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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통계 개입 흔적 있다면 책임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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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임종석 "통계 개입 흔적 있다면 책임지겠다"

통계청장 인사 논란…김병준 "통계 왜곡은 죽음에 이르는 병"

문재인 정부 출범 1년 3개월 만에 통계청장이 교체된 데 대해 여야가 거친 설전을 주고받았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최근 고용·소득 관련 지표가 악화된 데 대해 책임을 묻는 경질성 인사를 한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여당은 "정치 공세"라고 반발했다. 청와대는 "정기 인사"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28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는 청와대 임종석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등이 출석한 가운데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직접 발언에 나섰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원내지도부 회의에서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는 통계 자료를 내민 통계청에 대한 정권의 탄압이고 압력"이라고 규정한 데 이어, 임 비서실장을 상대로 한 질의에서 "서민들의 절규를 인정하지 않고 '통계 자료 잘못이다'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물러난) 황수경 전 통계청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내가 윗선의 말을 잘 듣지 않았다'고 했다는데, 윗선이 누구냐? 임 비서실장이냐, 정태호 일자리수석이냐"고 물었고, 임 실장이 "저는 황 전 청장을 잘 모른다"고 하자 "그러면 장 정책실장이냐"고 했다. 장 실장도 "통화도 안 했고, 제가 모르는 분이다"라고 답했다. 김 원내대표는 "통계는 과학이다. 현상을 정확하게 발표하는데 왜 전격 경질했느냐"라며 "다른 사람(전임자)들은 2년씩 하지 않았느냐"고 따졌다.

한국당 성일종 의원도 "황 전 청장은 교체냐 경질이냐"며 "황 전 청장을 임명할 때는 '소득주도성장을 뒷받침할 적임자'라고 하더니, 통계청 독립성·전문성을 중시한다면서 왜 청장을 바꾸나? 강신욱 신임 청장은 통계와는 거리가 멀다"고 주장했다. 임 실장이 "강 신임 청장도 통계를 중심적으로 다뤄온 경제학자고, 전문가로 판단했다"고 반박했지만 성 의원은 "그러면 강 청장이 황 전 청장보다 더 충분한 자질이 있느냐? 황 전 청장보다 강 청장이 더 나은 이유를 설명해보라"며 두 사람을 직접 비교하는 질문까지 했다.

같은 당 송희경 의원도 "통계청장 교체는 불필요한 오해를 샀다"며 "우리 속담에 '오얏나무 밑에서 갓을 고쳐쓰지 말라'고 했는데, (이번 인사는) 아주 갓끈을 크게 고쳐 맨 것"이라고 가세했다.

한국당은 이날 운영위 회의장 밖에서도, 당 대표인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별도 메시지를 내어 통계청장 인사를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서 "통계가 마음에 안 든다고 통계청장을 경질해버렸다"며 "숫자로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서 이런 일이 벌어질진데, 숫자가 아닌 질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거나 주관적 판단을 담고 있는 정보는 청와대나 대통령이 어떻게 처리하겠나"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이게 단순한 한 건의 인사로 보이지 않는다"며 "이번 통계청장 인사를 보면서, 이 정부의 '죽음에 이르는 병'으로서의 정보 왜곡 현상이 이미 심각하거나 앞으로 점점 더 심각할 것이라는 걱정을 놓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 대통령 앞에서 진실을 진실답게 이야기할 수 있겠나? 언제 목이 날아갈지 모르는데"라며 "누가 권력 앞에서 진실을 이야기 하겠나. 못 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왜곡된 정보로 정부 스스로를 위로할 수는 있지만 현상은 그렇지 않다"며 "더더욱 신임 통계청장이 무슨 이야기까지 했느냐. 심지어 조사 표본을 바꾸겠다고까지 했다. 이것은 아예 정보를 대놓고 조작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전부 바꾸겠다는 이야기"라고 공세를 폈다.

