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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장 자살에 정치권은 '정략적 접근'

<각계 반응> 쇼크속 자신에게 미칠 파장 '저울질' 분주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의장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대해 정치권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의장 자살의 배경에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동시에 현대아산의 경영난을 초래한 남북경협이 작용했음이 정 의장의 유서를 통해 드러났기 때문이다.

***DJ, "어떻게 이런 일이..."**

김대중 전 대통령은 4일 오전 동교동 자택에서 정 회장의 비보를 접하고 큰 충격을 받은듯 "어떻게 이런 일이..." 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고 김한정 비서관이 전했다.

김한정 비서관에 따르면,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아침 일찍 김비서관으로부터 정 의장의 소식을 전화로 보고받고는 한동안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상당한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김 전 대통령은 이후 좀 더 상세한 내용을 보고받고 "매우 안타깝다"며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노대통령, "남북경협 흔들림없이 진행되도록 노력할 것"**

휴가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4일 새벽 정 의장이 투신 자살직후 한 시간뒤인 오전 6시50분께 문재인 민정수석과 이광재 국정상황실장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역시 휴가중이던 문희상 비서실장을 빈소에 보내도록 지시했다.

노 대통령은 "정 의장은 금강산관광사업과 개성공단 등 남북경협에 크게 공헌해온 분"이라고 평가한 뒤 "그의 죽음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윤태영 대변인이 전했다.

노대통령은 또 "현재 진행중인 남북경협이 고인의 뜻대로 흔들림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중 휴가중인 문희상 비서실장을 빈소로 보내 조의를 표하도록 했다고 윤 대변인은 덧붙였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이정우 정책실장 주재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정 회장의 자살에 애도를 표시하고 남북경협 사업 등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고 대북 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키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청와대는 그러나 내심 이번 사건이 대북송금 특검을 수용했던 노무현대통령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한나라당-자민련, 고인의 죽음에 '정략적 접근'**

정치권은 그러나 정의장 죽음에 조의를 표하면서도 '정치적 접근'을 해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한나라당의 박진 대변인은 4일 논평을 통해 “금강산관광사업등 대북경협사업을 주도하며 경제가 어려운 이 시기에 우리 경제의 한 축을 맡았던 정회장이기에 너무나 애석하고 안타깝다”고 조의를 표하면서도 “무슨 말못할 사연이 많았길래 목숨마저 끊어야 했는지 그 이유와 경위가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요구해 빈축을 샀다.

정몽헌 의장의 죽음을 계기로 한나라당이 드라이브를 걸어온 대북송금 의혹 국면이 반전될 것을 경계한 논평으로 이해되나, 고인의 죽음 앞에서 이런 접근이 과연 올바른 것이냐는 비판이다.

자미련의 유운영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정의장은 그동안 선친의 유업을 승계하여 국가 경제발전과 남북관계에 큰 공헌을 남긴 이 나라 경제계의 거목이었다"고 조의를 표하면서도 "이같은 거목이 비명으로 유명을 달리 한 이유와 배경이 무엇인지 국민들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는만큼 정부는 자살에 대한 진상을 국민에게 밝히라"고 한나라당과 비슷한 논조의 논평을 냈다.

민주당은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으로서 남북 경협사업 등 아직도 해야 할 일들을 많이 남긴 채 유명을 달리한 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유가족과 현대아산 관계자들에게도 심심한 조의를 표한다"는 짤막한 논평을 냈다.

***검찰, 정의장 공소기각 검토**

법조계의 송두환 특검팀 관계자들은 4일 정 회장의 투신자살 소식에 당혹스러워 했다. 혹시라도 대북송금 수사가 정 회장의 자살에 어떤 영향을 미치지나 않았을까 안타까워 하는 반응들이 많았으며, 송두환 특검은 이날 오전 일찍 집을 나선 후 대외접촉을 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송금 재판을 맡은 서울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상균 부장판사)도 정회장의 자살 소식에 대해 애도를 표하면서 일단 예정대로 공판을 진행하겠지만 관련 법률에 따라 정 회장에 대한 공소를 기각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정치권의 희생양"**

재계는 4일 정 회장의 자살 소식에 동병상련의 애석함을 동시에 표시했다. 삼성과 LG,SK 등 대기업들은 대체로 “너무 충격적이며 한국의 대표적인 CEO를 잃어서 안타깝다"며 앞으로 남북경협이 차질이 빚어질까 우려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단체들도 “남북경협에 크게 기여했던 정 의장의 뜻을 살리고자 남북경협이 결실을 맺도록 지원하겠다"면서 애도를 표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정 회장의 죽음을 '정치적 사건으로 인한 희생'으로 받아들여 정치권에 대해 분노를 표시하기도 했다. 아울러 향후 금강산 관광 및 개성공단 사업에 어떤 영향이 미칠 지에 대해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외신들 긴급타전**

주요 외신들도 정 회장의 투신사망 소식을 일제히 속보로 타전했다.

AP통신은 현대그룹 창립자인 고 정주영 회장의 아들인 정몽헌 의장이 북한정권과 여러 건의 합작사업을 벌이고 있던 현대 자회사의 회장으로 2000년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 당시 정부의 비밀 대북송금을 지원했다는 혐의로 조사를 받던 중이었으며 “현재 8명의 전직 정부 관료와 현대 간부들이 고소를 당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요미우리, 산케이 등 일본 주요 일간지도 인터넷판에서 이 소식을 긴급 게재했다. 산케이신문은 “정 의장은 금강산관광 사업을 추진해온 중심인물로 그의 죽음은 금강산관광에 큰 타격을 줄 것이며, 남북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상하이의 주요 언론들도 정의장 자살 소식을 속보로 전하며 향후 남북경협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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