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아산이 자사주 공모를 갖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이르면 다음달부터 개성 관광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북한 측도 금강산 사업 활성화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고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의장 사후 주춤했던 남북경협이 활성화될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아산, “자사주 공모 통해 국민기업으로 새롭게 출발”**
현대아산은 8일 서울 계동 현대주택문화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아산 주식공모를 실시하면서>라는 성명서를 발표, “이달 말까지 자사주 8백90만5천주 가운데 4.27%인 38만여 주를 주당 5천원에 일반에 공모한다”고 밝혔다.
지난 6일 금강산 해금강호텔에서 열린 ‘남북경협 지속적 발전을 위한 워크숍’에서도 ‘현대아산 주식갖기 운동’에 부응하는 뜻에서 현대아산 자사주 주식을 내놓을 것이라는 방침을 밝힌 바 있는 김윤규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선 소액공모방식으로 모을 수 있는 금액이 최대 20억원이어서 일단 19억원 규모로 실시하고 향후 법적인 준비를 거쳐 대규모 공모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하며 “이번 공모를 통해 현대아산은 국민기업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계기가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김 사장은 “북측도 현대아산 주식갖기 운동에 대해 적극적인 이해와 지지를 보냈다”면서 “북측은 ‘도울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주식공모는 일반인은 10주, 학생은 2주를 기본 단위로 현대아산 홈페이지나 전화 및 팩스로 청약이 가능하다.
***“10월 중 개성공단 착공과 함께 당일 개성관광 시작”**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대아산측은 또 지난 6~7일 방북한 김윤규 사장이 북측과 합의한 결과도 발표했다.
현대아산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우선 이르면 10월 개성 관광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개성에 1만평 규모의 시범공단을 10월중 본격적으로 착공해 6개월 내 공장을 가동할 예정인데 건설공사가 시작되면 바로 개성관광을 시작하기로 북한 측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개성 관광은 숙박시설 등 문제로 당분간 ‘남대문-선죽교-고려역사박물관(성균관)-자남산여관-왕건왕릉’의 당일 관광코스로 운영될 것”이라면서 김 사장은 “1차로 5백명 단위로 시작해 점진적으로 1천명 단위의 관광여행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 사장은 “10월 중 착공되는 개성 시범공단에 참여할 4~5개 업체가 거의 선정됐다”면서 “이 사업을 위한 인프라는 자체적으로 해결할 것이며 앞으로 추진되는 개성공단 인프라는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현대아산은 개성 특구관련 북한 측과 지구 내에 36홀 규모(60만평)의 골프장 건설을 곧 착공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북측, 금강산 사업 참여에 적극적 -북 노동력 제공, 관광코스 확대”**
한편 현대아산이 이번에 북한 측과 합의한 내용 가운데 금강산 사업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북한 측의 사업 참여도 포함돼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북측은 금강산 관광 사업 지구 내에 ‘식당과 숙소 운영 등 다양한 봉사를 제공’키로 하고 수산물, 특산물, 공예품 등을 공급하며 입주해 있는 남측 업체나 새로 시작되는 사업에 충분한 노동력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현대아산측은 밝혔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이와 관련 “북측은 금강산 주민 3만 여명과 개성공단지역 12만 여명 주민 이외에도 필요하면 충분한 노동력을 1.5배까지 제공하기로 하고 현대아산측이 직접 노동자를 선발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개인 업체별로 임금이외에 제공하는 비용은 다르겠지만 기본적으로 임금은 사회보험료 포함 65달러로 잠정 정해져 상당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이틀에 한번 실시되는 육로관광도 금강산 여관과 김정숙 휴양소 등 숙소가 준비되는 대로 매일 실시하기로 합의”했으며 원산 항로관광과 내금강, 총석정, 원산으로의 관광코스 등은 빠른 시일 내에 이루어지도록 요청할 방침이라고 현대아산측은 밝혔다.
