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이라크전을 주도했던 폴 월포위츠 미국 국방부 부장관이 이라크 방문도중 테러공격을 받아 죽음 직전의 위기상황까지 몰려 미국을 쇼크상태로 몰아넣고 있다.
이는 지난 13일 이라크 미군정본부에 폭탄 자살공격이 가해진 이후 미군의 철통같은 수비를 뚫고 바그다스 도심에서 또다시 발생한 공격으로 이라크가 게릴라전 단계를 지나 재차 전면전 단계로 진입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낳고 있다.
***美 월포위츠 부장관 등 머물던 바그다드 도심 호텔에 로켓 공격**
AFP 통신 등 외신들은 26일(현지시간) 오전 6시 폴 월포위츠 미국 국방부 부장관과 미군 관계자 및 민간인들이 머물고 있던 이라크 시내 라시드 호텔에 29발의 로켓포 공격이 가해져 미군 1명이 숨지고 15명이 부상당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어 부상자 가운데에는 미군 4명과 미국적 민간인 7명이 포함돼 있으며 나머지 4명은 미국이외 국적 소유자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도 부상자들이 들것으로 호텔 바깥으로 이송됐다고 전하면서 "이날 테러는 미국이 이라크에서 게릴라전에 승리를 거뒀다고 주장하는 부시 행정부를 무색케 했으며 부시 행정부의 좌절"이라고 보도했다.
24일부터 3일간 일정으로 이라크를 방문하고 있던 월포위츠 부장관은 이 호텔 12층에 머물고 있다가 이날 공격을 받고 보안 요원들의 보호를 받으며 연기로 가득 찬 계단을 통해 바깥으로 빠져나왔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또 목격자들에 따르면 상당수 미국 관리들은 공격이후 잠옷과 반바지 차림으로 호텔을 빠져나와 근처 미 점령군 관리들이 묵고 있던 컨벤션 센터로 피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포위츠 부장관은 이날 공격으로 부상을 입지는 않았으며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공격은 무너지고 있는 범죄 정권의 절망적인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18층의 4백실 규모로 2백여명이 머물고 있던 라시드 호텔은 그동안 미군과 군정 관계자들이 숙소로 이용해 왔는데 이번 로켓으로 5층과 8층이 심하게 부숴졌으며 호텔 창문들이 상당수 깨졌으며 서쪽 벽면에는 6개 이상의 구멍이 뚤렸다고 AP통신이 전했다.
공격이 감행된 이후 주변 지역은 봉쇄됐으며 미군 헬기가 건물주변을 비행하고 나섰다.
***철저한 미 방어 뚫고 호텔 4백m 근방에서 로켓포 29발 발사**
이날 공격은 미군 경비가 철저했던 미 정부 활동 중심지인 바그다드 시내 중심부에서 발생해 미군에 상당한 충격을 주고 있다. 라시드 호텔 건너편에는 미군 과도통치위원회의 주요 건물이 들어서 있어 콘크리트 장벽으로 모든 길을 막아놓는 등 미군이 요새처럼 방어하고 있었다.
특히 월포위츠 부장관이 방문중이어서 경비는 더욱 삼엄했었는데 이를 뚫고 대규모 공격이 감행이 돼 경악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경비를 뚫을 수 있었던 것은 라마단 기간동안 심야 통금이 해제돼 무장단체가 로켓발사대를 호텔 뒤 공원에 4백m 근처까지 옮겨놓을 수 있어서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은 테러 발생 전날까지 미군이 통제지역으로 설정해놓았다가 25일 일반지역으로 해제한 지역이다.
미국 대변인은"사제 로켓 발사대는 발전기처럼 위장한 트레일러로 이동됐으며 6발에서 8발이 호텔로 발사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AFP통신과 인터뷰한 또다른 미군 관리는 "이날 발사된 로켓포는 29발이었으며 11발은 발사되지 않은 채 사제 로켓 발사대에 남아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테러범들은 시한 장치를 이용해 트레일러에서 3분에서 5분 간격으로 로켓을 발사했으며 이날 발사된 로켓포는 지대공로켓포인 85밀리와 헬리콥터에서 사용되는 68밀리였다"고 밝혔다.
***대담한 테러 공격에 미 언론 크게 우려 **
미국 주요 언론들도 모두 이날 발생한 테러공격의 성격이 상당히 대담하다는 점에 우려를 보이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미군의 임시행정처와 미국 정보요원 및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 위원들이 사용하던 바그다드 호텔이 폭탄테러를 받아 미군 심장부에 대한 테러로 미국이 큰 충격을 받았었는데 이번에는 미국 고위관리를 노리고 대규모 로켓 공격을 퍼부은데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이번 공격은 티크리트에서 미군 블랙호크 헬기 한대가 로켓포 공격을 받은지 24시간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발생했다. 이날 헬기 공격은 월포위츠 부장관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고향인 티크리트를 방문한 직후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미군 한 명이 부상당했다.
한편 이날 공격을 받은 라시드 호텔은 지난 달 27일에도 세 발의 사제 로켓포 공격을 받아 경미한 피해를 입은 적도 있었다.
라시드 호텔은 지난 91년 걸프전 당시 미 뉴스전문채널 CNN 특파원이 전화로 전투상황을 실황 중계한 것으로 유명하며 지난 82년 사담 후세인 정권이 그당시 비동맹국 정상회의 개최를 위해 건립, 운영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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