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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당 홍문종, 잔류 김진태…선택 달라도 '황교안 때리기' 합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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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탈당 홍문종, 잔류 김진태…선택 달라도 '황교안 때리기' 합심

중도 확장 선언한 황교안, 친박 반발에 진퇴 양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중도 확장' 노선을 천명했지만, 홍문종·김진태 의원 등 당내 강경파의 반발에 부딪힌 모양새다. 홍 의원은 최근 탈당 후 대한애국당행을 시사했고, 김 의원은 탈당설은 일축했지만 황 대표에 대한 비판 발언을 쏟아냈다.

홍 의원은 지난 주말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 "조금 있으면 한국당 기천명 평당원들이 탈당 선언을 할 것"이라며 "저도 이제 참을 만큼 참고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고 말했다. 이번 주에도 그는 "과연 황 대표가 보수 우익의 중심으로서 그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많은 분들이 의심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홍 의원과 함께 탈당설이 돌던 김진태 의원은 12일 오전 기자 간담회를 자청해 "홍 의원이 탈당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신중히 생각해 주기 바란다"며 "태극기 세력을 끌어안아야 된다는 취지에는 저도 동의하지만 방법론은 다를 수 있다"고 자신의 탈당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자신과 홍 의원이 지난 9일 회동을 가졌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제 지지자들이 만든 산악회 산행에 축하해주러 온 것이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역시 탈당설이 제기된 정태옥 의원도 전날 입장문을 내어 "전혀 사실무근은 물론 고려조차 한 적이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며 "한국당 소속으로 현 정부의 국정운영 실정을 비판하고 정책 대안을 제시해 보수정권 재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김병준 비상대책위 시절 조직강화특위의 '물갈이' 명단에 포함된 데다 재판 중이어서 총선 공천이 불투명한 홍 의원과 김진태·정태옥 의원은 처지가 다르다는 점에서 이들의 행보가 갈린 것으로 풀이됐다. 공천 유불리 전망에 따라 한국당 잔류냐 탈당이냐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탈당설은 부인했지만 황교안 지도부에 대해서는 강하게 날을 세웠다. 김 의원은 "태블릿PC, 변희재 1심 판결을 굳이 '존중한다'는 말까지는 할 필요가 없었다"며 "(황 대표도) 전당대회 토론회 때 태블릿PC는 조작 가능성이 있다고 했었는데 무슨 사정변경이 있었나. 입장이 바뀐 이유가 궁금하다"고 공격했다.

김 의원은 "우파들 사이에서 '대표가 사과를 너무 자주 한다'는 우려가 많다"며 "무엇이 막말인지는 누가 정하는 것이냐",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나 간다는 기회주의가 정말 우려된다"고 막말 논란에 대한 황 대표의 대응에도 불만을 표했다. 자신이 5.18 망언 공청회 관련 징계를 받은 데 대해서도 "5.18 유공자 명단 공개해야 한다는 게 왜 막말이냐"며 자신은 "공청회 주최하는 데 이름 빌려준" 일밖에 없다고 했다.

또 당내 특별기구인 신(新)정치혁신특별위원회에서 과거 '진박 감별' 공천이나 탄핵 책임론을 공천에 반영할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이 나온 데 대해서도 "우리 당은 지금 탄핵에 대한 입장이 명확하지 않은 당이다. 그런데 어떻게 책임론을 얘기할 수 있겠나"라고 불만을 표했다.

앞서 김문수 전 경기지사도 11일 '페이스북'에 "사나운 좌파들의 5.18 막말 공세에 놀라, 이종명 의원은 제명, 김순례 의원 당원권 정지 3개월, 김진태 의원 경고 처분했다. 세월호 막말 공세에 놀라, 차명진 전의원 당원권 정지 3개월, 정진석 의원 경고 처분을 하니 누가 나서서 말 한마디라도 시원하게 할 사람조차 사라져 버렸다"며 "야당 당수가 마땅하고 옳은 말 하는 자기 당 싸움꾼만 골라서 스스로 징계하는 경우를 저는 듣도 보도 못했다"고 하는 등 연일 황 대표의 '막말 논란' 대응을 비판한 바 있다.