이 밖에 ▲온정리 눈썰매장과 스키 강습장 연내 개장 ▲ 북측 최고 귀빈용 숙소인 5만평 규모의 ‘금강산초대소’ 현대아산 인수 원칙합의 ▲북측 교예단 및 예술단의 남측 전국 순회공연 실시 ▲북의 국보급 미술품 서울 전시회 개최 ▲고성항의 구 출입국사무소 회센타 운영 ▲북측 회사(백호) 금강산에 옥류관 건설 운영 등에 합의했다고 현대아산은 밝혔다.
현대아산은 이어 오는 11월 18일 관광 5주년을 기념해 육로를 통한 마라톤과 국제모토싸이클경주, 자동차 경주 및 분계선 도보행진 등을 북측에 제안하고 북한은 긍정적으로 검토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윤규 사장은 “10월 2일부터 5일까지 평양 정주영 체육관 개관식이 평양에서 열리며 이때 남녀 통일농구대회와 남북 합동축하공연을 실시하기로 합의해 1천명 이상이 육로로 개성을 거쳐 평양을 방문하게 된다”면서 이후 “남북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이 체육관은 남측 및 국제 주요경기를 유치해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12월 말까지 추진키로 하고 진행 중인 남북철도 연결이 마무리되면 철도 관광도 추진할 계획도 가지고 있음을 김 사장은 밝히면서 “89년 의정서를 존중하여 금강산과 개성을 발판으로 남과 북이 힘을 합해 시베리아에 공동 진출하여 가스와 같은 천연자원을 개발하여 가스관을 이용 들여오는 사업과 유라시아까지 진출하여 민족의 우수성을 떨쳐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날 현대아산이 발표한 <현대아산 주식공모를 실시하면서> 전문이다.
***현대아산 주식공모를 실시하면서**
***이제 눈물을 닦으며**
이제 눈물을 닦으며 당사의 금강산관광사업과 개성공단사업 등 남북경협사업에 기울여 주시는 국민적 관심과 성원에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십오 년 전에 故정주영 명예회장께서는 나무 한그루를 심었습니다. 1989년입니다. 이 나무는 비바람과 눈비에도 굴하지 않고 통일 기반조성과 남북화해협력의 큰나무가 되었습니다. 그 첫 열매가 바로 금강산관광사업과 개성공단사업입니다.
그 나무 옆에서 故정주영 명예회장께서는, 본인에게 말씀 하셨습니다.
우리나라가 21세기 무한 경쟁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유라시아 대륙으로 뻗어나가야 한다, 분단의 허리를 열어 남북이 함께 손을 잡아야 한다, 남과 북이 서로 힘을 합하여 세계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키워 나가야 한다, 열사의 나라 중동에서 일으킨 신화를 이제는 석유․가스 등 천연자원이 풍부한 시베리아, 유럽까지 이어가는 배달민족의 저력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하시며,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남북이 경제협력을 활성화시키고 이를 통한 남북간 화해협력과 통일기반을 조성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최근에는 정주영 명예회장의 염원사업을 승계하여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던 정몽헌 회장께서 저에게 “모든 남북경협 사업을 강력히 추진해 달라“는 유서를 남기고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시어 저는 주체할 수 없는 슬픔과 함께 비통함에 슬픈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제 가신 두 분과 우리 국민들 앞에 이 사업을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떠안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슬픔의 눈물자국을 닦아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반드시 개성공단사업과 금강산 관광사업을 성공시켜 그 은혜를 보답하려 합니다. 가는 길이 아무리 힘들어도, 칠천만 민족의 저력과 힘으로 이제 이 역사적인 사업을, 국민기업 [현대아산]으로서 출발하고자 합니다.
***한반도 강한민족(强韓民族)**
금강산 육로관광사업이 뚫렸습니다. 개성 공단 사업이 새롭게 문을 열었습니다.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대내외적 환경이 진전되고, 4대 남북경협합의서 발효로 대북 투자보호와 이중과세 방지, 청산결제, 분쟁해결 등이 당국 차원에서 법적․제도적으로 보장되고, 금강산과 개성이 특구로 지정되어 통행, 통신, 화폐유통과 자유로운 기업 활동이 법적으로 보장을 받게 되었습니다.
