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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폭염사망자 1만명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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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폭염사망자 1만명 돌파

휴가 즐기다 온 시라크 대통령 코너에 몰려

프랑스에서는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1만 명이 넘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시라크 대통령을 비롯한 우파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2주간의 폭염으로 유례없는 사망자가 발생하는 동안 해외에서 휴가를 즐기다 돌아온 대통령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험악한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 노인담당 장관, "폭염으로 노인층 사망"**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지는 21일(현지시간) 위베르 팔코 노인담당 장관이 국무회의를 마친뒤 자사와 가진 인터뷰에서 "지난 2주동안의 폭염은 85세 이상의 노인을 비롯해 고령인구에게는 치명적이었고 프랑스는 여타 선진국처럼 노인층에 대해 잘못된 정책을 펴고 있으며 이로 인한 사망자가 1만명에 이를 수도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수치는 지난 19일 "이달 중 사망자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만3천여명 늘어났다"는 장의사 업체의 추산에 맞먹는다.

이와 같은 추정치는 지난 17일 장-프랑수아 마테이 보건장관이 제기한 5천명 사망설에 두배에 이르는 것으로 급기야 장-피에르 라파랭 총리는 "사망자 추정에 신중을 기할 것"을 장의업계와 응급구조대 등에 요청했다.

한편 유럽 전역에서도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수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네덜란드에서는 5백명에서 1천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포루투칼 보건부는 1천3백명이상이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정확한 집계치 발표를 거부하고 있으나 몇몇 도시 사망자수를 지난해와 비교한 AP 통신에 따르면 4백명 이상이 지난해에 비해 더 많이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폭염에도 불구 3주 휴가 즐긴 시라크 대통령, 여론의 십자포화 **

지난 해 봄 반극우 바람을 통해 재집권에 성공한 이후 연금개혁반대 파업, 문화예술계 비정규직 파업, 산불 등에도 불구하고 대미독자외교 등으로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높은 지지율을 받았던 시라크 대통령에게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 소식은 최대 위기로 다가 오고 있다.

일간지 르 파리지앵이 여론조사기관인 CSA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국민가운데 51%는 "이번 사태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부적절했다"며 정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프랑스가 지난 2주간 폭염으로 허덕이고 있는 가운데 캐나다에서 여름 휴가를 즐기며 이번 사태에 대해 단 한번도 언급하지 않으면서 사태수습에 나서지 않은 시라크 대통령에 대해 많은 국민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이 기간 동안 보좌관이 "대통령은 이번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한 게 대통령의 폭염에 대한 유일한 반응이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시라크 대통령의 행태를 리오넬 조스팽 전 총리와 비교하기도 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조스팽 전 총리는 1999년 프랑스가 태풍으로 큰 피해를 입자 이집트의 휴가를 취소하고 돌아온 적이 있다.

이러한 비판여론에 결국 시라크 대통령은 21일 라디오와 TV로 생중계된 대국민 연설을 통해 처음으로 "보건시스템의 오류를 시정하는데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 하겠다"고 밝혔다. '피해 예장이나 경보 시스템, ,긴급 의료체계 개선, 고령자 구제책 등에 대해서 새로운 법안'을 10월 국회에 제출할 방침을 밝힌 것이다.

언론과 야당의 비판에 직면해 더 이상 버티지 못한 시라크 대통령은 이어 구체적인 사망 규모를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폭염이 "많은 희생자를 초래했다"고 밝혀 인명피해가 적지 않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그는 보건장관과 총리 등의 사임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대해서는 거부하면서 이번 피해는 "노인들을 집에 홀로 남겨둔" 프랑스 국민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프랑스 사회를 비판했다. 국무회의를 마친뒤 그는 "많은 연약한 사람들이 홀로 집에서 죽어갔다. 지금은 숙고와 연대, 행동의 시간"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비판의 목소리가 수그러들지는 않고 있다.

전 교육부 장관이자 사회당 소속인 자끄 랑 의원은 르파리지앵과의 인터뷰에서 "프랑스를 고통스럽게 한 것은 우리 지도자가 도덕적, 인간적, 정서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느낌"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사회당의 프랑스와 홀랑드 의원도 "시라크의 뒤늦은 발표가 정부의 책임을 모면하게 해줄 수는 없다"고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수적 성향의 르 피가로지도 "시라크, 놀라울 정도로 긴 침묵"이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또한 극우파인 장-마리 르펜 국민전선 당수도 성명을 내고 시라크 대통령이 "폭염으로 고통받는 국민에게 동정이나 유감을 표명하지 않았으며 그는 국민의 불행보다 외국인의 불행에 더 관심이 많다"고 비판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바그다드소재 유엔본부가 테러를 당하자 즉각 성명을 내 유감을 표시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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