민주당 "야당, 무데뽀 정치공세"…청와대 "업무평가 따른 정기인사" 일축

여당도 반격에 나섰다. 앞서 강병원 민주당 원내대변인이 김성태 원내대표의 발언을 겨냥해 "합당하고 당연한 통계청장 인사마저 '통계를 조작하려 작정했다'고 폄훼하면서 '기-승-전-소득주도성장 실패'로 몰아가는 '한놈만 패기', '무데뽀 정치' 공세를 실천하고 있다"고 비난한 데 이어, 운영위 회의장에서도 박경미 의원이 "전형적 정치공세"라며 야당 의원들의 주장에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했다.

박 의원은 나아가 장 실장과의 문답에서 통계청의 2분기 가계소득동향 조사에 대해 "표본이 스테이블(안정적)하지 않다"며 "이것으로 전국이 들썩들썩할 일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박 의원의 발언에 대해 한국당 김성원·김승희 의원이 '왜 정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다른 의원의 발언을 품평하고 유감 표명을 하느냐'는 요지로 항의했고, 민주당에서도 김종민 의원이 '서로 다른 입장에 대해 의견 개진하고 비판하는 건 당연하다'고 맞서면서 일순 소란이 일기도 했다.

통계청장 인사 논란에 청와대는 "업무평가에 따른 정기인사 성격"(임종석 실장)이라고 해명했다. 임 실장은 운영위에서 한국당 의원들의 거듭된 공세에 대해 "오해가 없기 바란다. 차관 임기는 과거에도 대체로 14개월 안팎이었다"며 "과거 정부도 정기국회를 앞둔 이 시점(8월말)에 대체로 차관급 인사를 단행해 국정을 쇄신하고 활력을 불어넣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임 실장은 "(전임) 통계청장도 (평균 직무 기간이) 16~17개월 정도"라며 "이번에는 정권 인수 시점이 5월로 변하면서 지난 정부 평균보다 3~4개월 정도 차관급 인사의 임기가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고, 특정한 정치적 고려나 사건 때문에 인사를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예컨대 기상청장 교체가, 기상청장이 정부 말을 안 들어서 한 게 아니지 않느냐"는 것이다.

임 싱장은 "과거에도 이 시점에 대부분 차관급 인사를 했고, 저희도 하고 있다. 공교롭게 이 시점에 그런 일이 있었다고 (경질이라고) 그렇게 말씀을 하시면…(안 된다)"이라고 재강조하며 "이전 (황수경) 청장이 계실 때 통계에 대해 (청와대가) 조금이라도 개입한 흔적이 있다면 저희가 책임을 지겠다"고 강조했다.

임 실장은 "전임 청장도 굉장히 개혁적인 분으로 안다"며 "오히려 과거 통계청장은 기획재정부 관료가 가던 자리이지만, 오히려 저희 정부가 독립성을 존중하기 위해 관료가 아닌 외부의 독립적 인사로 (임명)했다는 점도 고려해 달라"고 강조했다. 황 전 청장이 이임식 전후로 "통계가 정치적 도구가 되지 않도록 노력했다", "내가 썩 말을 잘 들은 편이 아니었다"고 말했다는 보도에 대해 그는 "그 분 말씀의 함의는 제가 정확히 잘 모르겠다"고 답을 피했다.

앞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방선거 이후 정부 부처 평가가 계속 진행돼 왔다"며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일신하는 모습을 갖추기 위해서라도 인사는 필요했다. 특정 이슈 때문에 특정인을 콕 집어서 인사를 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지난 26일 6자리를 발표했는데, 이 6명에 국한된 게 아니다. 차관 인사 검증이 계속 진행 중이고, 지금도 마지막 단계의 검증을 밟고 있는 차관급 인사가 상당수 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김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가 통계청의 독립성에 개입하거나 간섭할 생각이 전혀 없다. 통계 독립성을 훼손할 만한 지시를 내린 것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28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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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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