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 사태로 최대주주인 SK(주)가 원유수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자 한국석유공사가 5억달러 상당의 원유 수입을 대행해주기로 하고 SK측과 구체적인 조건을 협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글로벌 사태의 파장이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심각하다는 증거다.
31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SK㈜는 SK글로벌 사태로 신용등급이 떨어져 자력으로 석유수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석유공사가 석유수입을 대행해주기로 했다.
석유수입은 보통 유전스(기한부 어음) 형식을 통해 외상으로 미리 들여온 뒤 대금은 나중에 결제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SK㈜가 신용등급 하락으로 유전스를 통한 수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산자부는 SK가 국내 석유공급의 30%를 점유하고 있어 이같은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국내 석유공급에 막대한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해, 산하기관인 한국석유공사를 통해 지원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한국석유공사가 국내 석유공급을 감독하는 공기업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정부가 SK지원에 나선 것이라는 점에서 외국 투자자들은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이날 서울발 기사를 통해 "SK에 대한 지원은 한국 정부가 1조5천억원의 분식회계가 적발된 이후 생사 기로에 서 있는 SK글로벌로 인해 SK가 무너지게 내버려두지 않겠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정부가 인위적으로 시장에 개입하고 있다는 부정적 보도를 했다.
일각에서는 한국정부가 외형적으로는 SK글로벌사태 불개입 입장을 밝히면서도 실제로는 SK글로벌의 파산을 막기 위해 여러모로 개입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던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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