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석 청문보고서 채택 무산…김병관 이어 두번째

민주 "무소신·무능력 후보 첫 경제수장 임명은 적절치 않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어려워지는 분위기다. 야당이 보고서 채택에 반대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의 첫 내각 지명자들 가운데 국회의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무산된 것은 현 후보자가 두 번째다. 보고서 채택 무산의 첫 번째 주인공은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였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13일에 이어 14일에도 현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했다. 통상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하루 동안 진행되지만 현 후보자가 경제부총리를 겸하게 돼 있어 세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야당의 요구에 따른 것이었다.

국회 기재위는 이날 7명의 참고인을 불러 진행한 청문회 이후 현 후보자에 대한 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이었으나 여야의 의견이 확연하게 엇갈렸다.

새누리당은 현 후보자에 대해 "도덕성 관련 제기된 의혹은 모두 해명됐고 능력면에서도 풍부한 경험을 보유해 경제정책을 현실성 있게 추진할 수 있을 거라 판단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반면 민주통합당 등 야당은 "매우 부적격하다"는 입장이다. 박기춘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는 이틀째 청문회가 끝나기도 전에 "탈세, 위장전입, 재개발 투기 등 도덕성은 물론 시대구상도, 재정대책도 없는 무소신·무능력 후보를 첫 경제수장으로 임명해야 한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잘라 말했다.

국회 기재위는 여당 위원이 전체의 과반수를 넘지 못해, 여당 단독으로 청문보고서 채택은 불가능하다. 나성린 새누리당 기재위 간사는 "민주당에 한 번 더 만나자는 요청을 해 볼 생각이지만 보고서 채택을 거부하는 것이 민주당 지도부 차원의 입장인만큼 보고서 채택은 사실상 무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관 후보자의 경우 국회 상임위의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와 관계없이 임명장을 수여할 수 있다. 새누리당 기재위 위원들은 "야당의 보고서 채택 거부는 박근혜 대통령으로 하여금 현오석 후보자에 대한 기획재정부 장관 임명을 강행하게 함으로써 대통령을 흠집내려는 의도"라고 비난했다.

한편, 지난 8일 인사청문회를 거쳤으나 청문보고서 채택이 무산된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아직까지 임명장을 받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