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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김근태 전격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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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김근태 전격회동

김근태, "위기 방치할 수 없다. 적극 돕겠다"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후보가 김근태 의원과 25일 전격회동했다. 김근태 의원이 지난 3월12일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에서 사퇴한 이래 두달 반만에 이뤄진 최초의 공식적인 단독회동이다.

이날 회동은 노 후보가 자세를 낮춰 김근태 의원을 비롯한 대선경선 후보들과 본격적으로 연대전선을 구축, 최근의 위기국면을 정면돌파하겠다는 판단에 기초한 것으로 해석돼 정가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노 후보와 김 의원은 이날 오전 11시40분 서울 여의도 넥스트미디어 빌딩내 한 음식점에서 만나 식사를 함께 하며 3홍 비리로 현재 위기에 처한 민주당의 진로와 노 후보의 대선전략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김 의원의 측근은 "이날 모임은 노무현 후보측의 회동 제의를 김 의원이 받아들여 성사됐다"며 "이번 모임에서 김 의원은 민주당과 노무현 후보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협조방안도 논의하는 등 노 후보와 함께 큰 틀의 그림을 만들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근태 의원은 이에 앞서 24일 저녁 자신의 팬클럽인 'G.T클럽'회원들이 만든 '만만클럽' 첫 모임에 참석해 회원들이 선물한 돼지저금통을 품에 안고 "정치가들끼리 만나면 무게를 겨뤄보곤 하는데, 내일 노후보를 만나면 이 일을 꼭 자랑하겠다"며 노 후보와의 회동 계획을 최초로 밝혔다.

김 의원은 노 후보와 만나 "최근 지지율이 떨어진 노 후보를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혀, 앞으로 자신이 노후보를 돕기 위해 본격적으로 정치일선에 나설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김 의원은 그러나 "노 후보를 만나면 충고와 조언을 강하게 할 것"이라며 "경선에서 싸운 후보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먼저 찾아가서라도 꼭 하나된 모습으로 끌어안아야 한다는 점과 당의 정책 안으로 들어와야 한다는 점을 꼭 조언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그동안 노무현 후보가 경선후보들과의 연대 대신에 김영삼 전대통령 등과의 연대를 중시한 잘못과 당의 정강정책을 자신의 정책으로 체화(體化)하지 못한 잘못 등을 지적하며, 노 후보가 이같은 비판을 수용할 경우 노 후보의 대선운동을 돕겠다는 조건부 지지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 의원은 최근 노 후보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 "주가도 너무 오르면 어지러워 잠시 조정국면이 생기는 것과 같은 상태"라고 비유하며 "곧 반등이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이어 "국민경선 전에 민주당의 끔찍했던 위기상황에 비하면 지금은 오히려 사정이 나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또 이날 자리를 함께 한 팬클럽 회원들에게 "여러분이 나한테 준 마음의 절반을 노 후보에게 주겠다"며 앞으로 본격적으로 노 후보를 돕겠다는 입장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김 의원은 이밖에 정치자금법 위반혐의와 관련한 검찰 출두와 관련,"지방선거 후 당당히 조사에 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의 이같은 입장은 노 후보와 일정한 거리를 두었던 종전의 태도와는 상당히 다른 것이어서 선회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의원은 그동안 경선과정에 정치자금 양심선언을 했을 때 노후보가 동참하지 않은 데 대해 상당한 서운함을 느꼈으며, 노 후보가 민주당 대통령후보로 확정된 후 당내 경선후보들보다는 YS와의 연대를 우선시한 대목에 대해서도 적잖이 비판적 입장을 보여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김 의원의 이번 입장 선회는 상당히 극적인 것으로, 입장선회의 배경에는 현재의 위기상황을 방관할 경우 민주당은 물론 민주세력 전반의 몰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이날 두 사람의 공식회동이 성사되기에 앞서 노 후보측이 먼저 몇 차례 비공식 대화를 통해 연대전선 구축을 제안한 대목도 이날 회동 성사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노무현 후보와 김근태 의원간의 회동이 성사됨으로써 앞으로 노무현 후보와 이인제 후보간의 회동 성사 여부도 정가의 비상한 관심사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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