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5.32%인상됐다. 서울은 14.17%올랐다. 문재인 정부는 공시가격과 실거래가 간의 극심한 괴리(보유세의 과세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은 아파트가 고작 실거래가의 65%수준이고, 단독주택은 30~40%수준이며, 재벌 등이 보유한 토지는 35%수준에 머문다)를 줄이고, 현행 공시가격제도가 지닌 형평성 문제(부동산 유형별, 지역별, 가격대별 차이가 매우 크다)를 해소하기 위해 공시가격을 현실화 하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거의 모든 미디어들이 '공시가격 현실화=세금폭탄' 프레임을 목놓아 외치고 있다. '공시가격 현실화=세금폭탄' 프레임은 가짜 뉴스에 가깝다. 미디어들이 세금폭탄이라고 할 때의 세금은 보유세인데, 보유세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재산세는 납부자 당 부담하는 금액이 미미하다. 2017년 기준 재산세수는 10조6621억 원인데, 반해 종부세는 고작 1조6864억 원에 불과했다. 게다가 설사 공동주택 등의 공시가격이 전년도에 비해 많이 상승한다해도 세 부담 상한선이 있어 보유세 증가분은 매우 적다. 즉 공시가격 기준 3억 원 이하 주택의 재산세는 직전연도 대비 5%, 3억~6억 원 주택은 10%, 6억~9억 원 주택은 30%가 세부담상한이다.
아래 표는 주택분 재산세를 계산할 때 사용하는 산식이다. 이 산식을 이용해 재산세를 가장 많이 납부하는 사람이 얼마나 내며, 전년도 대비 세부담상한이 얼마인지 사례를 들어 보겠다.
공시가격 8억9900만 원(공시가격 9억 초과 주택은 1주택 소유자라도 종부세 부과 대상)짜리 아파트 1채를 소유한 사람이 납부하는 재산세는 296만6000원이다. 이 금액은 [570,000원+((899,000,000원-300,000,000원)x0.4%))]의 산식을 통해 쉽게 구할 수 있다. 즉, 현재 주택분 재산세를 가장 많이 내는 1주택 소유자의 경우 300만 원도 안 되는 재산세를 내는 것이다. 한편 공시가격 기준 6억~9억 원 구간의 세부담 상한이 30%이므로 예시한 주택 소유자의 경우 소유한 주택의 공시가격이 전년도에 비해 아무리 많이 올라도 재산세 인상액은 전년에 비해 90만 원을 초과할 수 없다. 쉽게 말해 재산세 과세 대상자들을 상대로 세금폭탄 운운하는 프레임은 정말 악의적인 거짓 선동에 가까운 것이다.
종부세 과세 대상자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서울의 아파트 가격 급등으로 인해 주택분 종부세 과세 대상자가 늘어난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도 종부세 과세 대상자는 전체 세대 가운데 3%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또한 1주택자의 경우 공시가격 9억 원 초과 주택에만 부과되는 종부세는 전년 대비 50%이상 세부담을 늘릴 수 없도록 설계되었다.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자는 전년 보다 세부담이 100%까지만 늘어날 수 있다. 10~30%에 이르는 고령자(60세 이상) 세액공제와 20~40%에 이르는 장기보유자(5년 이상) 세액공제를 감안할 때 종부세 과세 대상자들이 부담해야 할 보유세 부담은 격감한다. 공시가격 현실화로 인해 종부세 과세대상자들이 세금폭탄을 맞는다는 보도들도 사실이 아닌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이 작년 4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근로소득자의 절반(887만 명)의 월 소득이 200만 원 이하라 한다. 심지어 10명 중 3명(532만명)은 최저임금 수준인 126만 원(2016년 시급 6030원)도 못받는다는 충격적인 내용도 있다. 미래에 대한 희망도, 장래에 대한 계획도 없이 하루하루 전쟁 같은 삶을 사는 무려 900만 명(노동자들에 딸린 식구들을 생각하면 그 수가 얼마나 될지 상상도 가지 않는다)의 노동자들에게 연간 300조 원이 넘는 천문학적 불로소득을 누리면서도 공시가격 현실화를 세금폭탄이라고 우기는 자들의 거짓말은 얼마나 잔인하고 난폭한 것인가? 우리가 사람이 되긴 어렵다지만 괴물이 되어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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