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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기상이변에도 美, "교토의정서 나는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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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기상이변에도 美, "교토의정서 나는 몰라"

환경보호청장 새로 임명, 교토의정서 가입 안할듯

세계 각국에서 기상이변에 가까운 뜨거운 날씨로 매일 사망자가 속출하고 화재가 발생하는 등 지구촌이 열병을 앓고 있다. 이러한 폭염에 따른 가뭄 등으로 경제적 피해도 확산일로에 놓여 있는데 기상학자들은 지구 온난화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기상학자들은 또한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서는 교토의정서 발효가 시급할 뿐만 아니라 이제는 교토의정서 수준의 규제로도 모자란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교토의정서 비준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미국이 국내외 비판에도 불구하고 환경주무부서인 환경보호청에 친기업적인 인물을 새로 기용함으로써 여전히 교토의정서 가입은 요원해 보인다.

***신임 레빗 환경보호청장, 휘트먼 전 청장과 달리 친기업 성향**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크리스턴 토드 휘트먼 청장이 사퇴한 이후 공석이었던 환경보호청(EPA) 청장에 마이크 레빗 유타주 주지사를 새로 임명했다고 AP 등 외신이 보도했다.

유타주 주지사를 3번 역임한 레빗 신임 환경보호청장은 "극단에 치우치면 발전은 없으며 중간에서 타협점을 찾아야만 위대한 진보가 가능하다"면서 "자신은 환경개선을 위한 부시 대통령의 과학기술적 접근방식에 동의하며 환경문제와 함께 세계경제 속에는 경제적 필요불가결한 문제가 있다는 것도 인정한다"고 밝혔다.

상원 인준을 통과하면 정식으로 임명되는 레빗 주지사에 대해서 공화당원과 기업들은 반기는 반면 민주당원이나 환경론자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는 주지사 시절 그의 정책과 연관되는데 신임 레빗 청장은 국가 환경규제 완화를 주창해온 인물로 환경론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솔트레이크 인근습지를 관통하는 고속도로 확장을 주장해 오기도 했다.

전 휘트먼 청장과는 다른 레빗 신임 청장의 성향에 따라 볼 때 미국의 교토의정서 가입은 더욱 요원해 보인다. 전 휘트먼 청장은 에너지 개발에 우선순위를 두어오는 백악관 및 다른 행정부 관료들과의 마찰로 지난 5월 사임했으며 그동안 부시 대통령의 환경에 대한 무관심 및 무대책에 항의해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신임 청장 임명과 함께 부시 대통령은 이날 "산불예방 강화를 위해 간벌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시 대통령은 자연상태로 삼림을 보존하는 것을 골자로 한 지난 30년간 지속된 미국 정책과는 달리 산불 예방을 위해 덤불과 잡목을 선택적으로 벌목해야 한다는 정책을 지지하고 있다.

한편 민주당 대선주자인 리버먼 상원의원은 뉴햄프셔에서 행한 연설에서 "부시 대통령은 미 역사상 환경문제에 있어서 최악의 대통령"이라고 비난하면서 "지구온난화에 관련된 교토의정서를 거부한 부시의 결정은 환경부문의 실수일 뿐만 아니라 국제관계까지도 해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리버먼 의원은 이어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는 미국은 이 문제를 다루는 국제적 노력을 지지해야 하며 지구 온난화로 입는 피해를 생각하면 일정한 제한은 미국경제에도 도움이 된다."며 교토의정서보다는 약하지만 일정한 제한을 두는 수정안을 미 의회에 제출했다.

***"이제는 교토의정서 준수만으로는 기상이변 막기 힘들어"**

미국 정부는 교토의정서에 대해 이처럼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이나 여러 나라 기상학자들은 "최근의 기상이변에 따른 폭염 및 가뭄의 원인은 바로 지구 온난화"라고 지적하면서 교토의정서 비준을 촉구하고 더 나아가 "보다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호주정부의 CSIRO 연구센타의 그레임 피어먼 선임연구원은 지난 4일 "전 세계 기후악화를 막기 위해선 적어도 현재의 70%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줄어들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2050년까지 세계인구는 20억명이 증가될 가능성이 커 시급한 대책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영국 공공정책연구소(IPPR)도 "최근 기후변화가 초기 예상보다 심각하게 악화되어 교토의정서 규제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이를 넘어서는 다음 단계의 조치들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세계 최대 오염원인 미국이 이 문제를 심각하게 간주하도록 설득하지 못하면 문제는 계속될 것 같다"고 지적했다.

1997년 체결된 교토의정서는 2008-2012년 사이에 의무이행대상국들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990년 수준보다 평균 5.2% 감축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의무이행대상국들 가운데 미국과 호주는 자율규제 하겠다고 나와 교토의정서 발효 전망이 어두웠으나 최근 러시아가 비준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발효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폭염, 가뭄, 사망자 속출, 가축집단 폐사**

여러 기상학자들의 우려를 사고 있는 최근의 기상이변은 실제로 매일 사상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영국과 독일 ,프랑스 등 주요 유럽 국가들의 하루최고기온 기록이 매일 깨지고 있는 가운데 폭염으로 사망자가 속출하고 산불이 발생하는 등 유럽은 최악의 여름을 보내고 있으며 가축 집단폐사와 농작물 피해 등으로 경제적 피해규모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에서는 폭염으로 최소한 50명이 숨졌으며 파리에선 10-11일 밤 25.5도를 기록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고 프랑스 기상센터가 전했다. 또한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는 산불피해가 극심해 주민들이 소개되고 있으며 낮최고기온이 최고 40도를 오르내리고 있다.

이처럼 폭염이 전 유럽을 휩쓸면서 프랑스 등에서는 수십만마리의 닭들이 집단폐사하고 각종 작물이 말라죽는 등 유럽의 농민들이 폭염과 그로 인한 가뭄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

기상관계자들은 이번 주 중 기온이 일부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지만 폭염과 가뭄으로 인한 피해규모가 막심해 상당기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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