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의 동시행동원칙 협상가능”

최초로 동시행동 수용, 내년초 6자회담 전망 밝아져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차기 6자회담 개최를 위한 논의가 다시 시작된 가운데 미국이 북한이 주장하고 있는 ‘동시행동 원칙’은 협상 가능하고 ‘조화된 조치’에는 동시행동개념을 포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입장 전환은 종전 입장에서 크게 달라진 것이어서, 내년초 2차 6자회담 재개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美, ‘동시행동원칙 협상가능하다’는 뜻 밝히긴 처음**

미국 국무부의 한 고위관리는 19일(현지시간) 6자회담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한미일 3국이 밝힌 조화된 조치(coordinated steps)은 북한이 그동안 요구해온 동시행동(simultaneous action) 개념을 포괄할 수 있고 동시행동은 협상가능하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 고위관리는 ‘미국과 한국, 일본이 합의한 조화된 조치가 북한이 요구하는 동시행동을 포함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밝히면서 “또한 이것은 일을 진행하는데 있어서 작은 시차가 있을 수 있다는 것도 포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결국 북한에 매우 가시적인 일을 하도록 요구하는 반면 미국이 제공해줄 안전보장은 기본적으로 형체가 없는 것이라 고민하고 있다”며 “여기에는 ‘고유한 비대칭(inherent asymmetry)'이 있다”고 설명, 핵 폐기와 대북 안전보장을 맞교환하는 많은 단계를 어떻게 정하고 그것을 어떻게 실행할 것인지에 대한 이견을 조정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동시행동에 대한 미국의 반대입장은 협상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그 표현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확실히 협상 가능하다”며 “결국에는 조화된(coordinated), 연쇄적(sequenced), 연계적(tandem), 평행적(parallel) 이라는 말들이 모두 기본적으로 같은 것을 의미한디”고 말해 차기 회담에서 북한의 동시행동원칙 주장에 대해 미국이 협상에 응할 것임을 나타냈다.

미국이 익명을 요구한 관리의 말이기는 하지만 동시행동에 대한 입장이 협상가능하며 조화된 조치라는 말 속에 동시행동이 포함될 수도 있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동시적’이라는 단어 의미에 대해선 우려**

그는 그러나 “6자회담 밖에서 6자회담의 일부를 협상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 6자회담 개최를 위한 협상에서는 동시행동에 관한 협상을 하지 않고 우선 회담을 개최한 뒤 그 회담에서 본격적인 협상을 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미국은 또 북한이 말하고 있는 ‘동시적(simultaneous)'이라는 단어가 갖고 있는 의미에 대해서는 우려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문제는 영어사전에서 찾아보면 북한이 사용하는 ’동시적‘이라는 말은 처음에 많은 가시적인 지원을 받는 개념을 포함하고 있는 것 같다는 것”이라며 “아마도 그들은 중유공급을 받고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빠지고 ,많은 식량을 받고, 에너지 지원을 받은 뒤에 앉아서 핵무기 프로그램 제거 방안에 관해 얘기하자는 것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이 핵폐기 의도를 밝힌다면 미국은 언제 어떻게 안전보장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6자회담에서 바로 그것을 협상하자는 것”이라며 “우리는 (안전보장 등의)원칙과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차기 회담이 언제 열릴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는 “올해는 이미 늦었고 내년 1월에 열리기를 희망하지만 설과 러시아의 크리스마스가 모두 1월에 있기 때문에 모르겠다”며 “1월이 안된다면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