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서울 집값이 뛴다는 주장을 반박하는 통계들이 쏟아지고 있다. 16일 통계청의 '행정자료를 활용한 2017년 주택소유통계 결과'에 따르면 작년 11월 1일 기준 가구가 소유한 주택은 1497만3000호로 전년보다 3.1% 증가한 반면, 주택소유율은 전년에 비해 고작 0.4%포인트 증가에 그쳤다 한다.
주택수는 꽤 가파르게 늘어나는데 비해 주택을 소유한 가구수의 증가는 거북이 걸음이라는 뜻인데, 이를 거꾸로 해석하면 무주택자가 유주택자가 되는 비율에 비해 유주택자가 집을 더 늘리는 비중이 압도적이라는 의미이다. 특기할 것은 서울의 주택소유율인데 서울은 전국 시도 가운데 주택소유율이 가장 낮았을 뿐 아니라, 도리어 주택소유율이 전년에 비해 낮아지기까지 했다.(관련 기사 : '집값 폭등' 서울, 해마다 무주택자 비율 높아져)
근년들어 서울의 아파트값이 폭등한 이유가 주택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불로소득을 노린 유주택자들의 주택매집 때문임을 입증하는 통계는 또 있다.
지난 10월 더불어민주당 이규희 의원이 통계청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것에 따르면 서울의 신규 개인소유주택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4년간 23만 2102채가 늘었지만, 그 중 77.6%인 18만74호를 유주택자가 매입했고, 무주택자는 고작 22.4%에 불과한 5만 2028호를 매입하는데 그쳤다 한다. (관련 기사: 서울 신규 아파트, 나오는 족족 유주택자 '싹쓸이')
쉽게 말해 주구장창 집을 지어봐야 기존에 집이 있는 자들이 현금 혹은 레버리지를 일으켜 추가로 집을 매집하니 집값이 뛰고 서민들과 무주택자들과 청년들은 사지로 내몰리는 것이 지금의 형국이다. 그런데 유주택자들은 도대체 왜 그토록 집을 추가로 매수하는데 골몰하는 것일까? 하나마나한 대답이지만, 집값이 뛰고 불로소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면 유주택자들이 집을 추가로 매수할 유인을 없애는데 화력을 집중해야 한다.
보유세와 임대소득세(물론 보유세가 충분히 현실화되면 임대소득세는 그 필요가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가 화력의 구체적 내용임은 물론이다. 한 번 생각해 보라. 보유세 실효세율 1%가 달성된다고 가정하면 실거래가 30억짜리 아파트의 보유세가 일년에 3000만 원이다. 일년에 3000만 원씩 보유세를 따박따박 내며 투기를 할 유주택자들이 과연 대한민국에 얼마나 될 것인가?
공급이 부족해 서울 집값이 뛴다는 선동이 거짓으로 판명된 지금 문재인 정부가 할 일은 보유세와 임대소득세를 높여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고 불로소득을 환수해 공정과세를 실현하는 것이다. 그게 오판과 실기를 거듭해 부동산 시장을 이 지경으로 만든 문재인 정부가 자신들의 잘못을 만회할 유일한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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