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에서 받은 보상 그대로 지역사회에 환원한 김병열씨

"나의 사례가 많은 분들의 동참을 이끌었으면..."

천안시에 37억원 상당의 재산을 사회환원 차원에서 기부한 김병열씨(우)가 구본영 천안시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천안시

한국전쟁 당시 북에서 피난 내려와 충남 천안에 정착한 한 시민이 평생 자신이 모은 거액의 재산을 지역에 환원하고자 10일 천안시청을 찾았다.

천안시 서북구 와촌동에 거주하는 김병열 씨(83)는 본인 소유의 광덕면 대덕리 임야 10만 3819㎡와 두정동 토지 3081㎡, 건물 1486㎡ 등 모두 37억원(공시지가) 상당을 시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김씨가 기부한 재산액 37억 원은 지난날 쌍용동에 살던 중 자신의 땅으로 길이 나면서 시로부터 받은 당시 보상규모 그대로다.

한국전쟁 당시 피난와 천안에 정착한 김씨는 오랜 기간 통장을 맡아 하는 등 지역의 궂은 일을 도맡아 했으며 지역사회 봉사활동에 앞장을 서왔다.

김병열씨는 “평소 TV나 신문에서 많은 사람들이 평생 모은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는 모습을 보아왔다”며 “나의 기부가 하나의 사례가 되어 다른 분들의 동참을 이끌어내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오랫동안 어디에 기부할까 생각해 보았다”며 “교육계나 사회재단에 기부하기보다는 천안시로부터 보상받은 돈이기에 그대로 돌려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시는 공유재산심의회와 지방의회 심의의결 등 행정절차를 거쳐 소유권이전 등기를 이달 중에 완료할 예정이다.

기부받은 재산 중 광덕면 임야는 조림지로 활용하고 두정동 토지와 건물은 기부자의 뜻에 따라 당분간 현 상태를 유지하되 추후 행정목적에 맞게 활용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