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은 11일 오전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정신이 없고 울컥하다. 이루 말할 수 없이 슬프고 가슴이 아프다"며 "두 분이 원하셨던 세상인 자유와 정의, 민주주의와 인권, 한반도 평화의 완성을 위해 우리들의 몫이 시작됐다 생각하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6.15 정상회담 19주년 좌담회' 인사말에서도 "이 여사가 부디 영원한 동지이자 동행자인 김 전 대통령 곁에서 편히 잠드시길 간절히 기도하겠다"고 조의를 표하는 메시지를 적어 와 발표하기도 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같은날 오전 빈소를 찾아 "이희호 여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라며 "여성운동을 많이 하셨지만, 정치적 운동도 많이 하셨다. 김 대통령이 있기까지 동지적 관계로 살아오신 분인데 영면했다"고 애도했다.
이 대표는 '유가족과 어떤 대화를 했느냐'는 질문에 "특별한 말은 안 하고, 여사님(고인)이 그동안 아주 훌륭하게 잘 살아오신 것을 본받겠다고 말했다"고 답했다. 그는 "앞으로 당에서 김 전 대통령 10주기 추도식을 김대중도서관과 함께하려고 준비하고 있다"며 "김 전 대통령과 관련한 여러 가지 행사를 당에서 잘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도 이날 오전 빈소를 찾았다. 황 대표는 "평생을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서 헌신하신 이 여사님의 소천에 저와 한국당은 깊이 애도한다"며 "(고인은) 김 전 대통령의 반려자요 정치적 동지로서 한평생 함께 민주화의 한길을 걸어왔다"고 기렸다.
황 대표는 "1세대 여성운동가로서 여성 인권에도 많은 역할을 하셨다"고 고인의 업적을 평가하고 "이제 우리와 다른 세상에 살게 되겠지만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와 여성 인권을 위해서 남기신 유지를 저희가 잘 받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황 대표와 이 대표는 빈소에서 만나 간단히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양당 대표에 앞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오전 10시 20분경 조문했다. 손 대표는 "대한민국 역사의 한 페이지가 넘어가는 느낌"이라며 "김 대통령을 만드셔서 민주주의와 평화의 큰 획을 그으신 분이고, 여성과 약자의 인권을 신장하는 데 큰 역할을 하셨다"고 고인의 업적을 평가했다.
손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의 '인동초 정신'도 이 여사로부터 비롯된 게 크다고 생각한다"며 "김 전 대통령이 돌아가신 지 10년이 됐는데 그간 아주 꿋꿋하게 민주주의와 평화에 대한 열정을 계속 보여주셨고, 6.15 행사에 나오셔서 연설도 하셨다. 여성운동이라기보다는 모든 여성의 모범, 귀감이 되신 분이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이날 낮 조문을 마치고 "김 전 대통령의 민주화 동지로서 굳건하게 옆자리를 지키셨다. 김 전 대통령께서 떠나시던 2009년 초 일기에 '아내가 없었으면 지금의 내가 있기 어려웠다'고 쓰셨던 것처럼, 김 전 대통령께서 일관되게 이 나라의 민주주의와 평화 통일을 위해서 한 길로 뚜벅뚜벅 걸어오신 옆에는 정치적 동지이자 내조자로서 굳건하게 자리를 지킨 이 여사가 계셨다"고 추했다.
정의당 지도부와 바른미래당 유승민·오신환 의원 등은 이날 오후 빈소를 찾을 예정이다. 김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박지원 의원 등 평화당 인사들은 상주 노릇을 하며 빈소를 지키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들인 평화당 최경환 의원, 민주당 이훈 의원은 유족과 함께 고인의 임종을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부에서는 이날 오후 3시 이낙연 총리가 문상할 예정이고, 청와대 3실장과 수석비서관 10여 명도 오후에 빈소를 찾는다.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전 동교동계인 민주당 설훈·김한정 의원과 함께 먼저 조문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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