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집요강 어긴 수험생에 뒤늦게 불학격 통보한 부산대

심사위원 알고도 기회줘...민원제기되자 진상파악 후 불합격 처리

모집요강에 없는 악기를 들고 온 수험생에게 응시기회를 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학교 측이 진상조사를 통해 해당 학생에게 불합격 통보를 내린 사실이 드러났다.

부산대는 지난 10월 16일 한국음악학과 입학시험에 응시한 A모(18) 군이 모집 요강에 규정되지 않은 악기를 들고 시험을 치뤄 불학격 처리했다고 28일 밝혔다.

▲ 부산대학교 부산캠퍼스 전경. ⓒ부산대

학교 측에 따르면 해당 입학시험 중 실기는 가야금, 거문고, 대금, 피리, 해금, 피아노 등 6개 악기로만 치를 수 있었다. 그러나 A 군은 필기시험 친 뒤 학과 측에 아쟁을 들고 왔다는 사실을 알렸다.

A 군의 이야기를 들은 심사위원들은 자체 논의를 거쳐 우선 A 군이 필시시험을 치른 만큼 실기시험 기회를 주기로 하고 아쟁으로 실기시험을 치를 수 있게 했다.

12명(모집 정원 2명)이 응시한 시험에서 모집 규정에 없는 악기를 들고 온 학생은 A 군이 유일했으며 심사위원들은 A 군의 점수까지 매겼다.

처음 이같은 사실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지난 11월 9일 이에 대한 민원이 대학입학본부에 접수되면서 진상파악을 벌인 결과 모집 규정을 따르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학교 측은 입학공정관리위원회를 소집해 A 군을 최종 불합격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한 교수는 "수험생의 인생이 걸린 일이라고 생각해 엄격한 판단을 하지 못했다. 책임감을 느낀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대 관계자는 "최종 합격 발표전이었기에 진상파악을 통해 A 군을 불합격 처리하고 정상적인 합격자 명단을 발표했다"며 "심사위원들에 대한 조치와 함께 수험생에게 모집 요강 자격을 확인하는 매뉴얼도 만들 계획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