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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대한민국에서 신분제도가 부활했냐"

공인중개사들, 최재덕 차관 실언에 연일 총공세

"저희들이 현재 공사 사장이라든가 산하기관장을 선발할 때 흔히 공모제를 운영합니다만 이 공모제의 맹점은 공모를 했다가 가령 떨어졌을 경우에 창피하다, 창피를 느낄만한 그런 인사는 일단 신청을 꺼립니다. 대신에 밑져야 본전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어떤 자리에 공모했다는 자체만 가지고도 뜻이 있는 것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신청을 한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저희들 부처의 개방직으로 있는 토지국장을 공모했더니 공인중개사, 복덕방을 하는 사람들도 신청을 좀 했습니다."

지난 2일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노무현 대통령, 고건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참여정부 제2차 국정토론회에서 건설교통부 최재덕 차관이 정부의 인사운영개선방안에 관한 토론 결과를 발표하면서 한 발언이다.

공인중개사들의 분노를 자아내기 충분한 실언이었다. 지난 5월 정부의 부동산 투기 억제 지침에 따라 국세청이 공인중개업소마다 입회조사를 하자, "공인공개사가 힘이 없다고 이러기냐. 고위공직자 부동산투기 사례를 공개하겠다"면서 강하게 반발할 정도로 가뜩이나 피해의식이 컸던 대한공인중개사협회가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

***"언제 대한민국에서 신분제도가 부활했나"**

최 차관의 발언이 알려지자 즉각 대한공인중개사협회는 최 차관의 자진사퇴를 촉구한 데 이어, 8일에는 한 중앙일간지에 최 차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5단통 광고를 게재하기에 이르렀다. 당황한 최 차관이 7일 협회에 "토론 과정에서 부적절한 사례를 언급하여 결과적으로 공인중개사 및 중개업 종사자의 마음을 상하게 한 점에 대해 죄송하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보냈으며 별무소득이었다.

협회는 이 광고에서 최 차관이 자진사퇴하지 않을 경우 곧바로 공인중개사(약 15만명)와 그 가족 등 약 1백만명을 대상으로 최 차관 사퇴촉구 서명운동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협회는 또 "15만 공인중개사들을 더욱 분노케하는 것은 최 차관의 망언을 듣고도 이에 대한 제재는 커녕 노무현 대통령, 고건 국무총리 이하 여러 국무위원들 역시 조소섞인 표정을 짓는 등 국정 토론장답지 못한 분위기였다"며 "공인중개사 출신이라 하여 토지국장의 적임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은 너무도 편협한 편견이며 또한 고위공직자 스스로 대중 앞에 직업의 귀천을 따지는 행위는 전 국민을 우롱하는 행위라고밖에는 볼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이어 "이번 공인중개사 모독 발언은 국가의 지도자급 고위 공직자가 앞장서 특정 직종을 비하하고 직업의 귀천을 따지는 등 공직자 윤리의식의 부재를 고스란히 드러냈다"며 "능력 있는 자를 우대하고 공정경쟁하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참여정부의 국정목표는 이미 실종되었단 말이냐"고 반문했다.

협회는 또 "공인중개사가 그렇게 하찮은 존재라면 공인중개사를 1년에도 몇 만명씩 과다배출해야 할 필요가 어디 있겠냐"며 "정부정책이 자율경쟁의 원칙과 실업 해소대책이라는 미명하에 시험수수료를 챙기기 위한 수단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만약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사퇴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전 국민을 대상으로 대대적으로 전개해 나감은 물론 대규모 집회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끝까지 투쟁할 것을 밝히는 바"라고 말해, 앞으로도 상당 기간 파문이 계속될 것임을 예고했다.

공직자의 '경망한 입'이 자초한 불협화음이다. 공직자는 입을 조심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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