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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흥노조, 행장 선임에 반발 또 '점거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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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흥노조, 행장 선임에 반발 또 '점거농성'

노조 "최동수는 정통 조흥맨 아니다" , 신한 "위성복 사단 원하냐"

신한은행과의 합병에 강력한 파업으로 맞섰던 조흥은행 노조가 합병 유예기간인 향후 3년간 조흥은행을 이끌 행장 및 이사회 의장 선임에 반발, 다시 들고 일어섰다.

신한금융지주측은 그러나 이같은 노조의 반발이 경영권 침해인 동시에, 이른바 '위성복 사단'을 고수하겠다는 집단이기주의의 발현으로 판단하며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다크호스' 최동수 전 부행장 전격 발탁**

조흥은행 행장추천위원회는 6일 전체회의를 열어 만장일치로 최동수 전 조흥은행 부행장(57)을 신임 행장후보로 단독추천해 사실상 내정한 데 이어, 7일 오후 임시이사회를 열어 사의를 표명한 위성복 이사회 의장의 후임에 이인호 전 신한은행장을 내정키로 했다.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였던 이강륭 전 부행장은 인화력등이 강점이나 나이가 많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적됐고, 홍칠선 행장직대는 행내외에서 '위성복 맨'으로 알려져 있어 일찌감치 후보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에 일반의 예상을 깨고 신임행장에 내정된 '다크호스' 최동수 전 부행장은 체이스맨해튼은행과 LG종합금융 등을 거친 금융전문가로, 조흥은행 색채가 가장 약하면서도 과거 조흥은행 이미지를 없앨 수 있는 개혁적 인사라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부행장은 46년 서울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 체이스맨하탄은행과 LG종합금융 등을 거쳐, 정부가 조흥은행에 공적자금을 투입하면서 조흥은행의 구태적 여신을 혁신하기 위해 98년 8월 조흥은행 여신담당 상무로 지명한 외부출신 조흥은행맨이다. 그는 99년 4월 부행장급인 자금본부장으로 승진했다가 2001년 2월 퇴임했다.

그는 그러나 탁월한 전문가적 역량에도 불구하고 재직기간중 외부인사라는 이유로 위성복 당시행장 라인, 이른바 '위성복 사단'으로부터 여러 모로 견제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현재 가구업체 한샘의 중국현지법인장(부사장)으로 재직하다가 6일 조흥은행 행장추천위원회 면접을 받기 위해 오전 일시 귀국했다 면접 직후 다시 중국으로 돌아갔다.

신한은행은 이에 앞서 7일 오전 10시30분 조흥은행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사외이사 상당수도 교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 의장을 포함한 이사진은 오는 25일 임시주총 이후 정식 개편될 예정이다.

말 그대로 조흥은행 임원진에 대한 대대적 물갈이에 나선 것이다.

***조흥 노조, 사무실 점거하며 반발**

조흥 노조는 그러나 이같은 인사조치가 6.22 노사정 합의를 깬 것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7일 새벽 현재 신한지주가 뉴욕증시 상장을 위해 백년관 20층과 23층에서 벌이고 있는 US GAAP 작업을 원천봉쇄하기로 하고 해당 사무실 출입문에 '출입금지' 공고문을 붙이며 사무실을 패쇄했다. 현재 관련 사무실은 조흥은행 직원은 물론 신한지주 및 외부 인사들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는 상태다.

조흥 노조는 이와 함께 7일 성명서를 통해 "오늘부터 전 조흥인은 신한지주와 공식 비공식 접촉을 금지하고 업무협조 역시 일체 중단하기로 했다"면서 "신한지주가 뉴욕증시 상장을 위해 백년관에서 벌이고 있는 US GAAP작업을 원천봉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조흥노조는 또한 오후 2시로 예정된 이사회를 막기 위해 임시이사회 개최 장소인 본관 3층을 점거해 농성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노조는 "최동수씨는 외부에서 영입된 케이스로 조흥은행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신한금융지주가 조흥은행 출신을 임명하겠다는 당초 약속을 파기한 것"이라며 주장했다. 노조는 "최동수씨가 조흥은행이 정부로부터 공적자금을 받은 직후에 정부몫의 낙하산 인사로 임원이 된 사람"이라며 "조흥은행 출신이 아닌 이가 행장후보로 추천된 것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 자격미달의 최동수씨를 은행장으로 선임했을 경우 전 조흥인의 분노를 불러 일으킨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의 선임을 강행하려는 것은 노동조합과 정면대결 국면을 조성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간계"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에 앞서 이사회 의장도 조흥이나 신한 출신이 아닌 '제3의 인물'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이인호 전 신한은행장이 내정된 대목에 대해서도 반발하고 있다.

***신한, "위성복 사단의 행장 임명을 원하는 게 아니냐"**

이같은 조흥 노조의 반발에 대해 신한금융지주측은 "6.22 노사정 합의를 깬 게 하나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단행된 폭거"로 규정하며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신한지주측 관계자는 "최동수 내정자는 2년반동안 조흥은행에서 임원을 한 인물로 분명한 조흥은행 출신 임원"이라며 "노조가 말하는 조흥은행 출신은 공채로 들어와 수십년간 조흥은행 밥을 먹은 사람을 일컫는 거냐"며 일축했다.

그는 이어 "조흥 노조 주장대로라면 조흥은행의 경우는 앞으로도 백년동안 외부의 능력있는 인사를 영입해서는 안되며 계약직 직원들의 경우도 조흥은행 직원이 아니라는 얘기가 된다"며 "조흥 노조의 속내는 솔직히 말해 '위성복 사단'을 행장으로 임명해야 한다는 게 아니냐"고 반박했다.

그는 "신한측으로서는 조흥은행이 올해 상반기에만 4천억원이 넘는 손실을 보는등 경영부실이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3년내 신한직원과 동일한 임금을 보전해주기로 약속하는 등 최대한 양보를 했다"며 "그러나 계속해 이런 식으로 억지주장을 내세워 정상적 경영권을 침해한다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조흥 합병의 앞날은 아직도 암담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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