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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 딘의 인터넷 선거운동, '딘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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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 딘의 인터넷 선거운동, '딘사모'

[하워드 딘의 '풀뿌리 혁명']선거자금 70% 조달

"전 세계도 놀라운 눈으로 우리를 바라봤다. 지금 미국에서는 우리의 승리를 본떠서 '딘사모'라는 조직이 만들어지고 우리의 선거운동을 본받은 선거운동이 이루어지고 그 후보가 예선에서 선두주자로 달리고 있다고 하지 않나. 여러분 자랑스럽지 않나."

노무현대통령이 대선승리 1주년을 맞아 지난 19일 밤 여의도에서 노사모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말이다. 여기서 말한 '딘사모'란 다름아닌 미국 민주당의 하워드 딘 후보 지지모임을 가리킨다.

과연 하워드 딘이 노사모를 벤치마킹한 것인지는 확인할 길 없다. 미국서도 90년대초반부터 대학생조직인 '이끌어라 아니면 떠나라'(Lead or Leave)같은 자발적 인터넷 정치세력이 왕성한 활동을 펴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하워드 딘은 역대 대통령후보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인터넷을 선거운동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앨빈 토플러, "딘, 새로운 정치적 가능성의 개척자"**

세계적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는 인터넷을 주요 선거도구로 이용하고 있는 하워드 딘을 놓고 "그가 미국 대통령이 되든 되지 못하든 그는 새로운 정치적 가능성의 개척자로서 기억될 것이며 우리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극찬한 바 있다.

하워드 딘이 미 정가에서 처음 주목 받은 것은 이라크전에의 반대 목소리와 함께 지난 6월 미 정치사상 처음으로 실시된 인터넷 온라인 예비선거에서의 예기치 못한 승리였다.

미국내 진보단체 '무브온 닷오르그(moveon.org)가 민주당 대선 후보 지명전에 나선 9명의 예비주자를 놓고 온라인 예비선거를 실시한 결과 딘 전 주지사가 전체 투표의 43.7%라는 압도적 지지로 1위를 차지한 것. 그 당시 데니스 쿠치니치(오하이오) 하원의원이 23.93%로 2위, 존 케리(메사추세츠) 상원의원 15.73%로 3위를 차지하면서, 딘은 단번에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갔다.

***딘, 온라인 이용 선거운동. 지지자들과 '미트업닷컴'에서 '딘 토론모임' 조직**

무브온닷오르그에서의 승리는 물론 무브온의 진보 성향에 좌우된 바 크지만 하워드 딘의 인터넷 마인드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온라인을 이용한 선거운동은 기존 미국 정치권에서 볼 수 없었던 장면이고 그만큼 젊은 층에 크게 어필했다.

그는 지난 1월 공식 출마선언 이후 웹 사이트를 통한 인터넷 선거 운동을 활발히 해오고 있다. 딘과 지지자들은 '미트업 닷 컴'(meetup.com)이라는 웹사이트를 만들어 모든 현안에 관해 언제든지 지역 모임을 조직해 주는 무료 봉사를 해오고 있다. 이미 45개국, 6백4개 도시, 90만8천5백74명, 2천7백14개 주제에 관해 40만건의 회합을 주선, 미국내에서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딘은 또 미트업 닷컴을 활용, 미 전역에 딘 후보의 정책과 주장을 논의하는 토론 그룹 'Dean in 2004'를 만들었다. 1~2주에 걸쳐 커피 숍 등에서 이뤄지는 자발적인 토론은 당연히 지역언론의 관심을 끌면서 딘 후보의 인지도뿐만 아니라 지지도까지 높였다. 현재 이 토론 그룹 회원수는 미국 전역 3백여 도시에 걸쳐 15만9천7백9명에 이른다. 또 이미 자원 봉사자 3만5천여명이 조직돼 딘을 위해 호별 방문을 하고 모금을 하며 집회를 조직하고 있다.

