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발생한 네팔 홍수로 연락이 두절된 한국남동발전 소속 연락두절자 가족들이 정부가 파견한 신속대응팀과 긴급구호대(KDRT)가 실효적인 수색을 하지 못했다면서, 남동발전에서도 진행하는 수색을 정부는 왜 하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들은 안전 문제 때문에 수색을 할 수 없다면 정부가 가져온 장비라도 민간 수색팀에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9일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기자들과 만난 남동발전의 연락두절자 가족인 이 모 씨는 "홍수 발생 후 2주의 시간이 흘렀는데 구조작업이 이뤄질 거라고 믿고 있었기 때문에 최대한 정부에 협조하고 언론과 접촉을 자제해 왔다"며 "그런데 저희가 목격한 것은 외교 공조가 너무 부족했고 행정적으로 서로 책임 회피를 하는 것에 바빴고 사실상 수색이 정확하게 되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신속대응팀과 긴급구호대 등 정부에서 파견한 구호팀들에 대해 "대기, 협조, 회의 등이 이뤄졌고 실제 수색은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남동발전이 이미 투입한 민간 수색대가 있었고 목격자, 탈출자의 목격과 영상 등을 확보한 자료들을 신속대응팀에 공유했다. 민간 수색대가 육로로 수색한 경로도 있고 탈출자의 탈출 경로 등도 모두 공유했다"면서 그럼에도 구호 당국으로부터는 도보 수색이 어렵다는 말만 들었다고 밝혔다.
이 씨와 함께 기자회견에 나선 다른 가족들도 정부가 파견한 구호팀이 "실질적인 도보 수색 한 번 없이 항공 조망과 차량 이동으로 특이사항 없다"면서 수색을 종료하려 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이미 민간 수색대는 한국인들이 대피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수일 간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씨는 남동발전 측이 투입하는 민간 차원의 수색에 대해 "인원도 처음에는 굉장히 적은 숫자였지만 지금은 60명이 넘게 하고 있다. 회사 쪽에서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수색 인원과 장비를 조금씩 늘려서 하고 있다"라고 현 상황을 전했다.
그는 도보 수색이 어렵다는 긴급구호대의 8일 기자회견에 대해 "네팔군은 (도보 수색을) 5~6번을 했다고 하는데 이들은 어떻게 했을까? 남동발전에서 자기 회사 직원들을 찾기 위해 고용한 사람들은 어떻게 하고 있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 씨는 "도보로 접근할 때 안전 루트, 그러니까 띄엄띄엄 있긴 하지만 민가도 있고 거주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거기에 사는 사람들이 다니는 길이 있다"라며 도보 수색이 불가능한 상황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실제 네팔 직원이 탈출한 경로가 있다. 사흘에 걸쳐 나왔는데 이분을 회사에서 인터뷰했고 본인이 탈출했을 때 남동발전 직원 누구를 어느 길목에서 만났는지 시간별로 진술을 했다. 그 아비규환의 현장에서도 탈출한 직원이 있었다"며 "그래서 회사에서 지도를 만들어 신속대응팀에 전달했고 람체 지역 수색을 요구했었다"라고 말했다.
가족들은 정부 구호팀이 "민간과 기업이 확보한 좌표로 수색을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 무엇을 근거로 수색 종료를 결정하고 철수를 준비하고 있는지 입장을 밝혀 달라"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또 다른 가족은 "민간 수색대와 드론을 다루는 팀, 남동발전 직원분들은 같이 근무하던 직원들을 반드시 찾아오겠다면서 람체 캠프 뒤쪽에서 숙영을 하고 있다. 그런데 왜 정부는 못 들어가겠다고 하는지 저희는 납득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 씨는 이들이 "처음부터 수색에 굉장히 소극적이고 방어적이었다"라며 "장비나 드론, 열화상카메라 등 그 많은 첨단 장비들 가져오셨다고 하니, 소방대원 안전들이 너무 걱정이 되신다면 그 장비를 남동발전 등에 빌려주실 수도 있지 않나? 사람을 찾는 일 아닌가"라고 호소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지난 5일(현지시간) 네팔 현지에 방문해 6일 시시르 커날 네팔 외교장관과 회담을 가졌지만 가족들은 이후 별다른 상황 변화는 없었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네팔 정부에서 압력도 많았고 금지 사항도 많아서 수색이 잘 되지 않았으니 남동발전 구조팀이라도 계속 수색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방패막이가 돼 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네팔 군 당국, 정부와 협조하기 위해 외교부 장관이 오신 거 아닌가? 긴급구호대장은 그런 협조를 할 수 없고 실무적인 차원밖에 안 되기 때문에 그 일을 하시려고 장관까지 오신 건데 잘 안된 것 아닌가? 그러면 이건 외교 실패"라며 "(네팔에 인도적) 원조는 다 해주고 자국민 보호하고 구조하는 데 인원 하나 마음대로 쓸 수 없는 상황은 실패"라고 지적했다.
이 씨는 "저희 남편들이 언제 어디에서 발견이 될지 모르겠다. 그런데 만약 저희가 (수색을 해달라고) 말한 그곳 어딘가에 그 사람들이 있고 한 달, 두 달, 석 달 뒤에 거기서 발견이 되면 이거 어떻게 책임지실 것인가?"라며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또 다른 가족은 "단순히 관광객으로 와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아니다. 저희는 국가 수행 프로젝트를, 수력 발전이라는 큰 프로젝트를 수행하러 온 사람들이다. 그런데 어떻게 국가가 그걸 이렇게 방임하고 가능성이 없다고 결론을 내리고 한 번의 수색조차 없이 돌아서는지"라며 "자국민 보호 의무 방기에 대해 반드시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저희가 정말 안타까운 건 가족들이 구조대원들의 안전을 등한시하고 저희 가족을 찾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굉장히 비이성적이고 이기적인 집단으로 매도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저희도 자녀들을 키우고 있는 한 가족의 엄마들이다. 그럴 의도 없다. 대원들도 누군가의 가족이고 아버지라는 것 알고 있다. 그래서 그분들이 털끝만치도 다치는 걸 원하지 않고 위험한 곳에 몰아넣고 싶은 생각도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실종자 가족을 이기적이고 무지성적인 집단으로 악마화하려는 의도, 구조대원들의 안전을 강조하면서 저희가 그런 부분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과 같은 톤과 매너로 인터뷰 기사들이 나가거나 할 때 저희는 그걸 2차 가해로 받아들여졌다. 많이 가슴이 아팠다"라고 토로했다.
이날을 기준으로 1차 긴급구호대는 사실상 수색을 종료한 상황이다. 외교부는 이와 관련 "긴급구호대(KDRT) 1진은 예정대로 11일(금) 군 수송기(KC-330)를 통해 국내 복귀할 예정"이라며 "긴급구호대 복귀를 위한 네팔행 군 수송기를 통해 NGO(비정부기구)가 우리 기업으로부터 기부받은 구호물품(담요, 방한의류, 텐트)이 전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외교부는 "수색 활동 지속을 위한 긴급구호대 2진 파견을 추진 중"이라며 "2진 관련 구체사항은 관련 법에 따라 「민관합동 긴급구호협의회」 개최를 통해 확정된 후 발표 예정"이라고 전했다. 외교부는 "정부합동신속대응팀과 주네팔대사관은 계속해서 네팔 당국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연락 두절된 우리 국민의 가족 지원 등 필요한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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