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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나홀로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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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나홀로 추락'

3.4분기 중국 9.1%, 미국 6.5% 성장에 한국만 2.3%

국책경제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6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로 또다시 낮추고, 그동안 3% 성장을 주장해온 김진표 부총리도 이를 받아들이는 발언을 하는 등 2%대 성장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저성장이 중국, 미국, 일본 등 우리나라의 주요 경제상대국들과 비교할 때 한국만의 '나홀로 현상'이라는 점이다.

***중국 10%대 성장**

KDI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3.4분기(7~9월)에 2.3%를 기록하고, 4.4분기(10~12월)에도 2.4%에 그칠 것으로 전망이다. 내년도 성장도 4%대 후반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민간경제연구소들의 전망도 비슷하다.

하지만 다른 나라들의 상황은 그렇지 않다.

한 예로 중국의 경우는 지난 3.4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너무 높게 나와 당황하고 있다. 중국 국가 통계국은 17일 금년 7~9월의 국내 총생산(GDP) 성장률을 전년 동기 대비 실질 9·1%로 발표했다.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의 영향으로 4~6월 2.4분기는 6·7%로 주춤했지만 1~3월 1.4분기의 9·9%에 가까운 높은 성장을 기록한 것이다. 미국의 UBS증권 등에서는 9.1%의 성장률은 사실상 10%를 훨씬 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위앤화에 대한 평가절상 압력을 의식해 중국정부가 성장률을 축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8%가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발표했지만 미국과 일부 중국의 민간 경제학자들조차 10% 이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중국 통계당국은 오는 2020년까지는 중국이 연 평균 7%의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3.4분기 성장률 6.5%**

미국도 경기 회복세가 완연해지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2.4분기에 연율(年率) 기준으로 3.3% 성장한 데 미국은 하반기에는 성장률이 4~5%로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근 골드만삭스 증권은 3.4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4년래 최고치인 6.5%로 추정하기까지 했다.

존 스노 미 재무장관은 16일(현지시간) CBS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경제는 상당히 양호하면서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올해 3.4분기의 경제성장률은 4% 후반대에 이르고 4.4분기에도 4% 정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노 장관은 “최근 유력 이코노미스들이 내놓았다는 3.4분기 성장률 예상치 4.9%는 정부 내부의 예상치인 4% 이상이라는 것과 일치한다”면서 “2004년에도 4% 정도의 성장세를 이어가 고용시장이 안정되고 일자리가 많이 창출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일본도 올해 2%로 성장률 대폭 상향**

12년째 장기복합불황에 허덕이던 일본 경제까지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일본 정부는 최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의 0.6%에서 2.1%로 대폭 상향조정했다.

유럽 경제도 지난 9월 제조업경기가 이라크전후 처음으로 확장 국면에 들어서면서 회생조짐을 보이고 있고, 지난 몇년간 불황에 몸살을 앓던 홍콩, 싱가포르 등도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단한곳 우리나라만은 예외다.

한 예로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최근 아시아 국가들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하면서 다른 나라들은 모두 0.3~0.8%포인트 높이면서도, 한국에 대해서만은 5.3%에서 5%로 0.3%포인트 낮췄다.

세계은행도 최근 내년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5.7%로 추정하면서 “중국 지역으로의 수출이 늘어나고 미국 시장 또한 회복되고 있지만 한국 경제 전망은 민간부채 해소 및 기업경기 활성화 성공여부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세계은행은 “한국의 기업 구조개혁은 정부보다는 시장이 주도할 필요가 있다”면서 “주주권한 강화, 회계 및 감사의 지속적인 개혁, 공시시스템 향상 등 기업지배구조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경제비상사태라도 선언해야"**

문제는 올해의 2%대라는 최저성장조차도 그나마 우리나라의 양대 수출시장인 중국과 미국의 고성장 때문에 가능하다는 데 사태의 심각성이 있다. 우리경제의 마지막 성장엔진으로 일컬어지는 수출은 중국-미국의 활황세에 힘입어 지난 9월까지 전년대비 17.1% 늘어났다.

하지만 이같은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경제의 또다른 축인 내수와 투자는 사상최악의 침체상을 보이면서 성장률은 2%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처럼 빈약한 내수 또한 대부분 아파트투기를 묵인함으로써 야기된 부동산경기에 의존한 수치로, 최근 아파트거품이 파열하기 시작하면서 앞으로도 상당기간 내수는 바닥권에서 탈출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여기에 3백40만명의 신용불량자와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 가계대출 부실 등도 한국경제의 앞날을 어둡게 만드는 요인들이다.

한국은행의 고위관계자는 "미국, 중국 등 우리나라의 수출대상국 경제가 활기를 찾더라도 그동안 호황기를 대비한 투자를 소홀히 한 결과 과거처럼 반사이익을 많이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위정자들이 '지금은 경제비상사태'라는 극한적 위기감을 갖지 않고 '좀 지나면 나아지겠지'라는 식으로 안이하게 대처했다가는 한국경제가 점점 빠져나오기 힘든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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