황 대표는 지난 5일 2040 세대 토크콘서트 행사에서 "30%대의 '콘크리트 지지세력'으로는 내년 4월 총선에서 이길 수 없다"며 "이기기 위해서는 중도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말하며 중도 확장 방향을 밝혔고, 같은날 오전에는 기자들과 만나 "더 이상의 잘못은 용납할 수가 없다. 국민 마음에 상처를 주고 신뢰를 떨어뜨리는 언행이 나온다면 엄정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막말 논란에 대해 엄정 대처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황 대표는 7일 차명진 전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을 '빨갱이'로 표현한 글을 SNS에 올린 데 대해 어떻게 대응할 생각이냐는 질문에 "'막말'이라고 하는 말부터 조심해야 할 것 같다. 여러 분들이 여러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의 배경이나 진의가 무엇인지 잘 보면 될 것 같다"고 답하는 등 당내 반발을 의식한 듯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막말 논란을 일으킨 정치인에 공천 불이익을 주고, 20대 총선 당시의 '진박 감별' 공천과 탄핵 사태에 대한 책임도 묻겠다는 방침을 밝혔던 신정치혁신특위도 당내 반발 수습에 급급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홍문종 의원의 탈당 시사 발언의 노림수가 오히려 여기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정치권 안팎에서 나올 정도다.

신상진 신정치혁신특위 위원장은 12일 교통방송(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진박·탄핵 책임론이 친박계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현역 의원들이 사실 누구나 책임이 있고, 크든 작든 한국당 의원들이 다 있다"며 "이상하게 일부 언론에서 친박 학살 아니냐 하면서 홍문종 의원이 자기를 겨냥했거나 친박을 겨냥했다는 식으로 확대 해석을 하면서 탈당 이야기까지 한다"고 말했다.

특히 신 위원장은 김병준 비대위 당시 조강특위가 발표한 21명의 현역 물갈이 명단과 관련해 "그 명단은 대개가 재판에 걸려 있거나 불출마 선언을 한 김무성 의원이나 대개 그런 경우가 많더라"며 "그중 예를 들어서 김재원 의원 같은 경우는, 그 당시에는 재판 진행 중인데 그 다음에 무죄가 확정이 됐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개개인의 변화된 사정들도 고려하고 반영이 돼야 된다"는 것이다.

신 위원장은 "그 당시에 어떤 기준으로 했는지를 봐야 되겠지만, '없던 일로 하겠다' 이런 차원은 아니다"라면서도 "저희 한국당이 그동안 어떤 시스템이나 룰에 의해서 정당 운영이 민주적으로 됐다기보다 그때그때 다른 잣대로 좀 많은 혼란을 겪었다. 그래서 좀 더 원칙에 입각해 그런 것을 다 살펴봐야 되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신 위원장은 전날 다른 방송에서도 "인적 쇄신 (대상이) 21명인데 당협위원장도 공석으로 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에 새로운 기준과 시스템에 의해 총체적으로 판단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물갈이' 재검토를 시사하기도 했다. '조강특위에서 내놨던 결과는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겠다, 이렇게 받아들이면 되느냐'는 재질문에도 "네, 그것 포함해서 전체적으로 하여튼 새롭게 봐야 된다"고 했었다.

작년 12월 당 조강특위가 발표한 물갈이 명단에는 김용태, 이종구, 이은재, 김무성, 김정훈, 윤상직, 곽상도, 정종섭, 홍일표, 윤상현, 홍문종, 원유철, 이우현, 권성동, 황영철, 홍문표, 이완영, 김재원, 이군현, 엄용수, 최경환 의원 21명이 이름을 올렸었다. 신 위원장이 이에 대한 재검토를 시사한 것과 관련해, 홍 의원이 탈당을 시사하는 등 친박계가 반발할 조짐을 보이자 이를 무마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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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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