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광주, 대구·경북, 경남에 더해 자신의 지역구(세종시)가 있는 지역마저 1위 자리를 김한길 후보에게 내주면서, 이해찬 후보는 수도권에서의 승리도 장담하기 어려워졌다.
민주당의 대표 및 최고위원 선거가 출발 총성이 울리기 전과는 확연히 다른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사실상 끝난 것 아니냐"는 얘기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김한길 226표 vs 이해찬 158표…누적 득표 격차는 13표에 불과해
29일 치러진 세종·충북 지역의 대의원대회에서는 김한길 후보가 226표로 1위를 기록했다. 이해찬 후보는 158표를 얻는 데 그쳤다. 이로써 김 후보는 누적 표 집계에서도 1742표로 선두 이해찬 후보(1755표)를 13표차로 턱밑까지 추격했다.
이 지역에서 손학규계의 조정식 후보가 116표로 뒤를 이었고 다음은 추미애(84표), 우상호(81표), 강기정(66표) 순이었다. 표 누계로는 추미애 후보(1078표)가 4위에서 3위로 한 계단 올라서 강기정 후보(1067표)와 자리를 바꿨다.
전날까지 5위와 6위였던 우상호(795), 조정식(798) 후보도 단 3표차로 순위바꿈을 했다. 이종걸(634), 문용식(275) 후보와는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는 모양새다.
민주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은 이른바 '원샷 경선'으로, 1위는 당 대표가 되고 2~6위는 선출직 최고위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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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결과에 김한길 후보 측은 한껏 고무된 표정이다. 아직 강원, 전북, 수도권 대의원 투표와 당원 및 국민선거인단의 투표가 남아 있지만 승리를 거의 확정지은 듯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김한길 후보는 충북·세종시 대의원대회가 끝난 뒤 "나 자신도 생각하지 못한 지역연고와 계파를 뛰어 넘은 승리"라며 "공정한 대선관리와 정권교체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당 대표 수락 연설을 방불케 하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반면 이 후보 측에서는 '조바심'이 느껴진다. 이날 발표된 <한겨레>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여론조사에서 김한길 후보가 당대표 적합도를 묻는 질문에 46.2%를 얻어 이해찬 후보(39.8%)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나자, 이 후보 측은 "새누리당 지지층의 의사가 크게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지지층 만을 대상으로 한 같은 조사에서는 이해찬 후보가 46.1%를 얻어 김한길 후보(45.2%)에 비해 높게 나왔는데 "어떤 이유에선지 <한겨레>는 본 기사에서 이 사실을 빼고 보도했다"는 것이다.
이해찬 후보 측 오종식 대변인은 "여론조사 결과가 유권자들의 심리에 미치는 측면을 감안한다면 언론이 본질적 분석은 그렇다하더라도 중요한 판단기준이 될 수 있는 사실을 보도해주기를 바라는 것이 과도한 희망사항이냐"고 따져 물었다.
당 안팎에서도 이미 "이해찬 후보의 최종 승리는 어려워진 것 같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해찬 당 대표-박지원 원내대표-문재인 대선후보'로 이어지는 그림에 대한 견제론이 이미 상당한 구심력을 가지고 작동하고 있는 것 같다는 이유였다.
이 후보는 문재인 당선자 등 친노 세력의 지역적 기반인 부산과 대전·충남에서만 간신히 1위를 기록했다. 29일 현재까지는 종합 누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나 김한길 후보와의 득표 격차는 13표에 불과하다.
남은 지역 가운데 강원과 전북은 이해찬 후보와는 특별한 연고가 없다. 수도권은 또 다른 대선주자인 손학규 전 대표의 '견제'가 작동할 수 있는 지역인데다, 현재까지의 표심에서 확인된 '친노 견제론'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30일 마감하는 국민선거인단은 이미 흥행에 실패한 분위기다. 64만 명이 참여했던 지난 1월 전당대회에 비해 29일 오전까지 4만 여 명이 신청하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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