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의 지휘 아래 자유당 의원들과 당직자들이 벌인 무법천지를 보는 심정은 무참했다. 자유당 의원들과 당직자들이 자행한 난장은 폭력의 전시장이기도 했지만, 그 광경을 지켜보는 사람들을 한없이 수치스럽게 만든다는 점에서 삼류 정치 포르노를 방불케했다.
사실상 자신들이 만든 국회선진화법을 송두리째 부정한 채 국회를 무법천지로 만들며 온갖 패악과 위법을 자행한 자유당 의원들과 당직자들이 떼지어 "독재타도"와 "헌법수호"를 외치는 광경은 너무나 기이해 마치 초현실주의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대한민국 역사에 헌법을 파괴한 독재자는 딱 세명이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이 그들이다. 이들을 정치의 아버지로 모시는 정당이 자유당이다. 그런 정당이 '독재타도'와 '헌법수호'를 외친다. 이건 일종의 정신착란이거나 저질농담이라 할 수 있다.
긴말이 필요없다. 법은 만인에게 평등해야 한다. 검찰과 법원은 법을 우습게 알며, 법 위에 군림하는 자유당 의원들과 당직자들에게 대한민국이 법치주의 국가라는 사실을 똑똑히 알려주어야 한다. 자유당은 의안과를 불법범거해 의안접수를 방해했고, 의안과 직원들을 위력으로 제압했으며, 의안과 내에 있는 팩스를 파괴했고,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을 불법감금했으며, 사개특위와 정개특위가 합법적으로 열리는 걸 불법적으로 방해하는 등의 위법행위를 저질렀다. 위법행위에 연루된 자유당 의원들과 당직자들은 한명도 예외없이 자신들이 저지른 행위에 대한 응분의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
만약 검찰과 법원이 헌법과 법률이 자신들에게 부여한 권한과 책임을 방기한다면, 자유당에 쏠린 시민들의 분노는 검찰과 법원으로 향하게 될 것이다. 모래알(소악)은 물에 가라앉고(처벌 받고), 바윗돌(거악)은 물 위에 뜨는(면죄부를 받는) 나라는 법치주의 국가가 아니다. 자유당의 폭거에 상응하는 처벌이 내려질 수 있는가에 대한민국 법치주의의 운명이 달려 있다.
끝으로 언론들의 보도 행태에 대해 문제제기하고 싶다. '동물국회'니 '난장국회'니 하며 이번 사태를 여야의 단순대립이나 정쟁으로 프레이밍하는 언론들의 보도태도는 언론의 사명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최소한 언론이라면 자유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왜 패스트트랙이라는 방법을 사용할 수 밖에 없었는지, 패스트트랙에는 어떤 법안들이 실리는지, 그 법안들이 갖는 함의는 무엇인지, 자유당이 자행한 폭거에는 어떤 책임이 따르는지 등을 독자들에게 상세히 알려주어야 한다. 배경과 맥락을 생략하고, 옳음과 그름을 섞으며, 난장판의 이미지만 나열해 '정치혐오 바이러스'를 유포시키는 건 가짜 언론이나 할 짓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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