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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의 걱정, "민족문제는 우리가 주도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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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의 걱정, "민족문제는 우리가 주도해야 하는데..."

"부시가 재집권하면 북한에 더 강경해질 것. 시간 없다"

김대중 전대통령이 4일 오후 신임인사차 김대중대통령도서관 집무실을 방문한 조순형 민주당대표 및 상임중앙위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진통을 겪고 있는 2차 6자회담 등 북핵문제에 대해 큰 우려를 표시하며 "민족문제는 우리가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해 정가에 미묘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다음은 이날 김대통령 예방때 배석했던 김영환 상임중앙위원이 "발언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언론을 통해 그 내용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며, 프레시안에 전해온 당시 김 전대통령의 구체적 발언내용이다.

***"부시가 재집권하면 북한에 더 강경해질 것"**

김 전대통령은 이날 방문객들과 환담을 나누던 중 한 관계자가 "북핵문제가 어려워질 것 같다"고 우려하자, 최근의 상황전개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던 속내를 드러냈다.

김 전대통령은 우선 2차 6자회담 등 북핵협상이 늦춰지고 있는 데 대해 김정일 북한 정권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밝혔다. 북한이 부시의 재집권 실패를 기대하면 시간끌기를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의 표시이자 조속한 해결 촉구였다.

"임동원 장관(DJ정부 시절 통일장관)을 불러서 얘기한 적이 있다. 북핵문제 때문에 걱정이 많다. 시간이 없는데 내년 4월 선거 이전에 가닥이 잡혀야 한다. 북쪽은 내년 후반기에 부시 행정부가 바뀌기를 기대하는 것도 같은데, 부시 행정부가 어떻게 되는지를 기다리는 것은 위험하다. 부시가 재집권을 하면 북한에 더 강경해질 것이다."

"21세기 동북아 역학관계에서 중국이 주도권을 잡기 시작했다. 조선말기처럼 미국, 중국, 러시아 등에 의해 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이 필요하고 다행이다. 시간이 없다."

***"우리가 미국에 무조건 굴종할 필요 없다"**

김 전대통령은 이어 노무현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비판적 시선을 드러냈다.

"남북문제와 북미관계 개선을 함께 가야 할 문제지만, 민족문제만큼은 우리가 주도해야 한다. 한미공조도 중요하지만 민족문제에는 우리가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주한미군이 들어와 있는 것은 우리의 국익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미국의 국익을 위해서이기도 하다. 양자의 이익을 함께 위하는 주둔이기에 더 강한 의미를 지닌다. 그러므로 우리가 미국에 무조건 굴종할 필요도 없고 배타적일 필요도 없다."

"국회가 남북문제를 잘 풀어나가야 한다. 정치가 정쟁뿐이라는 인상을 주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남북문제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야 미국, 중국, 러시아가 우리의 페이스로 따라온다. 남북문제는 큰 시야에서 봐야 한다."

김영환 위원은 이같은 전언을 전하며 "김 전대통령은 노무현대통령의 '노'자도 꺼내시지 않으셨지만 노대통령이 민족공조를 무시하고 있는 데 대한 우려가 느껴졌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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