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에서 6자회담 관련 마지막 날 일정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9일 베이징에서 열리고 있는 6자회담 첫날 비공개로 개진됐던 각국의 기조연설 내용을 보도했다. 북한은 특히 이날 보도를 통해 북한이 미국 등 회담참가국들에게 전한 '4단계 동시행동원칙'을 공개해, 북한이 세계여론을 상대로 본격적 여론몰이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김영일, "조선반도 비핵화는 우리의 목표"**
통신 보도에 따르면, 북한 김영일 외무성 부상은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우리의 총적(총체적) 목표며 그를 실현하자는 것이 일관된 입장이며 전체 조선 민족의 갈망"이라면서 비핵화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그는 또 "핵문제 해결의 선결조건은 미국이 대북한 적대시 정책을 근원적으로 바꾸는 것이며 부시 행정부의 압력에 대한 자위적 정당방위수단으로 핵억제력를 가져야 한다는 판단을 했다"고 밝히면서 "(그러나)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 바뀌고 북한을 위협하지 않는다면 북한도 핵계획을 포기할 수 있다"며 회담에 임하는 북한의 전략을 내비쳤다.
김영일 부상은 아울러 "2002년 10월 켈리 특사가 아무 증거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북한이 우라늄 농축계획을 몰래 추진하고 있다고 걸고 들었다"면서 "북한은 현재 아무 농축 우라늄 비밀계획이 없다"고 주장했다.
***4단계 동시행동원칙**
그는 이어 북핵 문제와 대북안전보장과 관련 북미 간 우려사항 해소를 위해 4단계 '동시행동원칙'을 밝혔다.
북한측이 밝힌 동시행동원칙은 ▲미국은 중유제공을 재개하고 인동주의 식량지원을 대폭 확대, 북한은 핵계획 포기의사를 선포 ▲미국이 불가침조약을 체결하고 전력손실을 보상하는 시점에 ,북한은 핵시설과 핵물질 동결 및 감시사찰을 허용 ▲북미, 묵일 외교관계가 수립되는 동시에 북한은 미사일 문제를 타결 ▲경수로가 완공되는 시점에 북한은 핵시설을 해체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북한의 4단계 동시행동원칙은 29일 오전까지 미국정부가 "전달받은 바 없다"고 부인해온 내용이어서, 북한의 이번 기조연설 내용 공개가 북측 요구의 타당성을 세계여론에 호소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미국, "핵외에 인권, 마약, 위조화폐, 납치 등도 대화조건"**
조선중앙통신은 북한의 기조연설 내용을 전한 데 이어 미국, 중국, 러시아, 한국, 일본의 기조연설 요지도 보도했다.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차관보는 "미국의 목표는 북한의 핵무기 계획을 가시적인 검증에 의해 완전하게 불가역적으로 제거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북한이 핵무기 계획을 완전히 포기해야만 안전담보와 정치경제적 보상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혀 선핵포기를 주장해온 미국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아울러 켈리 차관보는 "북한이 핵계획을 포기한 다음에야 관계정상화를 목표로 한 미사일, 상용무력, 위조화폐, 마약거래, 테러, 인권, 납치 등의 문제등에 대한 북미 쌍무대화를 할 수 있다"고 밝혀 북핵문제뿐만 아니라 다른 문제까지 포괄적으로 거론한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 "북측 요구는 긍정적이며 정당한 것"**
중국 대표단 단장인 왕이 외교부 부부장은 기조연설에서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여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북한측이 제기한 불가침조약 체결, 미국과의 평화적 공존 및 관계정상화, 다른 나라들과의 경제 무역관계 수립 요구는 긍정적이며 건설적이며 정당하고 합리적인 것"이라고 발언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어 왕이 부부장은 "불가침 조약 체결문제는 북미 직접대화를 통해 해결돼야 한다"는 점을 밝히고 한반도의 비핵화는 남북의 근본이익과 동북아시아 안정수호에 유리하다"고 주장했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통신은 또 러시아측 기조발언을 전했는데 로슈코프 러시아측 대표는 "한반도에서 긴장격화를 해소시키기 위한 긴급대책이 필요하다"면서 "상호 조치들을 일괄적으로 작성하여 <노정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통신은 한국측이 "우리는 6.15 남북 공동선언을 성실히 이행할 것이며 동포애적, 인도주의적인 견지에서 북한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하면서, 통신은 "한국은 핵문제는 포괄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동시행동순서를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이어 통신은 일본 야부타까 미토지 외무성 국장의 기조연설을 전하면서 "일본은 핵문제와 함께 미사일 및 납치문제까지 거론했다"고 전했다.
다음은 중앙통신이 보도한 북측 수석대표 김영일 외무성 부상의 기조발언 요지다.
***김영일 부상 기조발언 요지**
조.미 사이의 핵문제 해결과 관련한 원칙적 입장을 밝히려 한다.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우리의 총적 목표이다. 핵무기 그 자체를 가지고 있자는 것이 우리의 목표가 아니다, 조선반도 비핵화는 우리의 발기이고 그를 실현하자는 것은 일관한 입장이며 전체 조선민족의 갈망이다.
