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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시리야서 미-영군 1백여명 사망, '장기전'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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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시리야서 미-영군 1백여명 사망, '장기전' 양상

알 자지라, 美포로-사체, 격추된 미군기 조종사 생포장면 방영

미-영 선두부대가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1백km 앞까지 진격한 가운데 후방 곳곳에서 이라크군의 거센 저항이 시작돼, 미-영군의 피해가 속출하면서 전쟁이 장기전 양상을 띄기 시작해 미-영 수뇌부를 당혹케 하고 있다.

***미군 최초로 대규모 전사와 실종 시인**

중동의 알 아라비아 TV는 23일(현지시간) 밤 이라크 남부 나시리야 전투에서 미-영군 병사 1백3명이 사망했다고 이라크 정부관계자 말을 빌어 보도했다. 이에 대한 미군측 반응을 아직 나오지 않고 있으나, 나시리야 전투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어 전사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앞서 미군 사령관들은 23일(현지시간) 오후 이라크 남부 나시리야에서의 치열한 전투로 많은 미군이 사상했다고 최초로 공식확인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많은 미군을 사살하고 이들 중 일부를 포로로 잡았다는 이라크 정부 발표를 "거짓말"이라고 말하며 "격추된 비행기나 포로가 된 병사는 하나도 없다"고 주장했었다.

미군 중부사령부 부사령관을 맡고있는 존 아비자이드 중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연합국이 나시리야를 비롯한 여러곳에서 저항에 부딪혔으며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라크 남부지역 나시리야에서 이라크군의 매복 작전으로 12명이 실종되고 10명 가까운 미군이 전사하며 상당한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라크군 대변인은 이날 TV를 통해 남부 나시리야 전투에서 22~23일 벌어진 전투에서 미군과 영국국 25명이 사망하고 다수가 부상했으며 많은 미-영군을 포로로 잡았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 전투에서 미-영군의 전차 10대, 장갑차 20대를 파괴하고 무인정찰기 1대를 추락시켰으며 전투는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대변인에 따르면 미-영군은 나시리야 교외에 포진하고 있던 이라크군 제11사단에 대해 3방면에서 공격을 가했으나 강한 저항에 부딪쳐 많은 사상자를 냈다.

이에 앞서 술탄 하셈 아흐마드 이라크 국방장관은 기자들에게 바그다드 남부의 중부유프라테스 지역에서 많은 미군이 전사했으며 이들의 사체가 이 지역에 버려졌다고 말했다.

***미군 포로 5명, 사체 7구 TV방영**

카타르의 위성TV 알 자지라 방송은 23일 저녁(현지시간) 이라크군의 포로가 된 흑인여성을 포함한 5명의 미군 병사가 심문을 받는 모습을 방영했다. 이 방송은 또 7구의 미군 사체가 방안에 흐트러져 있는 모습도 방영했다.

이라크 국영TV로부터 영상을 제공받아 방영한 알 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이들 포로는 이라크 남부도시 나시리야에서의 전투에서 잡히거나 전사한 미군 병사들의 모습이다.

영상을 보면 초췌한 표정의 미군 포로 5명 가운데 최소한 3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라크 국영TV가 미군 포로들에게 마이크를 들이대며 짧은 영어로 출신지 등을 물었다. 그 중 "텍사스 출신"이라고 답한 미군 포로는 배에서 피를 흘리며 침상에 누워있었다. 또 흑인 여군은 왼쪽 발을 붕대로 감고 있었다. 또 "캔서스주 출신의 밀러"라고 답한 병사는 "왜 이라크에 왔느냐"는 질문에 "누구도 죽이지 않았다"고 겁먹은 목소리로 답했다.

소속을 묻자 여성을 포함한 2명은 "제507보수담당중대"라고 답했다.

***알 자지라, 바그다드에서 미군 조종사 2명 생포장면 생중계**

알 자지라 방송은 또 23일 이라크군이 바그다드 상공에서 격추된 뒤 비상탈출해 티그리스강 강변의 갈대숲에 숨어있던 미군 조종사 2명을 생포했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이라크군과 무장한 시민들이 총을 쏘고 갈대숲에 불을 지르며 수색하는 장면을 생방송으로 보도하면서 백인과 흑인 각 1명으로 구성된 조종사 2명이 생포됐다고 전했다.

한편 이라크는 23일 "적" 항공기 5대를 격추했다고 밝히고, 이스라엘이 이번 전쟁에 참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라크군의 한 대변인은 이날 "적" 전투기 5대와 헬기 2대를 이라크군이 격추했다고 말했다.

모하메드 사이드 알-사하프 공보장관도 이날 남부 도시 나시리야 및 나자프에서 연합군의 진격을 저지했다고 밝혔다. 알-사하프 장관은 또 미군의 바스라 공습 과정에서 민간인 77명이 사망하고 3백66명이 부상했다고 이라크측 민간인 피해상황을 밝혔다.

이라크 국영 TV는 이날 바그다드에 떨어진 미사일 가운데 이스라엘제 미사일 한발이 발견됐다고 비난했다.

***부시, 럼즈펠드 크게 당황**

이렇게 미군 피해가 급증하고 미군 포로 모습이 방영되자 부시 정부는 크게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23일 오후 백악관 남녘뜰에서 백악관 출입기자들과 선 채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군 전쟁포로를 잘못 대우하는 이라크인들은 "전범"으로 처리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측에 붙잡힌 미군 전쟁포로들이 "인간적 대우를 받길" 기대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도 "포로가 된 미군 병사의 모습을 방영하는 것은 제네바 조약 위반"이라며 "제네바 협약은 전시에 포로가 된 이들을 미디어가 촬영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라크 자부리 국방장관은 "이라크의 포로들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부시, "전쟁 장기화 막기 위한 강력한 수단 검토중"**

이처럼 상황이 반전되자, 이번 전쟁이 장기화될 것을 내다보는 시선이 늘고 있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23일 미.영 연합군에 대한 이라크군의 저항이 예상외로 강해지면서 "이라크 전쟁이 오래갈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미국인들은 전쟁이 단기간에 끝날 것이라고 말했지만, 내가 우려하는 점은 많은 사상자를 내며 전쟁이 오래 갈지도 모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도 22일 라디오 연설을 통해 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을 우려하며 전쟁을 조기에 종식시킬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을 검토중이라고 밝혀, 미군이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하려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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