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마감됐습니다^^
깊은 가을, 10월 두발로학교(교장 진우석. 여행작가)는 제68강으로, 강원도 인제 미산계곡의 단풍을 찾아갑니다. 올가을의 느낌은 예사롭지 않습니다. 혹독한 여름을 겪었기 때문이죠. 아마도 가을은 키다리아저씨처럼 성큼성큼 걸어 내려와, 재빨리 한반도에서 줄행랑칠 것 같습니다. 그러니 떠나기 전에 만나야겠죠.
10월 두발로학교는 특별한 가을여행을 준비했습니다. ‘가을의 절정’을 만날 수 있는 미산계곡입니다. 미산계곡은 말 그대로 ‘산이 아름다운 계곡’을 말합니다. 여기서 산은 방태산이고, 물은 내린천입니다. 이보다 황홀한 조합이 또 있을까요. 미산계곡의 비경인 소개인동, 개인약수, 용소폭포 등을 찾아보겠습니다.
교장선생님으로부터 10월 20일(토)에 찾아가는 <인제 미산계곡, 개인약수, 용소폭포>에 대해 들어봅니다.
방태산과 3둔5가리
방태산은 문제적인 산이다. 백두대간에 들어가지도 못하지만, 국내에서 이처럼 장대한 원시림이 펼쳐진 곳이 거의 없다. 인제에 자리한 십승지로 알려진 곳이 이색적인 이름을 가진 3둔5가리(혹은 4가리)다. 이곳은 옛 기린곡의 피장처로 현재 3둔은 홍천군 내면 미산리(美山里) 근처에 위치한 살둔·월둔·달둔을 말하며 5가리는 인제의 방동리와 진동리에 걸쳐있는 아침가리(조경동)·연가리·적가리·곁가리·명지가리를 말한다. 5가리 중에서 유일하게 그 위치를 알 수 없는 곳이 곁가리다. 방동리에 사는 주민들은 젖가리·곁가리·적가리가 모두 같은 장소라고 했다. 곁가리를 설명한 글을 봐도 적가리를 말하는 것 같아 두 곳이 같은 장소라고 판단된다. 방태산 줄기를 중심으로 그 남사면에 3둔, 북사면에 5가리가 위치한다. 여기서 둔(屯)은 평평한 산기슭, 가리는 사람이 살만한 계곡이나 산비탈을 일컫는다.
백두대간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방태산 줄기
3둔5가리는 점봉산과 오대산 사이 백두대간과 거기서 가지를 친 방태산 줄기가 만들어 낸 작품이다. 금강과 설악의 빼어난 골산을 빚어낸 백두대간은 육산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던지 점봉산을 만들고 남하를 시작, 갈전곡봉(1204m)에서 크게 갈라진다. 대간은 동해바다 쪽으로 방향을 틀고, 다른 한 줄기는 내륙을 향해 치솟는데 그것이 방태산 줄기다. 그 맥은 갈전곡봉∼가칠봉(1240m)∼응복산(1157m)∼구룡덕봉(1388m)∼방태산 주억봉(1444m)∼깃대봉(1437m)으로 이어지는데, 가히 대간에 견줄만한 높이와 깊이를 갖추었다.
방태산 줄기의 약수들
방태산 줄기는 점봉산과 더불어 남한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원시림 지대다. 대개인동에서 구룡덕봉을 향하는 주계곡 이름은 '어두우니'다. 계곡이 나무와 풀들로 인해 얼마나 컴컴했으면 그렇게 불렀을까. 또한 방태산 남북 골짜기 곳곳에 심마니 제단과 심마니 모둠이 숨어 있다. 심마니가 많다는 것은 그곳의 식생이 훌륭하다는 반증이다.
그리고 방태산과 갈전곡봉 근처에는 산에 혈(穴)에 해당하는 약수가 집중적으로 몰려있다. 방태산 남쪽 대개인동에는 1080m 높이에서 샘솟는 개인약수의 명성이 가장 높고, 방동리 적가리 입구의 방동약수가 그 뒤를 따른다. 명지가리에는 명지약수가 샘솟자마자 계곡과 몸을 섞어 아침가리골로 흘러오고, 응복산 북쪽의 불바라기약수는 폭포 옆에서 줄줄 흘러나와 신비롭다. 응복산 남쪽 삼봉약수, 갈전곡봉 북쪽 갈전약수, 구룡령 남쪽 명개약수 모두 자신의 독특한 맛을 자랑한다.