***공식 사이트 '딘퍼아메리카', 블로그 이용 젊은 층에 어필**

<사진 3>

미트업 닷컴 이외에도 공식 선거 웹사이트인 '딘퍼아메리카'(Dean for America.com)에서는 '블로그'란이 있을 정도로 딘은 인터넷을 활용한 선거운동에 적극적이다. 이 블로그를 통해 딘에 관련된 매일 매일의 소식이 올라오고 있고 딘에 대한 유권자들의 글들이 기록되고 있다. 이 사이트에는 12월21일 현재 54만2천30명이 등록해 있을 정도로 상당한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블로그란 원래 인터넷을 의미하는 웹(web)과 로그(log)의 합성어로 자신의 관심사에 따라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는 일종의 개인 사이트로서 최근 젊은층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딘은 바로 이 블로그를 이용, 젊은 층에 어필하고 자신에 대한 홍보효과를 손쉬우면서도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다.

앨 고어 전 부통령도 최근 하워드 딘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며 지지 이유로 "딘은 민중들에 호소할 수 있는 능력이 탁월하고, 인터넷과 소규모 유권자 모임에서 선거운동을 조직하고 선거자금을 모금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라크 전에 반대한 것도 훌륭한 모습이다"고 말해 인터넷을 이용한 선거운동에 비중을 두기도 했다.

***3천만 달러 모금, 민주당 최초로 국고 지원금 포기**

딘은 선거자금 면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드러내고 있다. 물론 지금까지 1억1천1백만 달러를 모금한 부시 진영과는 크게 차이가 나고 있지만 딘 진영이 모금한 액수는 여타 민주당 대선 후보들 가운데선 제일 많다.

지금까지 딘 진영은 3천만달러를 모금했으며 민주당 후보로서는 처음으로 국고 지원금 받기를 포기하고 부시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자적인 선거자금 모금에 나서기로 선언했다. 딘 진영으로서는 이 지원금을 받을 경우 초반 예비선거에서 자금을 모두 쓸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공화당과의 본선거가 진행되기 전에 막상 사용할 금액이 부족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거액의 기부자 폐해를 막기 위해 국고지원금제도를 두고 있다. 이 제도는 대통령 선거의 예비 선거 및 본선거에 지원되는 연방자금으로 예비선거의 경우 20개 이상 주에서 각각 2백50달러 미만의 개인 기부금을 5천달러 이상씩 모금한 후보에게 지급되며 2백50달러 이하 기부금 총액과 상응하는 규모로 제공된다.

이에 따라 예비 선거 비용 총액의 2분의 1까지 지원되며 최대액수는 1천8백90만 달러이다. 하지만 이를 받을 경우 예비 선거 과정에서 4천5백만달러 이상을 지출하지 못하도록 한 선거법 규정을 지켜야만 한다.

***놀라운 풀뿌리 자금력, '1백달러 혁명' 외쳐. 70% 이상 소액기부자**

<사진 4>

이같은 민주당 최대 선거자금 모금을 가능케 한 것은 인터넷에 기초한 딘의 '풀뿌리 자금력'이다.

딘이 모금한 액수의 70%이상은 2백50달러 미만의 소액기부자로 미트업닷컴의 '딘 토론모임'에서 모은 순수 풀뿌리 선거자금만도 2백만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소액기부자의 비중이 보통 30% 미만인 현재의 미국 정치풍토에서 이는 상당히 놀라운 수치다.

딘은 공식 선거 사이트인 '딘퍼아메리카'에서도 기부금을 모으고 있다. 그는 "2백만 미국인이 1백달러씩 기부한다면 부시 대통령을 대통령직에서 쫒아낼 수 있다"며 '1백 달러의 혁명'을 외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특정 이익집단을 통해 2억 달러를 모금할 계획이지만 미국민들이 각각 1백달러를 기부한다면 미국을 변화시킬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 딘은 이 사이트에서 '신년 모임'을 준비중이다. 신년모임이란 12월30일 딘을 지지하는 적어도 3천개 이상의 가정 모임을 연다는 것이다. 이 모임을 통해 내년 대선 날짜인 11월2일까지 매일 1달러씩 기부받으면 적어도 3백11달러가 되므로 이를 모두 합치면 1백만달러를 모금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딘 진영은 "우리는 이 돈으로 부시와 칼 로브 및 특정 이익단체로부터 미국을 되찾을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딘 진영에 의하면 12월21일 현재까지 1천1백13개의 신년모임이 구성됐으며 이 사이트에는 시시각각으로 모금되는 액수를 보여주고 있다.

딘이 과연 내년 대선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단 하나 분명한 것은 현재 딘이 불러일으키고 있는 돌풍은 미국정치사에서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선거실험'이자 '선거혁명'이라는 점이다. 딘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해 미국내외 많은 이들이 비상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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