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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대사관, '이라크 탈출'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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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대사관, '이라크 탈출' 러시

스페인 대사관도 철수, 한국도 옮겨, 터키 대사관 또 피습

네덜란드에 소재한 터키 대사관이 테러를 당했다. 지난 달 14일 파병결정으로 바그다드 주재 대사관이 테러를 당한 후 두번째다.

이와 함께 각국 대사관 직원의 이라크 탈출도 이어졌다. 불가리아와 네덜란드에 이어 미국의 주요 우방국인 스페인도 이라크 주재 대사관 직원들을 철수하겠다고 밝혀, 미국을 당혹케 하고 있다.

***터키 대사관, 지난 14일 이라크 주재 대사관에 이어 두번째로 테러 당해 **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은 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경찰의 말을 인용, “한 괴한이 네덜란드 주재 터키 대사관에 가연성물질로 불을 질러 5명이 부상당했다”고 보도했다.

터키 대사관 직원들은 “그 괴한이 대사관 구내로 가연설물질로 된 사제 폭발물을 투척, 잠시 화재가 발생했으나 곧바로 진화됐다”고 말했다

타칸 일뎀 네덜란드 주재 터키 대사도 “한 남자가 대사관에 정보를 줄 것이 있다면서 들어온 뒤 폭발물을 폭파시켜 화재가 발생했고 그 남자는 도주했다”면서 “그 사람은 네덜란드어를 구사했으며 터키 국적은 아니다”고 터키방송에 출연해 밝혔다.

이 과정에서 대사관 직원 3명과 화재를 피해 창문 밖으로 뛰어내린 방문객 1명 및 범인 등 5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테러가 발생한 이후 네덜란드 경찰은 헤이그 시내 중심부에 있는 네덜란드 대사관 주변을 봉쇄했으며 폭발물과 대테러전담팀이 현장에서 목격됐다고 네덜란드 방송은 보도했다.

테러가 발생한 직후 터키 외무부는 성명을 발표, “우리는 우리 외교시설이 당할지도 모르는 테러리스트들의 위협에 관련해 여러 차례 네덜란드 정부에 안전조치를 강화해 달라고 요청해왔다”면서 네덜란드 정부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뒤, 더욱더 강한 추가적인 안전조치를 취해 줄 것을 요청했다.

타칸 일뎀 대사도 “이전에는 이러한 위협을 받지 않았으나 이날의 테러는 터키 외교시설이 직면하고 있는 광범위한 위협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터키 정부가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이유는 최근의 사태전개와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터키는 의회 및 정부가 이라크 파병을 결정한 이후 지난 10월 14일 이라크 주재 터키 대사관이 폭탄테러를 당한 바 있다. 이라크 저항세력 및 오사마 빈 라덴도 공개된 육성테이프를 통해 이라크에 파병하는 국가들은 테러공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범인은 사건 이후 헤이크 한 기차역에서 체포됐는데 모레알 헤이그시 경찰청장은 “범인은 나이가 16살로 정치적 동기 및 뚜렷한 테러 동기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터키 정부, 다시 한번 파병 철회의사 밝혀**

터키 정부는 자국 외교시설에 대한 테러가 또 발생하자 파병철회 의사를 다시 한번 강조하고 나섰다.

4일에도 오스만 파루크 로골루 미 주재 터키 대사는 “터키는 미국이 임명한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로부터 초청을 받지 않을 경우 이라크에 군대를 파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파병 철회 의사를 재차 밝혔다.

이와 관련, AP통신은 이러한 터키정부의 입장표명에 따라 “사실상 미국은 내년 초에 더 많은 미군예비병력을 이라크에 파병해야 할 것이 확실해졌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스페인 대사관 3번째로 철수. 이라크 주재 외국 대사관 철수 이어져**

터키 대사관 테러이외에도 이라크에 주재중인 각국의 대사관 직원 철수도 이어졌다. 바그다드를 비롯한 이라크 전역이 전쟁지대화하면서 극심한 치안불안이 이어지자 자국 외교관들의 안전을 우려, 철수를 시키고 있는 것이다.

4일에는 미국의 주요 동맹국인 스페인이 상당수의 이라크 주재 대사관 직원들을 철수시켰다. 악화된 치안 상황으로 유엔과 국제 적십자사 등의 국제기구들이 외국인 직원들을 철수시키고 있는 가운데 이라크 전쟁의 가장 강력한 미국 동맹국가운데 하나이자 1천3백명의 병력을 이라크에 파병한 스페인마저 직원 철수를 단행한 것이다.

아나 팔라시오 스페인 외무장관은 4일 “바그다드 스페인 대사관 직원 29명 가운데 25명을 일시 철수시킬 것이며 이들 대부분은 요르단 암만에 주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라크 주재 대사관 직원을 철수시키는 움직임은 최근 잇따르고 있는데 이번 스페인의 철수는 지난달 불가리아와 네덜란드에 이어 세 번째다.

***한국 대사관도 바그다드 시내 모처로 대사관 옮겨**

이러한 치안불안 속에서 최근 공관직원의 피랍사건 등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이라크 주재 한국대사관도 공관을 바그다드 시내 다른 곳으로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라크 주재 대사관은 이라크전 발발 전 요르단으로 철수했다가 미국의 종전 선언 이후인 지난 5월 17일부터 바가다드 시내 수메르랜드호텔 일부를 빌려 사용해 왔으며, 최근 공관직원 한명은 이라크인들에게 일시 피랍돼 ‘이라크를 떠나라’는 위협을 받기도 했다.

외교부측은 이에 대해 공관 직원의 안전을 위해 대사관의 정확한 위치를 밝힐 수 없다고 말해, 한국 정부도 내심 상당히 치안불안을 우려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같은 외교부의 대응은 "이라크는 안전하다"며 파병을 주장해온 종전의 모습과 달라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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