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당권 주자들은 앞다퉈 '전북발전의 적임자'를 자처하며 전북 표심 잡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전북발전' 약속을 바라보는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지난 수십 년 동안 김대중·노무현·문재인에 이어 이재명 대통령까지 민주당에 가장 강력하고 일관된 지지를 보내온 전북은 과연 그 지지에 걸맞는 발전을 했는가?"라는 회의감에 빠져 있는 게 사실이다.
역시나 이번 전당대회를 앞두고 후보들의 전북 구애는 뜨겁다.
김민석 후보는 11일 전북을 찾아 "2·3차 3대 메가프로젝트 대기업 투자에 전북을 우선 포함시키고 현대차 투자 확대와 협력기업 유치, 해외 첨단기업의 새만금 AI 투자, 공공기관 이전을 통한 금융 기능 강화"등을 약속하면서 "전북의 미래가 곧 나의 미래"라며 압도적 지지를 호소했다.
송영길 후보는 "새만금은 더 이상 희망고문이 돼선 안 된다"며 "RE100 산업단지 특별법을 정기국회에서 처리하고, 2차 공공기관 이전에서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중심으로 금융 기능이 집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저는 전북에 빚이 있는 사람"이라며 "그 빚을 크게 갚겠다고 말하지 않겠다. 정확하게 갚겠다"고 다짐했다.
정청래 후보는 "AI 혁명 시대에 전북 새만금을 중심으로 한 AI 관련 사업들을 잘 추진해 도민들이 이재명 정부를 기쁜 마음으로 지지할 수 있게 하겠다"면서 "광주 반도체에 8백조 원이 투자되는데 70%는 소부장과 관련된 것"이라며 "소부장이 전북에 많이 유치될 수 있도록 이원택 도지사와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전북이 민주당으로부터 이같은 '약속'을 듣는 것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전북은 역대 대통령 선거와 총선,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온 대표적인 지역으로 꼽힌다. 민주당으로서는 가장 든든한 정치적 기반이며 '텃밭'였지만, 지역에서는 오히려 "정치적 지지와 국가정책에서 돌아온 몫 사이에 상당한 격차가 있는 게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선거 때마다 새만금 개발과 제3금융중심지 지정, 남원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 공공기관 이전, 교통·SOC 확충 등 전북의 굵직한 현안들이 지금껏 반복적으로 여전히 등장하고 있다.
그 가운데 일부는 진전을 이뤘지만 상당수 현안은 정권과 당 지도부가 바뀔 때마다 '재탕,삼탕'으로 공약집에 이름을 올려지거나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다.
더 뼈아픈 것은 국가 차원의 대형 산업정책에서 전북이 체감하는 '상대적 소외감'이다.
최근 정부의 대규모 산업 프로젝트를 둘러싸고도 광주·전남과 비교해 전북의 몫이 무엇이냐는 논란이 제기됐다.
이번 전당대회 과정에서도 표를 얻을 때는 '전북·광주·전남'을 '호남'이라는 하나의 정치적 단위로 묶으면서 정작 대형 산업정책에서는 전북이 뒤로 밀리고 빠지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전북 정치권 역시 책임에서 벗어날 길이 없다.
중앙당과 민주당 정부가 전북을 홀대했다고 비판하는 것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전북이 수십 년 동안 민주당의 핵심 지지기반이었다면 그 정치적 자산을 지역발전의 실질적인 성과로 전환시키지 못한 전북 정치권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를 거쳐 이재명 정부에 이르기까지 변함없는 지지를 보내온 곳이 바로 '전북'이라면 이제 민주당 역시 그 지지의 무게에 걸맞은 답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전북 유권자들이 민주당 당권 주자들에게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민주당을 가장 굳건하게 지지해온 전북은 지난 수십 년 동안 과연 얼마나 발전했다고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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