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6일 오전 청와대에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렇게 할거면 장관 주재로 회의를 했어도 됐다"며 "대통령이 회의를 주재하는 것은 비상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참석자들을 질타했다.
주요 경제부처 각료, 경제단체 임원, 기업체 임원 및 시중은행장들까지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비상(상황에 대응하는) 속도가 나고 있지 않다. 세부적 대책을 추진했어야 하는데 늦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수출, 조선및 플랜트에 대한 제작 금융 등에 대한 동향 및 대응방안이 논의됐다.
중소 수출업체 기업인들이 금융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고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이 부처와 금융권의 지원이 지지부진하다고 우려한 것.
이 대통령은 "제도도 중요하지만 수출에 대한 것은 그때 그때 해줘야 한다. 속도감 있게 해줘라"라고 당부했다.
그는 또 기업들에 대해선 "지난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때는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투자해서 우리는 회복이 빨랐다"면서 "이번 위기는 성격이 다르지만 위기는 기회라는 말도 있으니 적극 투자해달라"고 말했다.
지난 24일 오후 대국민담화문을 발표한 이 대통령은 전날은 공식 공개 일정을 잡지 않았지만 이날 아침 일찍부터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은행권의 CD금리 담합 의혹이나 신한은행의 학력에 대한 이자율 차별 등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청와대 박정하 대변인은 "오늘은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자리가 아니었다. 그 문제 등에 대해선 아무 언급이 없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날 이 대통령의 질타에는 금융권의 이같은 문제점에 대한 우려도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오는 30일부터 8월 3일까지 지방 모처로 여름 휴가를 떠날 예정이다. 박정하 대변인은 "가족들과 휴식을 취하실 것이고 하반기 국정운영, 8.15 경축사 등에 대한 구상이 있지 않겠냐"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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