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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대자보 "궁금하면 (교수님이) 한번 읽어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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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대자보 "궁금하면 (교수님이) 한번 읽어보실래요?'

연대 사회학과 학생회 22일 대자보로 공식 요구..."강단 떠나라"

연세대 사회학과 학생회가 류석춘 연세대 교수에게 강단을 떠날 것을 공식 요구했다.

22일 이 학교 사회학과 학생회 '프로미스'는 '궁금하면 (교수님이) 한 번 읽어보실래요?'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내 논란이 된 류 교수의 '궁금하면 (학생이) 한 번 해볼래요?'라는 발언을 "혐오 발언"으로 규정했다. 프로미스는 지난 21일 임시 집행위원회를 열어 해당 대응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프로미스는 "'매춘'은 그 누구에게도 권유할 수 없다"며 "'궁금하면 한 번 해볼래요?'라며 학생을 대상으로 성매매를 권유하는 것은 개인에 대한 인격모독이자 성희롱"이라고 지적했다.

프로미스는 '어떻게 교수라는 사람이 학생을 상대로 그렇게 말할 수 있는지 속으로 엄청 화가 났다', '나중에는 수업을 철회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이런 교수 밑에서 수업을 듣고 싶지 않아서다.....(중략) 모멸감이 들었다'는 수강 학생들의 반응을 소개하며 "소통창구를 통해 위 사항을 제보한 학생들은 해당 사안에 대한 강경하고 신속한 대응을 요청했다"고 대자보를 낸 경위를 밝혔다.

프로미스는 '수업 시간에 토론은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류 교수의 입장(☞관련기사: [단독] 연세대 류석춘 교수, 강의서 "위안부는 매춘부")에 대해서도 비판적 입장을 내놨다. 강단은 교수 권력이 작동하는 공간이며, 논란이 된 수업 당시 질의 과정에서도 이 같은 구도가 만들어졌다는 지적이다.

프로미스는 "강의실에는 교수와 학생이라는 위계가 존재한다"며 "교수는 학생에게 불이익을 줄 권한을 갖고 있고, 그렇기에 학생은 교수에게 쉽게 맞서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스스로의 힘을 모르고 제어 받지 않는 권력은 폭력과 다름없다"며 "교수님께서 수업 중 인권침해 발언을 하신 것은, 그러한 발언을 하더라도 위협 받지 않는 교수님의 권력을 이용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프로미스는 "교직원은 자신의 과목을 수강하거나 지도를 받는 학생을 동등한 인격체로 대하여야 한다"는 학교 윤리기본규정을 거론해 "교수님은 수강생들을 동등한 인격체로 대하셨느냐? 학생들의 인격을 모독하셨다"고 밝혔다.

프로미스는 "학생들이 자유롭게 학습할 권리를 박탈하신 교수님을 교육자로 부를 수 있는지 의심된다"며 "수업다운 수업을 위해 필요한 것은 교수님께서 강단을 떠나시는 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프로미스는 류 교수와 학교 본부에 △류 교수가 강의 중 혐오발언에 대해 수강생에게 사과하고 △학교 본부는 류 교수를 교원징계위원회에 회부하고 이후 모든 수업에서 전면 배제하며 △학교 본부가 류 교수 공백으로 인한 학생 수업권 침해를 막도록 조치할 것을 요구했다.

프로미스는 한편 "본 학생회는 이번 사건이 완전히 처리될 때까지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약속한다"며 "추후 사회과학대학운영위원회, 중앙운영위원회와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연세대 사회학과 학생회 프로미스의 대자보 전문.

▲ 류석춘 연세대 교수. ⓒ연합뉴스

궁금하면 (교수님이) 한 번 읽어보실래요?

- 강의 중 혐오발언을 자행한 류석춘 교수를 강력히 규탄한다

"그 사람들('위안부')이 살기 어려워서 매춘하러 간 거다. 현재 매춘하는 여자가 많다. 그 사람들이 왜 매춘하냐. 살기 어려워서다. 지금은 그런데 과거에는 안 그랬다? 옛날에도 그랬다. 지금도 자의 반 타의 반이다.....(중략) 지금도 매춘 들어가는 과정이 딱 그렇다. 옛날에만 그런 게 아니다. 궁금하면 한 번 해볼래요?"

9월 19일, 연세대학교 『발전사회학』 강의 시간에 있었던 사회학과 류석춘 교수의 발언 내용입니다.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학생회(이하 '학생회')는 해당 수업의 수강생을 통해 위와 같은 발언이 있었음을 인지하였으며, 상당수의 학생들이 학생회 차원의 대응을 요구하였습니다. 이에 9월 21일, 임시 집행위원회 회의를 개최하여 [류석춘 교수의 『발전사회학』 강의 중 발생한 혐오발언 대응의 안]을 의결하였습니다.

