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경남 밀양의 한 주택 헛간에서 버려진 신생아가 발견됐다. 이날 오전 7시께 집 주인인 70대 할머니가 탯줄이 달린 채 버려진 신생아를 발견, 119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아기는 몸 여러 군데에 벌레에 물린 자국이 있었지만 건강은 양호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장 유류품과 탐문 수사 등을 통해 40대 여성 A씨를 영아유기 혐의로 지난 13일 붙잡았다.
검거된 A씨는 “자신이 친모”라고 진술했다. A씨의 진술을 토대로 경찰은 "친모의 자백을 끌어냈다"는 내용으로 언론에 알렸다.
그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 결과 A씨가 유기된 영아의 친모가 아닌 것으로 밝혀지면서 경찰의 자료를 토대로 "진범은 친모…자백"이라고 보도한 언론사들이 무더기 오보를 내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번 사건이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경찰은 부실 수사 논란을 피하기 어렵게 됐고 수사는 다시 미궁에 빠졌다.
경찰은 A씨를 붙잡고도 DNA 감식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병원 등을 통해 A씨 진료나 출산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이 A씨 진술에만 의존해 부실 수사 논란을 자초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A씨는 왜 자신을 친모라 주장했을까. 경찰은 조사 결과 A씨가 우울증을 앓았던 적이 있고 히스테리성 성격장애로 A씨가 허위진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 병의 증상은 과도한 감정과 주의집중을 요구하는 행동을 지속해서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신에게 관심과 주의가 집중되지 못하면 불편함을 느끼고 관심을 스스로 돌리려고 하는 것이 이 병의 주요 증세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경찰은 “A씨 진술이 너무 명확한 데다 병원 진료 등을 요청했지만 A씨가 거부하면서 강제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경찰은 국과수에 유류품 정밀 감식을 의뢰 중이다. 경찰은 A씨에 대해 ‘혐의없음’ 으로 처리했지만 아직 사건 연관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주변 CCTV 분석 범위를 더 확대하는 등 아기의 친부모를 찾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