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정오 전 TV조선 대표가 고(故) 장자연 씨와 자주 통화하고 만난 사이였다는 진술이 나왔다. 장 씨와 알지 못하는 사이라던 방 전 대표의 과거 진술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주장이라 파장이 예상된다. 방 전 대표 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해당 진술을 보도한 언론사에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한겨레>는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이 방 전 대표의 지인인 김 모 대표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2일 보도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김 대표는 진상조사단 조사에서 "2014년쯤 방 전 대표가 '2008년~2009년쯤 자주 만나고 연락을 하던 여자가 있었는데 자살을 했다. (이 사건을) 아는 사람에게 부탁해 무마했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며 "나중에 방 전 대표에게 들어보니 그 여자가 장 씨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 전 대표는 장 씨와의 연관성을 부인해왔다. 방 전 대표는 "2008년 10월 28일 밤 지인의 전화를 받고 뒤늦게 모임을 참석했는데, 그 자리에 장 씨가 있었다고 한다. 나는 한 시간 정도 있다가 자리를 떠 집으로 돌아왔다"며 "그 날 이전이나 이후 장 씨와 통화하거나 만난 적은 없다"고 언론에 입장을 밝혔었다.
하지만 이날 보도에 따르면, 김 대표뿐 아니라 방 전 대표와 10년 가까이 알고 지낸 ㅇ씨 역시 진상조사단에 "방 전 대표가 장 씨와 통화를 한 적이 있다는 말을 전해들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또 장 씨의 지인 중 한 명인 이 모 씨도 "장 씨가 숨진 뒤 장 씨의 다이어리에서 방 전 대표의 이름을 여러 차례 발견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진상조사단은 이와 같은 진술들을 바탕으로 장 씨의 문건에 등장하는 '방 사장 아들'이 방 전 대표라고 잠정 결론낸 것으로 알려졌다.
장 씨의 문건에는 "김성훈(장 씨의 당시 기획사 대표) 사장이 조선일보 방 사장의 아들인 스포츠조선 사장과 술자리를 만들어 술접대를 시켰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당시 방 전 대표는 스포츠조선 사장이 아니었지만, 장 씨가 단순히 직함을 오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진상조사단은 또 방 전 대표가 장 씨에게 자주 연락한 것으로 의심되지만 통화 내역은 발견되지 않은 것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 씨가 숨진 2009년 당시 수사 기록에는 장 씨의 1년치 통화내용 등이 누락됐기 때문. 이에 진상조사단은 외압에 의한 '의도적 삭제'가 아닌지 살펴보고 있다.
이날 방 전 대표 측은 공식 입장을 내고 장 씨와의 관계를 다시 한 번 부인했다.
TV조선은 이날 "방정오 전 대표가 고 장자연 씨와 자주 통화하고 만났으며 아는 사람에게 부탁해 사건을 무마했다는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해당 기사에서 인용한 ㅎ 씨와 ㅇ 씨도 그 같은 취지의 발언을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또 "사기 혐의로 구속 중인 인사 등의 부정확한 전언을 토대로 허위사실을 보도한 한겨레신문에 법적인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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