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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군정, 알자지라 탄압에 국제언론계 비난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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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군정, 알자지라 탄압에 국제언론계 비난쇄도

"테러 선동" 이유로 취재금지, "이게 미국식 민주주의냐"

미 군정이 설치한 이라크 과도 통치위원회가 아랍계 방송인 카타르의 알-자지라와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의 알-아라비야에 대해 일정기간 취재활동을 제한하는 조치를 내려 해당 방송국은 물론 국제언론단체들이 강력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이라크 무장세력에게 공격받고 있는 미군의 비참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도하고 있다는 이유로 취재금지를 내리는 게 과연 미국이 이라크에 뿌리내리겠다고 하는 민주주의의 실체냐"는 게 국제언론계 비난의 골자다.

***미 군정, 이라크에서 활동하는 모든 매체에 대한 보도지침**

알자지라 방송은 24일(현지시간) “미국이 이끌고 있는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가 알- 자지라와 알- 알라비야 방송에 대해 위원회 활동 취재나 공식브리핑에서 임시 배제되고, 이라크의 모든 관공서의 특파원 출입을 2주간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그동안 두 방송에 대해 “미국에 대한 공격을 과도하게 부각시키고 축출된 사담 후세인 정권의 잔당들에게 선전수단을 제공하고 있다”고 비난해 왔다.

과도통치위는 이같은 내용의 성명에서 언론 보도 5대 지침을 설정하고 “이라크 내에서 활동중인 다른 모든 언론매체들도 취재를 계속하려면 보도지침을 준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5대 지침은 ▲개인과 단체에 대한 폭력선동 금지 ▲무질서 조장 금지 ▲이라크 당국이나 공직자에 대한 폭력 선동 금지 ▲바트당 부활을 옹호하거나 바트당의 입장을 직간접적으로 대변하는 발표문 보도 금지 ▲분파간 폭력이나 종교 인종간 폭력 선동 금지 등이다.

알 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과도통치위는 성명을 통해 “이러한 규칙을 어기는 것은 민주주의와 이라크의 안정에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모든 언론매체들이 규정을 준수하는지를 철저히 감독하겠으며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사전 경고없이 추가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과도통치위를 지원하고 있는 미군 군정의 폴 브레머 최고행정관도 “언론의 자유는 중요하지만 폭력을 선동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며 과도통치위의 결정에 동조했다.

***영국 의원 “보도제한 조치는 국제적 웃음거리”**

그러나 영국의 이라크 전문가인 조지 갤러웨이 의원은 알 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조치는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명분 하에 이라크를 해방하고 독재를 종식하겠다는 서구의 엄청난 거짓말을 더욱 확실하게 해주는 것”이라면서 “알-자지라와 알-아라비야는 뉴스를 보도할 권리가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지난 80년대 영국의 총리가 아일랜드공화국군(IRA)에게 모든 매체의 접촉을 금지하려고 했으나 웃음거리만 됐다”면서 “보도제한조치는 점령군에게 결국 화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다른 모든 언론기관들은 이번 조치에 대해 격렬하게 항의해야 한다”면서 “오늘은 알-자지라와 알-아라비야지만 내일은 그들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경없는기자회(RSF)는 "테러조직에 대해 보도하는 매체가 폭력을 선동한 죄를 짓는 것이 아니다"면서 "이들은 정보를 전달하는 직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테러리즘이라는 중요한 사실에 대해 언론의 관점으로 다루고 있는 것"이라고 양 방송국을 옹호했다.

언론인보호위원회(CPJ)도 "보도 매체를 처벌하는 것은 이라크 당국이 부정적인 뉴스를 어떻게 취급할 것이냐에 대한 중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면서 “과도통치위원회는 비판적인 언론을 제재하기보다는 정직하고 자유로운 언론을 권장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알 자지라 방송은 "이번 조치로 희생된 것은 진실과 언론자유"라면서 "그러나 알 자지라의 시청자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랍 민중들에게 위원회의 입장이 신속하게 전달되기 어렵게 되기 때문에 가장 큰 희생자는 과도통치 위원회 자신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알-아라비야 방송도 “이라크에서 벌어지는 모든 상황을 가능한 한 객관적으로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이라크 사회 구성원들에게 열린 공간을 제공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이번 조치에 항의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96년 카타르에 설립됐으며 알-아라비야 방송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 직전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두바이에 본사를 두고 활동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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