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내 저항세력의 공격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미국의 CNN 방송사 직원 2명이 총격을 받아 사망했으며 미군 6명도 폭발물이 터져 사망하는 등 미국측 피해가 잇따랐다. 이라크 저항세력은 또 미군뿐 아니라 일본 등 미군을 돕기 위해 파병하는 국가들에 대한 공격도 본격화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 CNN 보도진 2명 저항세력 총격으로 사망**
27일 오후(현지시간) 미 CNN 소속 보도진 2명이 그들이 타고 있던 차량에 가해진 총격으로 사망하고 다른 한 명은 부상당했다고 CNN 방송이 긴급뉴스로 보도했다.
이들 보도진들은 차량 두 대를 이용해 이라크 남부도시 힐라에서 촬영을 마치고 바그다드로 돌아오는 도중이었으며 사망자는 차량기사 야세르 카팁과 통역 겸 프로듀서인 뒤레이드 이사 모하메드 등이다. 이들은 1년전 이라크 CNN 방송팀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다른 차량에 타고 있던 카메라맨도 총격을 받았으나 큰 부상은 입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차량에는 이들 이외에도 프로듀서와 보안요원 다른 운전자 등이 동승하고 있었으나 이들은 부상당하지 않았다.
이날 공격을 가한 저항세력은 AK-47을 이용, CNN 보도진이 타고 있던 차량을 향해 5차례 정도 총격을 가했으며 보안요원들이 응사하자 달아났다.
이와 관련 CNN 특파원인 마이클 홀름은 “보안요원이 응사하지 않았을 경우 분명히 차량에 타고 있던 모든 사람들은 죽었을 것”이라며 “이날 공격은 단순히 강도짓이 아니라 확실히 우리를 노린 것”이라고 말해 외국 보도진을 노린 것임을 시사했다.
***미군 6명 도로에 매설된 폭발물 터져 사망 **
이날에는 CNN 보도진 2명 이외에도 미군 병사 6명이 도로에 매설된 폭발물이 터져 숨졌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라크 주둔 미군 당국은 27일 밤 바그다드에서 남쪽으로 40km 떨어진 이스칸다리야에서 폭발물이 터져 미군 병사 3명이 숨지고 다른 3명이 부상당했으며, 바그다드 서쪽에 위치한 칼디야에서도 미 제82 공수사단 차량을 노린 폭발물이 터져 미 낙하산 부대원 3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미군 대변인인 커미트 준장은 공격 직후 구조대를 급파, 저항세력과 총격전을 벌였으나 더 이상의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또다시 사망자가 발생해 이라크전이 시작된 후 미군 사망자는 5백19명으로 늘어났다.
한편 이날 총격전 과정에 이라크 민간인 두 명도 사망했다고 이라크 병원 관계자가 밝히기도 했다. 총격전을 벌이던 미군이 무차별적으로 총격을 가해 근처에 있던 이라크인들이 사망한 것이다.
***日 자위대 등도 공격대상**
이라크 저항세력은 미군뿐 아니라 일본 등 미군을 돕기 위해 파병하는 국가들에 대한 공격도 본격화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주말 일본 자위대의 컨테이너 막사를 수송하던 중 저항세력의 공격으로 한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던 일본의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27일 이라크 남동부 도시 사마와에 주둔중인 자위대 등을 겨냥한 테러를 암시하는 정보를 입수했음을 시인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기자들에게 "(일본) 언론인과 자위대 병력을 포함한 외국인을 겨냥한 테러리스트들의 공격 가능성을 암시하는 움직임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일본 정부와 자위대는 이라크 주둔 자위대에 대한 공격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시 나날이 곤경에 처해**
이처럼 미군 사망자가 잇따름에 따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국내적으로도 상당한 난관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전쟁명분으로 삼아왔던 대량살상무기도 발견되지 않고 오히려 수색을 위해 이라크에 파견한 이라크서베이그룹 단장이 사임하며 이라크에는 대량살상무기가 없으며 미 정보당국이 이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서 더욱 정치적 난관에 봉착하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이 주장하고 있는 이라크 권력이양 또한 이라크내 직접선거를 주장하고 있는 목소리에 밀려 선거일정이 제대로 수행될지도 의문이다. 미국은 그동안 이라크 18개 주에서 직접선거가 아닌 코커스를 실시해 6월 말까지 권력을 이양하겠다고 했으나 이라크내 최대 정파인 시아파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알-시스타니는 직접선거를 요구해왔다.
***UN, 이라크에 전문가단 파견, 치안에 대해선 여전히 우려**
이와 관련 미국과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는 유엔에 이라크 임시 정부 구성과 조기 선거를 주장하는 시아파와의 갈등을 중재하고 조기 선거의 타당성 검토를 위해 전문가단을 파견해 달라고 요청해왔다.
이에 대해 유엔은 27일 오는 6월말로 예정된 이라크 주권 이양 시점 이전에 이라크에서 직접선거를 실시하는 것이 가능한지 조사하기 위해 이라크에 유엔 전문가팀을 파견키로 결정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성명을 발표, “현재 이라크에서의 난관을 돌파하기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유엔 전문가단은 이라크 임시 정부의 구성을 위한 대안을 찾기 위해 이라크 사회의 광범위한 분파의 시각을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의 역할에 대해 이라크내 시아파 지도자들도 “알-시스타니는 유엔 전문가단이 6월말까지 총선을 실시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고 말할 경우 코커스에 대한 대안을 듣길 원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어 유엔 전문가단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하지만 이같은 유엔 전문가단이 파견되는 상황에서도 아난 사무총장은 이라크 치안에 대해서는 불안한 내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이라크를 관할하는 연합국 임시행정처(CPA)가 적절한 치안 확보 조치를 취하고 유엔이 이에 만족해야만 파견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해 바그다드 유엔 본부에서 발생한 최악의 저항공격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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