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7일(현지시간) 치러질 이스라엘 총선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뒤늦은 지지를 표명했다. 지난 6월 이란과의 양해각서(MOU) 체결 뒤 이스라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인기가 식어 영향력은 크지 않을 거란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소셜미디어(SNS)어를 통해 "위대한 이스라엘 국민들에게" 보내는 서한을 띄우고 "다가오는 선거에서 총리 재선에 도전하는 비비(네타냐후 총리 애칭) 네타냐후에 대한 전폭적 지지"를 밝혔다. 그는 네타냐후 총리가 "위대한 전사 총리"로 "이란에 맞서는 훌륭한 평화 파트너"였다고 추켜세웠다. 이어 이란이 "군사적, 재정적으로 체계적으로 무너지는 중이고 그들이 신속히 태도를 바꾸지 않는 한 우리는 곧 그 일을 마무리 지을 것"이라며 "만일 이스라엘이 비비가 아닌 잘못된 지도자를 갖게 된다면 미국이 직접 이 일을 해야 하는데 난 그러고 싶지 않다"고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곧바로 화답했다. 그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아낌 없는 지지와 공동 노력에 감사드린다. 함께라면 우린 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지지 선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2월 말 네타냐후 총리와 함께 벌인 이란 전쟁이 장기화 되며 두 정상의 관계가 냉각된 이후 나온 것이다. 4~6주면 전쟁이 끝날 거라며 단기전을 예고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이 길어지며 지지율 하락에 직면한 반면, 전쟁 지지 여론이 높은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6월 이란과 미국이 종전 양해각서(MOU)에 체제에 돌입하자 정치적 곤경에 처했다. 비슷한 시기 선거를 앞둔 두 정상의 정치적 이해가 반대 방향이었던 셈이다.
올 여름 두 정상은 가자지구 평화안을 놓고도 갈등을 겪었다. 7월 말 트럼프 대통령이 가자지구 무장 정파 하마스 무장해제 합의를 발표했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군 철수 내용이 담긴 해당 합의안을 거부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공개된 미 시사주간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재선돼야 하냐는 질문을 받고 "난 더 이상 (이스라엘) 정치에 관여하지 않는다"며 선을 긋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미 <액시오스>에 네타냐후 총리 지지 선언을 "항상 하고 싶었다. 너무 이르게 하고 싶지 않았을 뿐"이라며 네타냐후 총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네타냐후 총리 재선 땐 "좋은 관계를 이어갈 것"이라며 다른 인물이 총리가 될 땐 협력을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 누가 그런 선택을 원하겠나?"라고 했다.
미 CNN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해 지지 표명이 늦어진 이유가 네타냐후 총리가 여론조사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패배 가능성이 높은 후보 지지를 피하고자 했다는 것이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네타냐후 총리 쪽 연합은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을 지낸 가디 아이젠코트가 이끄는 야당 연합에 뒤지고 있지만 양쪽 모두 의석 과반을 점하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5일 공개된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의 히브리어 자매지 <즈만이스라엘> 조사에서 아이젠코트가 이끄는 야샤르당이 26석을 차지해 1위,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당이 20석을 차지해 2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야샤르당을 포함한 야당 연합은 54석, 리쿠드당을 포함한 여당 연합은 49석을 차지할 걸로 예상돼 총 120석 규모 크네세트(의회)에서 과반(61석)을 점할 것으로 전망되는 세력은 없는 셈이다.
이란과 양해각서 체결로 이스라엘에서 인기가 떨어진 트럼프 대통령 지지가 큰 의미가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스라엘 싱크탱크 유대인정책연구소(JPPI)의 7월 조사에서 이스라엘인들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는 2기 취임 뒤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과의 관계에서 옳은 일을 할 것으로 '매우 신뢰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7%에 불과했다. 45%가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을 보면 이스라엘민주주의연구소 산하 비터비 여론·정책센터 소장 타마르 헤르만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선언이 "사람들이 이미 투표 의향을 결정했기 때문에 너무 늦었다"며 "지지 표명이 큰 변화를 가져오진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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