미산계곡을 찾아서
강원도 인제군 상남면은 3둔으로 들어가는 관문에 해당된다. 면소재지에서 우회전해 들어가면 미산계곡이 약 10㎞쯤 펼쳐진다. 맑은 내리천이 굽이굽이 흐르며 덩달아 도로 역시 구절양절 휘어진다. 미산2리에서 방내천이 내린천과 합류하면 본격적인 비경이 나타난다. 내린천은 방태산과 개인산의 허리를 감싸며 우당탕탕 흐른다. 산은 깊고 계곡은 빼어나다. 미산1리를 지나면 소개인동의 개인약수 생태탐방로 안내판을 만난다. 이 길은 작년 10월 개장했으며 개인약수로 가는 옛길이다.
서산밭골을 지나 개인약수로
소개인동교를 건너면서 트레킹이 시작된다. 다리에 서면 단풍 가득 물고 흘러내려오는 미산계곡의 모습에 입이 쩍 벌어진다. 만산홍엽, 산과 계곡이 붉다. 이어 오지 중의 오지로 그동안 공개되지 않은 서산밭골이 나타난다. 빼어나고 호젓한 계곡을 걷는 맛은 그야말로 축복이다. 약 1시간 30분쯤 오르면 개인약수산장이 나오고, 다시 40분쯤 더 오르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개인약수에 닿는다.
천연기념물 개인약수
개인약수는 탄산성분은 물론 철분의 함유량이 높아 특유의 톡 쏘는 맛을 느낄 수 있다. 1891년(고종 28)에 함경북도 출신의 포수 지덕삼이 백두대간에서 수렵활동을 하는 도중에 발견했는데, 고종에게 이 물을 진상하여 말 한 필과 백미 두 가마, 광목 백 필을 하사받았다고 전한다. 예로부터 약수를 마시기 전에 육류를 먹거나 부정한 일을 하면 물이 흐려진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위장병과 당뇨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주변에 수령 100∼200년의 잣나무·가문비나무·전나무·소나무 등이 우거져 풍광이 빼어난다.
하트 모양의 용소폭포
다시 소개인동교로 내려와 늦은 점심식사 겸 뒤풀이를 가진 후에는 상남면 용소마을의 용소폭포를 찾아간다. 용소폭포는 외부에 거의 알려지지 않아 사람들은 “뭐 이런 곳도 있었나?” 하고 놀란다. 폭포는 난생 처음 보는 곳처럼 신비롭고 웅장하다. 재밌게도 폭포가 조각한 바위의 생김새가 하트라서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두발로학교가 10월 20일(토) 걷는 제68강 <인제 미산계곡, 개인약수, 용소폭포>의 구체적인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06:40 서울 출발(출발 시각 엄수합니다. 행락철의 교통체증과 중간탑승자의 불편을 고려하여 정시 출발하니 시간 꼭 지켜주세요^^ 06시 30분까지 서울 강남구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 6번 출구의 현대백화점 옆 공영주차장에서 <두발로학교> 버스(온누리여행사)에 탑승바랍니다. 아침식사로 김밥과 식수가 준비돼 있습니다. 답사 일정은 현지 사정에 따라 일부 조정될 수 있습니다.) 제68강 여는 모임
-소개인동 탐방로 입구 도착
-개인약수 탐방로 및 개인약수 트레킹(소개인동-개인약수산장-개인약수 왕복 코스, 약 10㎞ 4시간 20분 소요)
-점심식사 겸 뒤풀이
-용소폭포
-서울로 출발
18:30 서울 도착(예정)
*현지 상황에 따라 코스가 축소‧변경될 수 있습니다.
준비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가벼운 등산복·배낭·등산화(풀숲에선 필히 긴 바지), 스틱, 무릎보호대, 모자, 식수, 선글라스, 윈드재킷, 우비, 따뜻한 여벌옷, 자외선차단제, 필기도구 등(기본상비약은 준비함).
*점심식사가 늦어지니 행동식과 과일 등을 준비하세요.
