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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 충남 지사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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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 충남 지사 사퇴

세종시 수정 반발 확산 "행정도시 무산되면 국정운영 걸림돌 될 것"

한나라당 소속 이완구 충남도지사가 청와대와 정부의 세종시 수정 드라이브에 반발해 지사직을 사퇴했다. 이 지사는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종시 원안보다 나은 대안을 도저히 찾을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오늘 충청남도 도지사직을 사퇴한다"고 선언했다.

이 지사는 "여당 소속 광역자치단체장으로써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머리가 하얗다. 당분간 정치 일선에는 나설 생각이 없다. 다음 도지사에 출마할 생각도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거듭 "당분간 외국에도 다니면서 휴식과 공부를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나오는 '친박계와 공조 가능성'에 대한 사전 차단 발언으로 풀이하지만, 현직 도지사의 중도 사퇴 자체만으로도 여권 내부의 혼란은 가중될 것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 국회에서 도지사 사퇴 의사를 밝히는 이완구 충남도지사 ⓒ프레시안

"행정도시 무산되면 향후 국정 운영 커다란 걸림돌 될 것"

이 지사는 "우리는 효율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국민 상호간 신뢰, 국민의 국가에 대한 신뢰를 간과해서는 안된다"며 "행정도시가 무산될 때 신뢰는 깨질 것이며 국민의 좌절과 상처, 갈등과 혼란은 앞으로 국정운영의 커다란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이 대통령에게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정운찬 총리가 세종시 수정안을 들고 나온 이후 아침에 신문을 보고 방송을 보기가 겁난다. 처음에는 송도처럼 만들겠다고 했다가 반발이 있자 녹색 성장 도시, 그 다음 기업 도시, 교육도시, 과학도시, 그리고 교육과학경제도시, 국제과학비즈니스 벨트를 만든다고 계속 말이 바뀌는 이런 상황이다. 아마 총리실 사람 몇몇이 (결정)하니 그런 것 같다"고 비난했다.

'대안이 나오지도 않은 상황인데 사퇴를 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이미 잦은 말바꾸기, 비공개 논의 등으로 충청도 사람의 마음을 상하게 했는데 그 대안이 어떤 내용이든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최대 이해 당사자인 충남도지사가 한번도 공식적, 비공식적으로 대안 마련 논의에 초청받은 바 없다. 그리고 대안 논의 과정이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됐다. 충남도지사로서 공식적으로 제 의견을 피력한 자리는 지난 1일 한나라당 특위가 처음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지사는 "(세종시 관련) 충청도민이 요구한 것이 있었느냐. 충청도 사람은 점잖아서 무리한 요구를 안한다. 그런데 지금 충청 도민이 상당히 힘들어 하고 있고 격앙돼 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도지사 3년 반 하는 동안 심지어 (연기군 등지의) 묘지까지 파달라고 내가 도민들에게 별 얘기를 다하면서 호소하고 다녔다. 어제까지 그랬다가 갑자기 오늘 '세종시 취소 됐으니 묘지 이장 다시 하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 지사직을 수행하기 대단히 힘든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탈당을 하지 않는 이유와 관련해 "세종시 문제는 국가 정책적 사업이고 정책에 대한 의견이 다른 것 뿐이다. 정책에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고 탈당한다면 수많은 사람들이 매일 탈당해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 당 내에서 토론도 하고 싸우겠다"고 말했다. 그는 "세종시를 수정하든, 그렇지 않든 자문 역할이라면 언제든지 참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이날 기자회견은 기자들의 높은 관심을 끌어모았다. ⓒ프레시안

한나라당 소속 정우택 충북지사 움직임도 '주목'

이는 당 내부 반발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것을 방증한다. 당장 친박계 의원들이 집단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다 친이계 일부 의원도 세종시 수정에 반대 의사를 조심스레 표명하고 있다.

정우택 충북지사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한나라당 충북도당이 '세종시 수정 불가피'로 입장을 밝힌 가운데 정 지사는 한나라당 소속 도의원 20여명과 이날 비공개 긴급 회동을 갖고 세종시 원안 추진을 당에 요구키로 결정했다.

이같은 행보로 정 지사가 정치적 불이익을 당할 경우 이대원 충북도의장을 비롯한 도의원들은 정 지사와 행보를 함께하겠다고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사의 사퇴에 대해 청와대 김은혜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고심 끝에 내린 결정으로 이해하지만 안타깝다"며 "충청도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최선의 안을 도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변인은 "세종시는 대안이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절충안이 있을 수 없다"며 "국가와 충청도민이 받아들일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을 내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아직 정부의 대안이 나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국민과 충청도민을 위한 해결책을 찾아야 할 막중한 책임이 있는 분이 경솔한 모습을 보여 무척 안타깝다"고 짧게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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