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하루 만에 바그다드에서 3건의 거대한 폭탄테러가 발생했다.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도 이 같은 상황전개에 상당한 우려감을 표시하고 나서 이라크가 이제는 단순히 게릴라전 단계가 아니라 전면전 수준으로 넘어가면서 무장단체들이 총공세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파월 美 국무장관, "이라크 테러 공격 이정도일 줄 몰랐다"**
파월 국무장관은 폴 월포위츠 미국 국방부 부장관이 머물고 있던 바그다드의 알라시드 호텔을 노린 로켓포 공격이 발생한 이후 미 NBC방송의 '언론과의 만남(Meet The Press)'에 출연, "우리는 테러 공격이 이렇게 상당히 오랫동안 이처럼 강렬하게 지속될지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는 여전히 전투상황에 있으며 부시 대통령도 이러한 사실을 과소평가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지금은 매우 어려운 도전적인 시기"라고 말해 최근의 급증하고 있는 이라크내 테러가 단순 테러 이상임을 시인했다.
그는 더욱이 "사람들은 거리에서 돌아다니고 있고 다시 도시로 돌아오고 있으나 우리는 여전히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밝혀 우려하고 있는 수준이 상당함을 시사했다.
그는 "우리는 최근의 공격에서 보아왔듯이 구체제 잔당들과 민주주의를 원하지 않으면서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누리는 것을 보기 싫어하는 일단의 테러리스트들이 그 근본원인"이라고 비난했다.
***브레머 행정장관, "후세인 잡혀도 테러 이어져", "해외 무장단체 끊임없이 유입"**
폴 브레머 이라크 과도행정처 미국 행정장관도 이날 폭스 TV에 나와 "이라크 전 대통령인 사담 후세인이 잡히더라도 미군 주도의 연합군에 대한 공격이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했다.
후세인의 생사여부에 대해서는 "그가 아직 이라크에 있으며 살아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그가 어디에 있는지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고 정보의 부재를 인정했다.
또 그는 끊임없이 외국 무장단체가 이라크로 들어오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우리가 구금하고 있는 비 이라크 사람들 가운데 대다수는 시리아인이며 이외에도 수단인과 사우디아라비아국적소지자, 예멘인도 포함돼 있다"고 CBS 방송에 출연해 밝혔다.
"이들 대부분은 시리아 국경을 통해서 넘어오고 있는데 알카에다와 관련있는 또다른 무장단체인 안사르 알-이슬람은 지난 7월부터 이란 국경을 통해서 들어오고 있다"고 말해 해외 무장단체 유입이 상당한 수준임을 시사했다.
이처럼 이라크 상황에 대한 우려가 팽배한 가운데 파월 장관과 브레머 행정장관은 이라크 경찰력 양성을 중요한 대안으로 내놓았다. 현재 약 4만명의 이라크 경찰이 임무를 수행중인데 파월은 "절대적으로 더 많은 이라크 보안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폴 브레머 이라크 과도행정처 미국 행정장관도 폭스 TV에 나와 "우리는 이라크인들의 도움이 분명히 필요하다"면서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이라크인들을 모아 경찰력으로 양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만 하루 만에 바그다드서 3건의 거대한 폭탄테러 발생, 사태파악 안돼**
하지만 단순히 이라크 경찰력을 양성한다고 해서 현재의 전투에 버금가는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지는 회의적인 시각이 높다.
미군 고위 장성도 지난 3주 동안 이라크에서 교전발생빈도가 35건으로 급증했다고 인정한 바 있는데 26일과 27일을 걸쳐 만 하루 동안에도 3건의 거대한 폭탄테러가 발생해 바그다드는 전시상황이나 다를 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터진 두 차례의 폭탄테러가 미처 수습되기도 전에 27일 오전 8시 30분(현지시간) 바그다드 적십자사 건물에 두 번에 걸친 강력한 폭탄테러가 발생해 검은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고 AP통신이 목격자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번 테러로 적어도 두 대의 차량이 전소했으며 상당수의 미군이 교통을 통제하고 비상경계에 나섰으며 헬리콥터가 비상 경계비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 경찰에 따르면 첫 번째 폭발은 국제적십자사에 차량 폭탄테러로 인해 발생했으며 두 번째 폭발은 9시경 이라크 보건부 청사에서 발생했다. 두 건물은 바그다드시를 흐르는 티그리스강 양쪽에 위치해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국관리는 "우리는 적십자사 건물에 폭발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신속대응군을 급파했다"고 말해 폭탄테러 발생을 인정했다.
AFP통신은 이 두 폭발로 시신은 심하게 불에 탔으며 적어도 12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바그다드 심장부 '그린 존(green zone)'에서도 폭탄테러**
이번 테러 몇 시간 전인 26일 밤 9시(현지시간)에도 미군이 장악하고 있는 바그다드 심장부에서 이와 유사하게 두 차례에 걸친 폭발이 발생했었다.
26일 밤에 터진 폭발은 연합군들이 본부로 사용하는 대통령궁과 미군 홍보실 등이 위치해 있는 컨벤션센터 주변으로 미군들이 가장 철저하게 경비를 서고 있어 이른바 '그린 존(green zone)'으로 불리던 곳이어서 미국이 받은 충격은 더욱 큰 것으로 보인다.
미군 당국은 이날 밤 적어도 두 차례의 폭탄테러가 이 지역에서 터졌음을 확인했으나 정확한 발생장소 등에 대해선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린 존 경계를 서고 있던 한 병사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폭발은 이전 사담 후세인 궁전이었던 행정처 건물 주변을 노린 박격포 공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6일 오전 6시(현지시간)에는 바그다드 중심부 미군 관계자들이 숙소로 이용하고 있는 알라시드 호텔에 대한 29발의 로켓포 공격이 이어져 당시 이 곳에 머물고 있던 폴 월포위츠 미국 국방부 부장관은 가까스로 사지에서 벗어나기도 했다.
이처럼 만 하루 만에 터진 3건의 대형 테러와 미국 고위 관리들의 상당한 우려감 표시는 이제 이라크 전이 제2의 전면전으로 돌입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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