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중국, 신용등급에서도 한국 앞질러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중국, 신용등급에서도 한국 앞질러

다음은 한국차례? 외국계 "파병결정만 하면"

중국이 마침내 국가신용등급에서도 우리나라를 앞질렀다. 16일 하루 사이에 유인우주선 발사에 이어 신용등급 상향조정이라는 선물까지 받은 셈이다.

***"중국의 경제-정치-외교 모두 신용등급 올릴만"**

세계 최대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미국의 무디스는 15일(현지시간)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장기외화채권등급)을 한국의 A3보다 높은 A2로 상향조정했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또 중국 4대 국영은행인 중국은행, 중국공상은행, 중국농업은행, 중국건설은행의 장기 신용등급도 종전 Baa1에서 A2로 두 단계 높였다.

무디스는 보도자료를 통해 "중국은 상당한 규모의 외국인 직접 투자(FDI)를 지속적으로 끌어들이는 능력에 힘입어 수출이 급성장했다"면서 "이에 따라 투기적 외국자본이 출현하기도 전에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구축했다"고 신용등급 상향조정 배경을 밝혔다. 중국의 외환보유액 3천8백억달러는 중국의 총 대외부채의 두배 가까이 된다.

무디스는 또 "중국 정부가 대외부채를 적정 수준으로 제한하고 중국의 은행과 국영기업들의 대외차관으로 야기되는 모럴 헤저드(도덕적 해이)를 최소화하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요인들로 볼 때 중국 정부가 외화표시 채권에 대해 채무불이행 상태가 될 가능성이 더욱 희박해졌다"고 평가했다.

무디스는 중국의 안정된 정권이양도 신용등급 상향의 한 요인이 됐음을 밝혔다.

무디스는"올해 초 중국 정권 54년 사상 최초로 점진적이고 예측가능한 과정을 거쳐 4세대 지도부로 권력이 이양돼 중국의 체제안정도가 향상됐다"면서 "중국 정부가 민간부문이 점점 역동적이 되고 있는 새로운 경제 현실에 부응하고 지역간 경제불균형을 해소하려는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정치적 변화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무디스는 "중국 정책당국은 점진적이고 신중한 속도로 경제개혁과 금융 및 자본 자유화를 추진할 것을 기대한다"면서 "위앤화에 대해 보다 유연한 환율정책을 채택하더라도 중국의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키거나 감당할 수 없는 채무상환 압력이 필연적으로 초래되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다.

무디스는 "중국 정부가 국내 정책 현안과 동아시아권과 세계무역시장에서 누리는 두드러진 위상으로 인해 점증하는 국제적 의무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갈 능력이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면서 중국의 신용등급전망도 '안정적'으로 제시했다. 한국의 신용등급이 중국보다 낮은 A3에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인 것과 대비된다.

그러나 무디스는 "중국이 경제체제의 이행 과정에 있기 때문에 비교적 통화, 재정, 금융, 규제제도가 취약하다"면서 "향후 중국의 신용등급은 개혁과정에서 외부충격을 성공적으로 극복하느냐의 여부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홍콩에는 중국본토보다 높은 신용등급 부여**

무디스는 중국의 신용등급을 높이면서 중국의 특별행정구인 홍콩과 마카오에 대해 별도의 신용등급을 부여하며, 각각 두단계씩 상향조정해 중국보다 신용등급을 높였다. 홍콩과 마카오의 신용등급은 각각 A3에서 A1으로 두 단계 상향 조정됐다.

무디스는 "그동안 홍콩이 중국과 경제무역관계강화협정(CEPA)을 체결하고 중국내 주요 경제특구와 지역간 연계를 강화한 점, 본토 관광객이 꾸준히 증가한 점 등을 등급 상향에 반영했다"면서 "홍콩은 주요 국제 금융 및 서비스 중심지로 중국보다 신용 리스크 상태가 좋으며 자유시장 경제라는 강점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홍콩의 신용등급은 지난 1998년 반환 이후 처음으로 중국보다 높게 평가된 것이다.

***이라크 파병만 하면 한국 신용등급 상향?**

중국은 지금까지 한국과 같은 A3였으나 이번 상향조정으로 한국보다 한 단계 더 높아졌다. 무디스가 중국에 부여한 'A2'는 투자 적격 등급 10개 가운데 6번째로 높은 등급으로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인 'Aa1'보다는 4단계 낮은 수준이나, 우리나라보다는 높은 수치다.

중국의 추월로 인해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은 아시아에서 일본(Aa1), 호주(Aa), 대만(Aa1) 등 주요경쟁국은 물론 홍콩, 싱가포르 등보다 낮은 상태로 밀려났다.

이같은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가 1천4백억달러로, 일본(6천억달러), 중국(3천8백억달러), 대만(1천8백억달러)에 이어 세계 4위라는 점을 고려할 때 저평가된 게 아니냐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이와 관련, "신용등급의 최우선 고려사항이 외환보유고라는 점을 볼 때 우리나라 신용등급은 분명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상태"라고 말했다.

따라서 금융시장에서는 얼마 뒤 우리나라 신용등급도 상향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투신운용사의 고위관계자는 "요즘 국내 경제성장률이 최악의 상황으로 곤두박질치고 있음에도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봇물 터진듯 들어오고 있는 것은 이들 사이에 '한국이 이라크 파병만 결정하면 곧바로 신용등급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돌고 있기 때문"이라고 외국계의 분위기를 전해주기도 했다.

실제로 한승주 주미대사는 이와 관련, 얼마전 '무조건 파병'을 주장하면서 파병과 신용등급 사이의 연관성을 언급하기도 했었다.

이같은 판단 때문인지 16일에도 증시에는 외국인들의 사자 공세가 계속돼, 종합주가지수는 전일보다 12.74 오른 776.97로 거래를 마감, 연중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또한 외국인 순유입자금은 지난 5개월동안 11조4천억원(약 1백억달러)으로 집계됐다.

한편 무디스의 신용평가 부문 사장인 레이먼드 맥다니엘 사장은 16일 개인적인 입장임을 전제하고 "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 정국과 관련해 한국의 신용 등급을 조정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서울에서 열리는 제28차 국제증권감독기구(IOSCO) 연차 총회 참석을 위해 방한한 맥다니엘 사장은 신용 등급 조정을 위해 무디스의 평가단이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무디스의 미묘한 대응을 볼 때 역시 무디스는 순수신용평가기관이기에 앞서 미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기관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