특히 50년간 단절되었던 남북간 철도 ․ 본 도로의 역사적인 연결이 눈앞에 다가옴으로서 이제 아시아의 동쪽에 섬처럼 존재했던 분단의 우리나라는 드디어 유라시아 대륙과 연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들어가는 이 길은 비단 개성 공단과 금강산으로 가는 길만이 아니라, 시베리아의 자원이 들어오는 문이요, 유라시아로 향해가는 물류유통의 동맥으로 뻗어나갈 문입니다.
중동 열사의 모래바람에서도 국운 흥륭의 기틀을 잡은 강인한 우리 민족이, 이제 유라시아와 시베리아로 향한 전진을 계속하여야 합니다. 남쪽의 기술과 자본, 북쪽의 노동력을 결합하여 대륙을 향하여 '한반도 강한민족(强韓民族)' 의 기치를 올리며 세계사의 복판으로 나서려고 합니다. 열악한 시베리아 동토를 누가 개발할 수 있겠습니까.
***민족기업 현대아산으로 자리매김**
이에 저희는 가장 첫 결심으로 이제 이 귀중한 민족 앞에 소임을 활짝 열어 국민기업 [현대아산]으로 자리 매김하려고 합니다. 민족의 중심에 새롭게 현대 아산을 세우겠습니다. 그동안 많은 시민단체, 경제단체, 사회단체, 종교단체, 정치단체, 학계, 언론, 학생, 네티즌에 이르기까지 현대아산 주식갖기운동, 금강산가기운동 등 다양한 캠페인 등을 통해 각계각층에서 보내주신 관심과 사랑을 모두 보듬어 안고 국민기업으로 출발을 결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우선 법적 기준과 절차에 따라 당사가 보유한 주식을 희망자들에게 공개 매각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지금 금강산관광사업은 9월 1일부터 육로관광이 본격적으로 실시되고, 관광코스 확대 및 관광시설투자 증가와 북측주민들의 적극적인 사업 참여로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으며, 개성공단에는 이미 1,000여개 이상의 업체가 입주를 신청하는 등 모든 사업이 수익성 있는 사업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제 현대아산은 온 국민의 기업으로 거듭나서 남북경협사업의 상징인 금강산관광사업과 개성공단사업, 그리고 당사가 사업권을 확보한 북측의 전력, 통신, 철도, 댐 및 수자원 개발 등과 같은 SOC사업과 명승지 개발 등 여러 사업을 수익성 있는 성공적인 남북경협사업의 모델로 만들어 7,000만 겨레 모두가 그 결실을 함께 나눌 수 있고, 나아가서는 우리 경제가 시베리아로 유라시아로 뻗어나가는데 든든한 디딤돌을 만들 것을 굳게 약속드립니다.
***칠천만 그루의 민족동산을 출발하며**
모두 힘을 합합시다. 함께 꽃을 피웁시다. 칠천만 겨레가 모두 힘을 합해서 통일의 푸른 나무를 심읍시다. 분단 오십 여년, 이 강산에 이제 평화와 번영을 희망하는 칠천만 민족의 모두의 이름으로, 한 그루 나무(유실수)를 심읍시다.
국내외의 모든 기업, 단체, 개인들의 적극적인 나무심기에 참여를 바라며, 온 민족 주식갖기운동에 참여하시는 분들은 그 귀한 이름을 한그루 한 그루에 새겨 금강산과 개성에 자리잡을 '한반도 강한민족(强韓民族)'[의 ‘평화민족동산’에 유실수를 심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우리들의 자손에게 그 열매를 따게 합시다. 현대아산의 국민 주식을 가짐으로서 그 이름이 통일로 가는 역사에 모두 기록되어 자자손손 길이 남겨지도록 하겠습니다. 칠천만 그루에 이름을 새기며, 국민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03년 9월 8일
현대아산주식회사
대표이사 사장 김윤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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