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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의 인종 차별과 아들 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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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의 인종 차별과 아들 자랑

[기고] 시대착오적 사고방식으로 지도자가 될 수 있나

자유한국당 대표 황교안은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1위'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지난 4월 22~26일 전국 유권자 2,518명을 대상으로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2.0포인트)한 결과 황교안은 22.2%, 이낙연(국무총리)은 19.1%, 유시민(노무현재단)은 11.0%, 이재명(경기도 지사)은 7.2%를 기록했다. 황교안이 보수진영을 대표하는 '거물'임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그런데 과연 황교안은 국정을 책임질 수 있는 지도자의 자질과 품성, 사고력과 합리성을 가진 인물인가?


그는 국가원수인 대통령으로서 국제 외교무대에 나가 존경받을 만한 활동을 하기에는 지나치게 편협하고 시대착오적인 사고를 하고 있다. 그가 지난 19일 부산상공회의소에서 한 발언이 대표적이다. "외국인은 우리나라에 그동안 기여한 것이 없다. 이들에게 산술적으로 똑같이 임금수준을 유지해 주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법무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은 2016년 6월 말에 200만 명을 돌파했다. 2007년에 100만 명을 넘어선 이래 9년 만이었다. 노동이 가능한 한국 인구의 6% 남짓에 해당하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직업적 능력에는 차이가 크겠지만, 그들이 한국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바는 결코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외국인 노동자 대다수는 내국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대우를 받으며 일하고 있다. 황교안은 박근혜 정부의 법무부장관과 총리를 지낸 사람으로서 이런 사실을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그들을 비하하고 폄하하는 발언을 예사로 하는 것은 그의 정치적·외교적 인지 능력에 결함이 있음을 입증하는 대표적 사례라고 볼 수 있다.


황교안은 최근 한 공개석상에서 아들 자랑을 했다가 언론으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그는 지난 20일 숙명여대에서 특강을 하며 이렇게 말했다. "학점도 엉터리, 3점도 안됐고, 토익점수도 800점, 다른 스펙이 없지만, 개인의 피나는 노력으로 큰 기업에 합격했다." 그런 청년이 2011년 말에 87 대 1이라는 경쟁률을 뚫고 '신이 내린 직장'이라는 KT에 합격한 것은 운이 좋아서였을까, 어떤 배경 때문이었을까?


"황 대표 아들은 1차 실무면접에서 합격자 평균 정도의 점수를 받았다고 한다. 1차 실무면접은 직무면접, 집단토론, PT면접 세 가지 유형으로 진행됐다. 유형별로 면접위원 3명이 지원자들을 A~D로 상대평가를 했는데, 집단토론과 PT면접에서 일부 위원들이 C를 줬지만 직무면접에서 다수의 A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당락을 최종적으로 가르는 2차 임원면접에서 4명의 면접위원 전원으로부터 '올 에이(ALL A)'를 받았다."(경향신문, 6월 24일자 기사)


황교안은 지난 12일 부천대학교에서 청년들에게 특강을 하는 자리에서 아래와 같은 발언을 했다.

"나도 흙수저 중의 흙수저였다. 가난해서 도시락도 못 싸갔고, 등록금이 없어 명문고도 못 갔다. (···) 그렇지만 국무총리를 했고, 지금은 자유한국당 대표가 됐다."

가난했다는 말은 사실이겠지만 '등록금이 없어 명문고도 못 갔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그는 1970년대 중반에 당시 '최고의 명문'이라고 자타가 공인하던 경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 법대를 지원해 낙방한 뒤 후기 대 법대로 진학했다. 그런 뒤에 사법시험에 합격해 결국 국무총리까지 지냈으니 엄격한 의미의 '흙수저'로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아무튼 많은 유권자들은 지금 황교안의 정치적 행보를 관심 깊게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그가 국정의 책임을 맡을 지도자가 될 수 있는지 여부는 그들의 결정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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