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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충격적 '한국내 친미언론인' 관리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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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충격적 '한국내 친미언론인' 관리보고서

KBS <미디어포커스> 美공보처 보고서 입수, 13일 방영

미국 정부가 지난 50년대 말부터 국내 언론인들을 자국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 국내 언론 동향이나 언론인을 포괄적으로 관리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또 미국 정부는 각종 언론인 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의 이익과 이미지 개선 작업을 벌여 온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 보수언론내 뿌리깊은 미국추종적 보도태도가 이같은 수십년간의 체계적 작업의 산물임을 감지케 하는 주요한 반증자료다.

***미국 정부, 한국 언론인들 체계적으로 관리, 친미 언론인 양성**

‘미디어오늘’ 최신호에 따르면, 이같은 사실은 미 공보처(USIS)가 지난 50년대부터 70년대 말까지 각 지사(한국의 경우 미국공보원 서울지부)에 내린 국가별 계획 및 평가보고서가 최근 비밀해제됐고, 이를 KBS TV의 <미디어포커스>팀이 입수함으로써 알려졌다.

보고서는 미 정부가 자국에 대한 국내 언론의 논조를 조직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한국 언론인들을 접촉해 왔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KBS TV <미디어포커스>는 이 내용을 13일 오후 9시30분에 상세히 방영할 예정이다.

이날 방영되는 주요 내용 중에는 미 공보처가 1950~70년대 한국 언론인의 동향을 파악하고 자국 이미지 제고를 위해 한국 언론인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오고 있다는 내용과 함께 미국이 자국 이해를 관철시키기 위해 펼쳤던 각종 한국 정책들, '친미 언론인' 양성을 위해 꾸몄던 각종 교환, 연수 프로그램의 실태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방영되는 내용은 또 1945년 미군정 시절 이후 미국과 한국 언론의 관계를 집중 조명하면서, 주한 미대사관 측이 본국에 타전한 한국 언론인 접촉 동향보고 등을 통해 60~70년대 한국 언론과 미국과의 관계를 살펴보고 있기도 하다.

***미, 연수참가 언론인의 연수이후 '기사 성향'까지 분석 **

이에 앞서 지난 9일 공개된 보고서에 따르면, 미 공보처는 50년대 말부터 매년 활동계획을 세우고 이듬해 평가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치밀하게 국내 언론 동향을 파악해 왔다.

평가보고서에는 미 정부가 주최한 해외연수를 받은 언론인이 귀국후 국내에서 활동한 내용까지 구체적으로 담겨 있다. 특히 미국 정부는 연수에 참가한 언론인이 연수후에 쓴 '기사의 성향'까지 사후에 치밀하게 분석했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한 예로 <미디어오늘>은 1965년 6월 4일에 작성된 평가보고서를 들고 있다. 모두 15쪽 분량의 이 평가보고서는 미 공보원 서울 지부가 워싱턴으로 보낸 것으로 1964년에 실행된 ‘대한국 계획’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와 함께 수정 및 보완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특히 이 보고서 중 ‘목표3’의 3항과 4항은 1964년 한일관계 정상화 문제로 여론이 들끓던 때 미국이 국내에서 언론을 상대로 어떤 활동을 벌였는지를 짐작할 수 있게 해줘 관심을 모으고 있다.

3항은 “결과적으로 정상화에 반대하는 학생과 기타 사람들의 감정의 진위를 떠나 격화시키지 않기 위해서 조심스럽게 나아가는 것이 현명한 방책으로 생각됐다”면서 “미국 공보원 관리들은 다양한 만남을 통해 기회가 허락하는 한, 한일간 조약이 체결되면 한국이 얻을 이득을 암시했다”고 밝히고 있다. 미국이 한일수교의 막후 세력이며, 이를 위해 한국 언론에게 한일수교의 필요성을 주입해 왔음을 스스로 시인하는 대목이다.

4항은“이러한 접근 방법의 전형적인 사례는 귀국한 수혜자이자 전국 최대의 신문인 동아일보의 논설위원인 이00의 경우를 들 수 있는데, 그는 미국 공보원이 후원한 순회 강연에서 한일회담을 조기에 결론지을 것을 옹호하면서 그것이 한국에 최대의 이익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기록했다. 보고서는 이 부분에서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인 이모씨의 실명까지 적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 주류언론이 미국과 어떤 관계였는지 여실히 보여줘”**

미국 매릴랜드에 있는 미국 국립문서 보관소에서 이 평가보고서를 발굴, 미 현지 취재를 담당한 KBS <미디어포커스>의 김용진 기자는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미 공보처뿐만 아니라 대사관에서도 국내 언론인과 접촉하면서 보고서 작성이나 동향 파악 등을 지속적으로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며 “한국의 주류 언론이 그동안 미국과 어떤 관계를 맺어왔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 국무부가 주최하는 연수에서 편집국장 등 향후에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는 언론인을 하나의 선발 기준으로 삼기도 했었음을 밝히기도 했다.

동아일보 기자 출신인 경기대 김재홍 교수(정치학)는 그러나 이와 관련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미국이 당시 억압적인 국내상황을 이용해 국내 관계자들을 광범위하게 접촉하면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이용한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당시 언론인을 비롯해 국내 민주화인사들 또한 억압적인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미 정부 관계자들을 만난 만큼 이들을 마냥 매도할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만났다는 사실이 아니라 어떤 만남이었는가 하는 내용적 측면”이라면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던 만큼 이를 구분해서 비판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문제의 평가보고서가 공개됨에 따라 한국내 메이저언론내 '친미 언론인'에 대한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돼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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