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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의 불길한 '닮은 꼴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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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의 불길한 '닮은 꼴 경제'

가계부채 사상 최대, 개인파산-카드부실 급증, 저축률 격감

미국경제가 하반기에 완만한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분석과 달리 9조달러 육박한 가계부채 문제가 미국 경제가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돼 주목된다. 지난 80년대말 발생한 과중한 가계부채로 인해 서민은행인 저축대부조합들의 연쇄도산이 재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미국에서는 가계부채가 급증하는 동시에 개인파산과 신용카드 부실이 급증하며 저축률이 격감하는 등 최근 우리경제가 겪고 있는 모습이 그대로 목격되고 있어, 소비에 의존해 어렵게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두 나라의 위기상황을 실감케 하고 있다.

***미국, 시중금리 최저로 가계부채규모 최대**

로이터 통신은 24일(현지시간) "미국은 사상 초유의 저금리로 인해 개인들이 쉽게 대출을 받아 소비를 늘림으로써 경제가 회복되는 선순환의 고리를 이어가기는 했으나 대출상환문제가 과도한 부담으로 대두되면서 경기회복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1.4분기 미국의 가계부채 총액은 8조6천6백68억으로 늘어났는데 이는 전분기 대비 10% 증가한 규모다. 지난 1년간 늘어난 규모는 1조 달러에 달하고 있다. 4월 가계소득이 3.7% 증가에 그친 것에 비한다면 대출규모 증가율은 3배 가까이 이르는 규모다.

이같이 부채규모가 사상최대로 급증한 것은 시중금리가 1958년 이후 최저로 떨어져 대출부담이 적어졌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인 모기지론 금리도 역대 최저인 5.21%로 떨어졌다. 이 모기지론은 미국 가계대출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25일(현지시간) 2001년이래 13번째로 대출금리를 다시 0.25% 인하함으로써 가계대출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개인파산, 신용카드 연체율 급증**

소비지출로 인한 경제 성장은 기업들의 투자가 부족한 시점에서는 성장동력으로 인식되었으나, 점차 이러한 가계부채규모에 대해서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급증하는 가계대출을 상환하지 못해서 파산한 미국 소비자파산건수는 지난 1년간 사상최대 규모인 1백57만건에 달했다.

또한 모기지론의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해서 담보물을 경매에 내놓는 모기지 유질비율(저당물 권리상실)도 총 주택담보대출물량의 1.2%로 이 역시 사상최대치다.

신용카드 연체대금도 이와 맞물려 사상 최대치인 1조7천8백90억달러에 이르렀다.

반면 가계 저축율은 2003년 4월 기준으로 3.7%밖에 되지 않았다. 이는 1952~1994년의 평균 저축율 8.7%과 비교할 때 크게 격감한 수치다.

또한 최근 미국은 모기지론 2위업체이자 세계 최대 금융기관의 하나인 프레디맥(연방주택저당공사)과 이의 자회사인 패니메(연방저당협회)의 회계분식사건으로, 미국 금융시장 자체가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낳고 있다. "만일 미국의 금리가 오름세로 돌아설 경우 개인부채 문제는 심각한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노던 트러스트의 폴 카스리엘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미연준이 25일 금리를 추가 인하한 이면에는 이처럼 말못할 미국경제의 취약함이 숨겨져 있는 셈이다.

***한국, 미국 경제상황과 붕어빵**

미국의 이야기가 먼 나라 이야기로만 들리지 않는 것은 우리나라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4분기 자금순환동향(잠정)에 따르면 현재 개인 금융부채는 4백62조3천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물론 전분기 대비 증가폭은 7조2천억원 늘어난 1.6%로 2000년 4.4분기의 2조9천억원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으나,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같은 가계부채 증대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개인 신용불량자의 증가로 이어졌다. 지난 5월 개인 신용불량자는 3백만명을 넘어섰으며 이는 경제활동인구 2천2백50만명 중 13%에 이르는 규모다. 개인파산도 급증하고 있으며, 저축률도 급감하고 있다.

이같은 미국경제와의 닮은 꼴은 한국경제가 지금 심각한 위기구조에 노출돼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로, 많은 경제주체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소비에 의존한 경제정책의 필연적 귀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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