미국이 이를 가로 막고 있다, 조.미 사이의 핵문제가 대화를 통하여 평화적으로 해결되자면 미국이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근원적으로 바꾸어야 한다,이것은 핵문제 해결의 기본열쇠이며 선결조건이다,
부쉬(부시)행정부는 우리 나라를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핵선제 공격'명단에 포함시켰고 핵무기 사용기도를 노골화하고 있다, 우리는 부쉬행정부가 힘으로 우리 제도를 압살하려 한다는 판단을 내리게 되었다, 이로부터 우리는 강력한 억제력을 가져야만 하겠다는 결심을 내리었다, 우리의 핵억제력은 무턱대고 그 누구를 공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자주권을 지키기 위한 철두철미 자위적인 정당방위수단이다.
미국이 우리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바꾸고 우리를 위협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핵계획을 포기할 수 있다, 미국이 우리를 적대시 하지 않는다는 판단의 기준은 조.미 사이에 불가침조약이 체결되고 조.미 외교관계가 수립되며 미국이 우리와 다른 나라들 사이의 경제거래를 방해하지 않는 때로 볼 수 있다, 우리가 요구하는 불가침조약은 그 무슨 `안전담보'가 아니라 법적 구속력 있는 호상 공격하지 않는다는 불가침조약을 체결하는 것이다.
미국은 기본합의문 이행을 중단시킨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우리는 조.미 기본합의문 채택 이후 핵시설 동결의무를 완벽하게 준수하였다, 2002년 10월 켈리는 부쉬대통령의 특사로 우리 나라에 와서 구체적인 `증거'도 제시하지 못하고 동양풍습을 무시하고 강박적인 언행을 하면서 무턱대고 우리가 기본합의문을 위반하고 우라니움(우라늄) 농축계획을 몰래 추진시키고 있다고 걸고 들었다.
이에 대해 우리는 그 어떤 비밀핵계획도 없다는 것을 명백히 하고 우리는 농축우라니움보다 더한 것도 가지게 되어 있다. 우리에게는 일심단결을 비롯하여 강한 무기가 있다. 켈리의 방문이후 미국은 우리가 비밀핵계획을 인정하였다고 사실을 오도하면서 2002년 11월부터 중유공급을 일방적으로 중단하였다. 미국의 이러한 일방적인 의무태공으로 하여 1994년 10월에 체결된 조.미 기본합의문은 백지화되었다고 하였다.
우리는 조.미 사이의 핵문제 해결을 위한 조치들을 동시행동으로 맞물려 이행해야 한다는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 동시행동은 조선반도 비핵화의 현실적 방도이다. 동시행동을 반대하는 것은 조선반도 비핵화를 거부하는 것이며 나아가서 우리를 무장해제시켜 먹자는 것으로밖에 달리볼 수 없을 것이다. `조기사찰'은 어떤 경우에도 절대로 허용할 수 없다고 하면서 일괄타결도식과 동시행동순서를 밝히었다.
일괄타결도식은 미국은 조.미 불가침조약을 체결하며, 조.미 외교관계를 수립하며, 조.일, 북남 경제협력실현을 담보하며, 경수로 제공지연으로 인한 전력손실을 보상하고 경수로를 완공하며, 조선은 그대신 핵무기를 만들지 않고 그에 대한 사찰을 허용하며, 핵시설을 궁극적으로 해체하며, 미싸일 시험발사를 보류하고 수출을 중지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동시행동순서는 미국이 중유제공을 재개하고 인도주의 식량지원을 대폭 확대하는 동시에 조선은 핵계획 포기의사를 선포하며 미국이 불가침조약을 체결하고, 전력손실을 보상하는 시점에서 조선은 핵시설과 핵물질 동결 및 감시사찰을 허용하며, 조.미, 조.일 외교관계가 수립되는 동시에 조선은 미싸일문제를 타결하며,경수로가 완공되는 시점에서 조선은 핵시설을 해체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상과 같이 조.미 사이의 핵문제 해결을 위한 원칙적 입장을 밝힌며 이번 6자회담을 결실 있게 끝내려는 염원으로부터 제안한다. 첫째로, 우리와 미국이 서로의 우려를 해결하겠다는 의사를 명백히 밝히자는 것이다. 미국이 대조선 적대시 정책 포기의사를 밝히면 우리도 핵계획 포기의사를 밝힐 수 있다.
둘째로, 조.미 사이의 핵문제 해결에서 나서는 조치들을 동시행동에 맞물려 이행해 나간다는 원칙에 합의하자는 것이다. 이번 회담에서 우리의 타당한 제안이 외면된다면 미국이 `선 핵포기'만을 구태의연하게 고집하면서 시간을 끌다가 적당한 기회에 우리를 무력으로 압살하려는 기도를 버리지 않겠다는 것으로밖에 달리 판단할 수 없게될 것이다. 이러한 경우 우리도 핵억제력을 포기할 수 없으며 강화하지 않을 수 없게될 것이다. 핵문제의 해결여부는 미국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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