*환경 살리기의 작은 동행, 내 컵을 준비합시다(일회용 컵 사용 가급적 줄이기)^^
<참가신청 안내>
★포털사이트 검색창에서 '인문학습원'을 검색해 홈페이지로 들어오세요. 유사 '인문학습원'들이 있으니 검색에 착오없으시기 바라며, 반드시 인문학습원(huschool)을 확인하세요(기사에 전화번호, 웹주소, 참가비, 링크 사용을 자제해 달라는 요청이 있어 이리 하니 양지하시기 바랍니다).
★홈페이지에서 '학교소개'로 들어와 '두발로학교'를 찾으시면 10월 기사 뒷부분에 상세한 참가신청 안내가 되어 있습니다^^
★인문학습원 홈페이지를 방문하시면 참가하실 수 있는 여러 학교와 해외캠프들에 관한 정보가 있으니 참고하세요. 회원 가입하시고 메일 주소 남기시면 각 학교 개강과 해외캠프 프로그램 정보를 바로바로 배달해드립니다^^
★두발로학교는 생활 속의 인문학 체험공동체인 인문학습원(대표 이근성)이 지원합니다.
[두발로학교]
진우석 교장선생님은 저명한 여행가이자 여행작가이십니다. 스스로 ‘시인이 되다만 여행작가’라 하며 ‘걷기 달인’, ‘길의 탐미주의자’로 통합니다. 히말라야, 카라코람, 알프스, 백두대간 등 국내외 굵직한 트레일을 걸었으며, <서울신문>에 <진우석의 걷기 좋은 산길> 연재를 시작으로 국내외 ‘날 것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관광공사 ‘이 달의 걷기길’ 선정위원으로 있으며, 삼성 SERICEO‧여행작가학교 등에서 여행강사로 활동합니다.
두발로학교를 여는 취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걷기>의 시대입니다. 여기저기 걷기 코스의 명소들이 생겨나고 <걷기 동호회>도 부쩍 늘어나고 있습니다. 각 지자체들도 고유의 <길>을 경쟁적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인간이 한동안 잊었던 <걷기의 가치>를 되살리고 걷기를 통해 몸과 마음의 즐거움과 건강을 찾으려 하고 있습니다.
인간이 직립보행(直立步行) 이후 걷기를 멈춘 적은 없습니다. 최소한 집안이나 사무실에서도 걸었을 테니까요. 그럼에도 걷기가 새삼스럽게 각광을 받는 이유가 뭘까요.
성경 <요한복음>에서 예수는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사람은 땅을 본받고 땅은 하늘을 본받고 하늘은 길을 본받는데, 길은 스스로 그러함(자연)을 본받는다.”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길>에서 이처럼 종교적 진리나 철학적 깨달음 같은 거창하지는 않지만, 길을 걸으면서 내면의 기쁨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루소는 <고백록>에서 “나는 걸을 때만 명상에 잠길 수 있다. 걸음을 멈추면 생각도 멈춘다. 나의 마음은 언제나 나의 다리와 함께 작동한다.”고 말했습니다. 걷기의 리듬은 사유의 리듬을 낳는다고 합니다. 경치를 구경하며 생각할 수 있고, 미지(未知)의 것을 기지(旣知)의 것으로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레베카 솔닛의 저서 <걷기의 역사>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나에게는 의사가 둘 있다. 왼쪽 다리와 오른쪽 다리 말이다. 몸과 마음이 고장 날 때 나는 이 의사들을 찾아가기만 하면 되고, 그러면 다시 건강해지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장 경제적이고 신체에 부담이 적은 운동을 택한 것이 <걷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는 속도와 능률이 지배하는 세상에, 목적에 대한 부담을 덜고 걷기를 통해 느림의 미학으로서 세상을 보고 싶은 것은 아닐까요.
사람마다 걷기를 통해 찾고자 하는 의미와 기쁨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모두 함께 찾으려는 것은 <몸과 마음의 건강> <새로운 경관> <자연을 즐기는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의 세 가지가 아닐까요.
<두발로학교>는 <아름다운 길 걷기> 전문학교입니다. <두발로학교>에서 세 마리 ‘토끼몰이’를 해 보지 않으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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