이에 사회학과 학생회는 류석춘 교수님께 후학으로서 한 말씀 올립니다.

교수님, '매춘'은 그 누구에게도 권유할 수 없습니다. 여성의 성을 돈을 지불하고 '구매'하는 행위는 명백한 성 상품화에 해당합니다. 또 여성의 몸을 남성의 성적 욕구 해소 수단으로 취급하는 행위입니다. "궁금하면 한 번 해볼래요?"라며 학생을 대상으로 성매매를 권유하는 것은 개인에 대한 인격모독이자 성희롱입니다.

교수님, 질의응답 역시 수업의 일부가 아니었습니까. 『발전사회학』 강의계획서에 '한 시간 강의는 학생들과 교수가 토론하는 형식으로 진행한다.'라고 명시하셨습니다. 학생과의 토론 시간은 엄연히 개인 대 개인으로, 인격체 간의 대화로 이루어져야 했습니다. 학생의 질문과 교수님의 답변 모두가 수업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발언은 명백한 혐오발언이었고, 이에 대해 많은 학생들이 학생회 소통창구를 통해 불쾌감을 느꼈다고 제보했습니다.

A: 어떻게 교수라는 사람이 학생을 상대로 그렇게 말할 수 있는지 속으로 엄청 화가 났습니다.

B: 나중에는 수업을 철회해야겠다는 생각이었어요. 이런 교수 밑에서 수업을 듣고 싶지 않아서요.....(중략) 모멸감이 들었고요.

이렇듯,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에 모욕감을 느낀 것은 질문을 했던 한 학생뿐만이 아닙니다. 소통창구를 통해 위 사항을 제보한 학생들은 해당 사안에 대한 강경하고 신속한 대응을 요청했습니다.

교수님, 강의실은 권력의 공간입니다. 이미 알고 있으시리라고 믿지만, 강의실에는 교수와 학생이라는 위계가 존재합니다. 교수는 학생에게 불이익을 줄 권한을 갖고 있고, 그렇기에 학생은 교수에게 쉽게 맞서지 못합니다. 교수님께서 학교 안팎으로 얼마나 존경받는지 생각해보시면, 강의실의 실세는 교수님이십니다. 권력자가 하는 말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그리고 스스로의 힘을 모르고 제어 받지 않는 권력은 폭력과 다름없습니다. 교수님께서 수업 중 인권침해 발언을 하신 것은, 그러한 발언을 하더라도 위협 받지 않는 교수님의 권력을 이용한 것입니다. 그것이 아니라면, 자신이 가진 권력의 영향력에 대해 전혀 모르는 누군가가 한 것이겠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스스로 강단을 폭력의 장으로 만드셨습니다.

교수님, 학교 윤리기본규정 제2장 제6조의 2는 말합니다. "교직원은 자신의 과목을 수강하거나 지도를 받는 학생을 동등한 인격체로 대하여야 한다." 사회학과 학생을 비롯해 모든 학생은 교수자에게 동등한 인간으로서 대우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모두가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받는 강의실 내에서야 진정한 학습이 이루어집니다. 위계 없는 강의실에서만 자유로운 학습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교수님께 묻고 싶습니다. 교수님은 수강생들을 동등한 인격체로 대하셨습니까? 교수님께서는 교육자로서 강단에 서셨습니다. 그럼에도 학생들의 인격을 모독하셨습니다. 교수님의 명강을 기대하고 온 학생들은 분노와 불쾌감만을 얻어갔습니다. 학생들이 자유롭게 학습할 권리를 박탈하신 교수님을 교육자로 부를 수 있는지 의심됩니다. 수업다운 수업을 위해 필요한 것은 교수님께서 강단을 떠나시는 일 뿐입니다.

따라서 저희는 교수님과 학교 본부에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하나. 류석춘 교수는 강의 중 혐오발언에 대해 해당 수업 수강생 모두에게 사과하라.

하나. 학교본부는 류석춘 교수를 교원징계위원회에 회부하고 향후 모든 수업에서 전면 배제하라.

하나. 학교본부는 류석춘 교수의 공백으로 인해 학생들의 수업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조치하라.

교수님, 현명한 판단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교수님의 언행은 학생에 대한 인권침해이자, 학습권 침해입니다. 후학에게 더 이상 부끄러운 선배이자 교수로 남지 말아주십시오.

학교 본부 관계자 여러분, 이 사안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절차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앞서 요구한 사항을 신속하게 이행해주십시오.

연세대학교 학생 여러분, 본 학생회는 이번 사건이 완전히 처리될 때까지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추후 사회과학대학운영위원회, 중앙운영위원회와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갈 예정이니, 학우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2019.09.22.

연세대학교 제16대 사회학과 학생회 프로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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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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