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9일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인 광주 군공항을 방문해 "수요가 폭증하고 있어 최대한 빨리 짓겠다"며 반도체 '속도전'을 공식화했다. 특히 최 회장은 "전력과 용수 공급이 늦어지더라도 타이밍만 맞으면 먼저 (건설에) 들어가겠다"고 밝혀, 인프라 구축과 공사를 병행해 사업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정부와 SK하이닉스가 80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이후 최 회장이 예정 부지를 직접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휴일에도 이뤄진 이날 방문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SK의 절박함과 호남권 클러스터의 중요성을 동시에 보여준 행보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눈으로 직접 보는 것이 백 마디 말보다 중요해 왔다"며 방문 의미를 설명했다.
최 회장은 현재 반도체 시장 상황에 대해 "수요가 상당히 빠른 속도로 늘고 있어 확장 속도를 훨씬 더 빨리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용인 클러스터 완공 계획을 12년이나 앞당겼는데, 그것도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또 다른 부지가 필요하고, 필요하다면 (용인과 광주를) 병행해서라도 지어야만 할 사정이 생긴 것 같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착공 시점에 대해서는 "아직 알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정부의 용수·전기 공급 계획과 우리 공사를 맞물려 속도를 계산해야 한다"면서도 "건설 공사를 시작할 수만 있다면 가장 빠른 속도로 먼저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광주 팹의 규모에 대해서는 "현재까지는 용인의 3분의 2 정도 사이즈를 계획하고 있다"면서도 "땅이 더 있고 수요가 더 있다면 이쪽(광주)이 더 커질 것으로 충분히 예상한다"고 밝혀,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추가 투자가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날 민형배 시장과 함께 군공항 관제탑에 올라 부지 전체를 조망한 최 회장은 현장 실무진들로부터 전력·용수 공급 등 인프라 구축 계획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민 시장은 "최 회장님이 오시기 전 이미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등 실무진들이 10여 차례 다녀가며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광주특별시는 기업의 투자 일정에 맞춰 부지·전력·용수 등 핵심 기반시설을 적기에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 및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하고, 인재 양성과 정주여건 등 안정적인 투자환경 조성에도 힘쓸 방침이다.
특히 호남권 반도체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6조 원 규모의 통합재정 지원은 특별시가 직접 사업을 편성·집행하는 재원인 만큼, 기업이 필요로 하는 분야에 과감하고 실질적인 지원을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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