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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중 폭탄,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 와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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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중 폭탄,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 와르르

[분석] 최시중 '대선자금' 발언, 향후 정국에 미칠 파장은?

23일 오전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예기치 않은 폭탄을 투척했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복합유통단지를 추진했던 시행사 파이시티와 연결된 브로커 이 모 씨와 관계를 선선히 시인하며 "돈을 받았다"고 말한 것이다.

최 전 위원장은 게다가 "지난 2007년 대선 시기 때도 돈을 받았는데 사용처는 확인해 줄 수 없다. "내가 쓸 곳이 좀 많다"면서 "받은 돈은 2007년 대선 당시 여론조사 비용 등으로 사용했다"고까지 밝혔다.

통상 이런 일이 터지면 돈을 받은 사실 자체를 부인하거나, 금품 수수사실은 시인하더라도 용처는 함구하는 것이 통례인데 최 전 위원장은 거침없이 털어놓았다. 이로 인해 정치권은 발칵 뒤집혔다. 청와대도 위기에 처했다.

대선 걸고 들어간 최시중 폭탄 발언 "혼자 못 죽는다"는 뜻?

▲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 발언으로 정치권이 발칵 뒤집혔다. ⓒ프레시안(최형락)
최 전 위원장의 발언은 몇 가지 지점에서 파괴력을 더하고 있다. 첫째 파이시티 사안은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다. 최시중 전 위원장, 이상득 의원, 박영준 전 차관은 이미 갖가지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들이다. 최 전 위원장 역시 양아들로 불리던 정용욱 전 방통위원장 특별보좌관 및 김학인 한국방송예술진흥원 이사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의혹을 받고 있었지만 새 건이 터진 것.

검찰 사정에 밝은 법조계 인사들은 이미 "SD(이상득 의원)나 최시중 위원장 쪽 사안들을 보면 아주 놀랍다. 뒷 탈 걱정을 안했던지, 워낙에 거침없이 움직였다더라"고 토로하곤 했다. 한 법조인은 "서초동에선 시간 문제지 그 사람들 건이 줄줄이 나올 것이라는 이야기가 파다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발언을 뒷받침하듯 최 전 위원장은 담담하게 "내가 돈 쓸 곳이 좀 많다"고 기자들 앞에서 입을 연 것이다.

두 번째 문제는 더 심각하다. 청와대와 직결되기 때문. 이국철 전 SLS그룹 회장이 신재민 전 문광부 차관에게 몇 년 간 수억 원을 줬다고 털어놓았을 때도, 대선 시기 안국포럼에 몸을 담고 있던 신 전 차관이 이 전 회장의 지원으로 미국에 날아가 김경준 씨 측을 접촉한 정황이 포착된 바 있다. 하지만 신 전 차관이 개인적으로 '실비 지원'을 받은 식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이 불똥이 직접 청와대로 튀진 않았다.

하지만 최 전 위원장은 다르다. 이 대통령의 고향 선배이자 정치적 멘토로 이상득 의원의 '절친'인 최 전 위원장은 대선 시기 '6인회' 멤버였고 현 정부 출범 이후에도 줄곧 손에 꼽히는 실세였다.

이 실세가 "대선 때도 돈을 받았다", "대선 여론조사에 썼다"고 직접 털어놓은 것이다. 최 전 위원장의 폭탄 발언에 대해선 해석이 분분하다. '혼자 죽을 순 없다'는 압박용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딜'을 원한다면 이렇게 공개적으로 입을 열 수는 없다는 반론도 나온다.

이유야 어쨌든 최 전 위원장이 이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렸다는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대선 당시까지 한국갤럽 회장이었던 최 전 위원장은 한나라당 경선-대선 본선 과정에 이르기까지 여론조사 부분은 도맡아 수행했었다. 최 전 위원장이 "불법 자금 받아 여론조사에 썼다"고 하면 부인할 사람도 없는 것이다.

"대선 만은 깨끗하게 치렀다"던 MB정부, 근간 흔들릴 지경

현 정부의 도덕성은 이미 흠집이 날대로 흠집이 났지만 이번 사안은 경우에 따라 근간을 흔드는 결정타가 될 수도 있다.

지난 해 9월 30일 청와대 수석 등 측근 비리가 불거질 때 이명박 대통령은 임태희 당시 대통령 실장 주재 청와대 확대비서관회의에 참석해 "(우리는)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므로 조그마한 허점도 남기면 안 된다"고 말했었다.

청와대 관계자들도 겸연쩍어하고 여권에서도 실소를 보냈던 이 발언에 대해 김황식 총리는 국회 대정부 질의 답변 자리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고 한 것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일절 불법 자금을 받은 게 없다는 의미였다"고 해석을 내놓은 바 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임기 내내 기회만 있으면 "우리는 과거 정부와 달리 불법대선자금이 없는 정부"라고 설파했다. 이 대통령 주변 인사들도 "노무현 정부도 불법 자금을 받았지만 우리는 다르다"고 주장했었다. 하지만 최 전 위원장은 현 정부가 그나마 붙들고 있는 이 근간 자체를 무너뜨릴 수 있는 발언을 내놓은 것이다.

검찰은 25일 오전 최 전 위원장을 소환해 조사키로 했다. 현재 서울중앙지검은 민간인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 사건을, 대검 중수부는 파이시티 건을 쥐고 있다. 결국 정권의 명운이 다시 검찰의 손에 달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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