력과 사단사령부 및 직할 부대 요원 등으로 편성됐다.
이라크 재건 지원을 위한 병력은 서희∙제마 부대 이외에 민사, 경비여단 산하의 공병을 포함한 재건지원 중심 4개 대대(1천명)와 군수지원단(1백명)이 맡게 된다. 이밖에 직할부대는 통신, 헌병, 병참 등으로 짜이며, 헌병부대는 사단 자체 질서 유지 임무 외에 이라크 경찰 양성도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내용을 골자로 확정된 이라크 추가 파병 계획안에 따르면 파병 부대는 사단사령부, 직할부대, 군수지원단, 서희∙제마부대, 2개 민사, 경비여단으로 편성되며 전체 부대 규모는 3천7백명선이다.
***육군, 파병 지원 장병 선발 공고**
추가 파병 계획안이 확정됨에 따라 육군은 재건지원부대에 배속될 장병 선발을 공고하는 등 이라크 추가파병 준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육군이 29일 밝힌 바에 따르면, 이라크 북부 키르쿠크에 파병돼 재건지원임무를 맡기를 희망하는 장병들은 2월 10일까지 군내 전산망을 통해 개별적으로 지원서를 접수하거나 지휘계통을 밟아 소속부대를 통해 지원해야 한다는 공고를 27일 게재했다.
육군은 또 병사들이 군내 전산망 접근이 쉽지 않은 점을 감안, 부대별 인사담당자들을 통해 파병지원자 선발 공고안을 전파토록 하고 지원서 접수시 반드시 부모 동의서를 첨부토록 했다.
육군은 오는 2월 중 정부의 파병 동의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경우 곧바로 파병부대(자이툰)를 편성, 5~7주 동안 교육 훈련을 실시하고 3월 말 선발대 파병에 이어 4월 말 본대를 보낼 계획이다.
파병 부대 명인 자이툰은 아랍어로 올리브를 의미하는 것으로 육군은 지난해 12월 전 장병들을 대상으로 부대 명칭을 공고한 결과 사단의 공식명칭을 '이라크 평화,재건 사단', 상징 명칭을 자이툰으로 각각 결정했다고 27일 밝힌 바 있다.
3월 초 선적할 장비는 0.4t 방탄 신형지프와 사막전투복 등 5백83종이고 장병들이 착용할 복장은 동맹국과 차별화된 위장 색상으로 제작되며 아랍어 표어(평화재건)등이 부착된다. 군은 또 파병 장병 사기, 복지 방안으로 병사들에게 1인당 월 1백60만원의 해외파병수당을 지급하고 파병 기간 장병들이 인근 쿠웨이트 등지로 휴가를 떠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한편 국방부는 현재 키르쿠크에서 활동중인 자체 경찰과 민방위군, 시설경비대 등 보안군은 5천여명에 달하고 오는 3월말까지 7천여명으로 증가하며 9월에는 사담 후세인 정권 붕괴 이후 창설된 군대 1개여단 병력이 추가로 배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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